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전업 카드사(신한· KB국민·롯데·삼성·현대·하나·우리·BC카드)들이 각사 사업 구조와 고객 접점을 활용해 포용금융 실행 방식을 확대하고 있다. 결제와 소비, 대출이 맞닿아 있는 카드업 특성상 정책 금융의 실수요가 가장 먼저 드러나는 현장이라는 점에서 카드사의 역할도 커지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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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기조 맞춰 '본업형 포용금융' 확대━
이 같은 흐름은 금융당국의 정책 방향과도 맞물려 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지난해 11월 열린 여신전문금융업권 CEO 간담회에서 "여전업권은 금융소비자와의 넓은 접점, 기업 생산활동과의 깊은 연관성을 지니고 있는 만큼 앞으로 생산적 금융, 소비자 중심 금융, 신뢰 금융으로의 '금융 대전환'에 중요한 역할을 맡아주시길 기대한다"고 말했다.당시 금융위원회는 신용카드가 국내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지급수단으로 320만 가맹점을 통해 연간 1000조원 규모의 소비가 이뤄지고 50조원 규모의 서민금융 공급 통로 역할도 한다고 설명했다. 카드업이 단순 결제 수단을 넘어 민생 금융과 실물경제를 잇는 핵심 인프라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이에 발맞춰 카드사들은 포용금융을 단순한 사회공헌이 아닌 본업 기반의 실행 과제로 옮기고 있다. 주요 전략은 크게 중금리대출과 금리 부담 완화, 소상공인·지역상권 지원, 소비자보호와 금융 접근성 개선, 데이터 기반 금융지원 등으로 나뉜다. 은행이 대규모 자금 공급을 담당한다면 카드사는 결제와 소비가 발생하는 생활 현장에서 금융 지원이 실제로 작동하게 만드는 역할을 맡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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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보호부터 상권 지원까지…카드사별 전략 다양화━
KB국민카드는 소비자보호와 소상공인 지원을 디지털 플랫폼과 결합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AI 기반 사고탐지시스템(FDS)을 고도화해 도난·분실, 위변조 등 전통적인 부정사용뿐 아니라 피싱 등 신종 금융사기까지 탐지 범위를 넓혔다. 지난해 출시한 'KB전통시장온누리카드'는 전통시장과 온누리상품권 이용 고객에게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KB페이 앱에는 전국 전통시장 지도와 온누리상품권 가맹점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기능도 도입했다. 소상공인 전용 금융상품인 'KB MyBiz 사장님든든 기업카드'는 금융감독원 주관 상생·협력 금융 신상품 우수사례로도 선정됐다.그 밖에 금융지주 계열 카드사들은 그룹 차원의 상생금융 로드맵과 연계해 중·저신용자 지원과 금리 부담 완화에도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신한카드는 신한금융그룹의 포용금융 전략을 현장에서 구현하는 핵심 축으로 꼽힌다. 신한금융은 지난 4년간 10조7000억원 규모의 포용금융을 이행한 데 이어 향후 5년간 총 15조원 규모의 포용금융 투입을 공식화했다. 신한카드는 카드론, 중금리대출, 결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정책 연계 금융을 통해 그룹 내 포용금융 실행 비중을 높이고 있다.
우리카드 역시 우리금융그룹의 체감형 포용금융 전략에서 현장 실행 역할을 맡고 있다. 우리금융은 '미래동반성장 프로젝트'를 통해 생산금융과 포용금융에 총 80조원을 투입하는 로드맵을 제시했으며, 이 가운데 7조원을 포용금융에 별도 배정했다. 우리카드는 독자 결제망과 고객 접점을 기반으로 금리 인하, 대환 연계, 중금리 공급 등 체감형 지원이 실제 금융 이용 과정에서 작동하는 통로 역할을 수행한다.
소상공인과 지역상권 지원을 전면에 내세우는 카드사들도 있다. 하나카드는 12조원 규모의 매출대금 조기지급 프로그램을 통해 약 200만 영세 가맹점을 대상으로 결제대금을 기존 'D+1일'에서 'D+0일'로 앞당겨 즉시 지급하기로 했다. 연 매출 10억원 이하 개인사업자 가맹점을 대상으로 무이자 할부 혜택을 제공하는 소비 촉진 지원 사업도 추진한다. 'HERO 체크카드'처럼 고객의 일상 소비가 기부로 이어지는 상품도 운영하고 있다.
롯데카드는 포용금융을 일상 소비와 결제 영역에서 작동시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정부 바우처와 연계된 '롯데 국민행복카드', 저신용자를 위한 '햇살론카드', 고령자·장애인을 위한 '부산후불복지교통카드' 등을 통해 취약계층 전용 상품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신용카드 매출채권을 기초자산으로 한 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을 통해 약 4419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했으며 해당 자금은 저소득층을 위한 금융 서비스 지원에 활용된다.
소비자 보호와 금융 접근성 개선을 포용금융의 핵심 축으로 삼는 흐름도 뚜렷하다. 삼성카드는 포용금융을 소비자 보호와 내부통제 체계 안으로 끌어들였다. 최근 전문성을 보강한 2026년 소비자보호위원회 출범식을 열고 위원회의 영문 명칭을 'Consumer Duty Board'로 변경했다. 저시력자와 시각 장애인을 위한 점자카드 발급, 안내장 글자 크기·행간 확대, 청각 장애인을 위한 LED 플레이트 적용 등 금융 접근성 개선도 병행하고 있다.
현대카드는 단기 대출 실적보다 금융소비자가 체감하는 '경험' 개선에 무게를 두고 있다. 청소년 대상 가족 신용카드 '현대카드 틴즈'는 한도 내에서 계획적인 소비를 경험하도록 설계됐고, 시니어 고객을 위해 글씨 크기 확대와 기능 단순화를 적용한 앱 '라이트 모드'를 도입했다. 시각장애인과 고령층을 위한 상품 안내 음성 지원 서비스도 마련하며 금융 이용 과정의 심리적·기술적 장벽을 낮추고 있다.
카드 결제 데이터를 활용한 포용금융 모델도 확산하고 있다. BC카드는 기업정보 조회업 본허가를 받은 뒤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운영 중인 '비즈크레딧'을 통해 가맹점 결제 데이터를 기반으로 매출 추정, 상권 분석, 영업가치 평가 등을 제공하고 있다. 기존 개인사업자 중심에서 중소 법인 가맹점까지 활용 범위를 넓히며 결제 데이터를 사업자의 신용 판단과 사업성 평가에 활용하는 구조를 만들고 있다.
카드업계의 포용금융은 단순히 취약계층에 자금을 공급하는 차원을 넘어 금융 접근성을 높이고 소비자 보호를 강화하며, 소상공인의 사업 지속성을 뒷받침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카드사가 보유한 결제 데이터와 소비 접점이 금융 지원의 실효성을 높이는 기반으로 활용되면서 포용금융의 실행 방식도 보다 구체화되는 모습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사는 고객의 일상과 가장 가까운 결제 수단을 다루는 만큼 포용금융도 생활 속에서 실제로 체감될 수 있도록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중·저신용자와 소상공인, 금융 취약계층의 부담을 낮추는 동시에 건전성과 리스크 관리를 함께 고려하는 방향으로 지원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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