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10명 중 8명이 ‘번아웃 증후군’을 경험해 봤을 정도로 우리 사회는 피로가 기저에 깔려있다. 여기에 최근에는 스마트 폰이 우리 뇌와 손가락을 잠시도 쉴 틈이 없게 만든다.

그래서일까 ‘멍 때리기 대회’라는 특이한 행사가 열리며 아무것도 하지 않을 것을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멍 때리기’가 창의력의 원천임을 과학적 증거와 사례를 통해 알려주는 책이 나왔다.

책 ‘심심할수록 똑똑해진다’은 열혈 워킹맘으로서 바쁘게 살던 저자가 몇 주간 배앓이를 하던 아이를 유모차에 태우고 산책하면서 겪었던 놀라운 변화에서부터 시작된다. 개인적인 경험담을 토대로 저자는 ‘지루함’이 가진 놀라운 힘을 심리학과 뇌 과학, 행동 경제학 측면에서 흥미롭게 풀어낸다.
저자는 특히, 어떤 생각에 전념하지 않을 때 다른 주변적인 생각들에 대한 억제가 약해져 창의성이 발현될 수 있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이에 저자는 자신이 진행하고 있던 ‘뉴욕공영라디오방송(WNYC)’의 청취자들과 함께 실제 7일간 IT기기를 차단해보는 ‘지루함과 기발함 프로젝트’ 도전 7단계를 진행한다.


반응은 상상했던 것 이상이었다. 10대 청소년부터 작가, 직장인, 사업가까지 예상보다 많은 수만 명의 사람들이 도전에 참가했다. 그리고 그들은 “마치 긴 정신적인 동면에서 깨어난 것 같았다”라고 입을 모아 말하며, 일상 생활 속에서 자신과 휴대폰의 관계를 변화시켰다.

채우려면 먼저 비우고, 달리려면 잠시 멈춰야 한다. 아이작 뉴턴은 사과나무 아래서 멍때리다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했고, 고대 그리스의 아르키메데스는 목욕탕에서 멍때리다 부력의 원리를 찾고 ‘유레카’를 외쳤다.

한번쯤 책을 읽고 머릿 속을 리셋해보는 것은 어떨까. 다시 부팅될 때 새로운 프로그램이 실행될 지도 모르는 일이다.


▲마누시 조모로디 지음 / 김유미 옮김 / 와이즈베리 펴냄 / 304쪽 / 1만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