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은 올해 흑자로 전환할 수 있을까. 5년간 적자상태가 지속되며 모회사 교보생명에 흡수될 것이란 소문이 돌았던 교보라이프플래닛이 올해 보장성보험 판매를 늘리며 ‘체력’ 키우기에 나선다. 교보라이프플래닛은 인터넷보험(CM)채널 강자로서 올해를 교두보 삼아 5년간의 고난의 행군을 성공의 거름으로 바꾸겠다는 각오다.
◆교보 “흡수합병 계획 전혀 없어”
교보라이프플래닛은 모회사인 교보생명과 일본 인터넷 생명보험사인 라이프넷이 약 8대2로 지분투자해 2013년 12월 공동 설립한 인터넷 전업생보사다. 소비자가 직접 가입부터 유지, 보장까지 모든 절차를 인터넷을 통해 처리하는 시스템으로 기존 보험사와 채널 구조가 다르다. 대신 기존 오프라인 상품 대비 보험료가 저렴하고 필요한 위험 보장을 직접 설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출범 첫해부터 5년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가며 경영가도에 적신호가 켜진 상태다. 교보라이프플래닛은 출범 첫해 -50억원, 2014년 -167억원, 2015년 -212억원, 2016년 -175억원, 지난해에는 -18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RBC(지급여력)비율도 2468.09%에서 422.15%로 감소했다. 올해와 내년에도 지속적인 당기순손실이 발생할 경우 RBC비율은 금융감독원의 권고 수준(150%)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결국 업계 일각에서는 교보생명이 교보라이프플래닛을 흡수할 수도 있다는 소문이 돌았다. 2014년 현대해상이 자회사 하이카다이렉트의 자본건전성이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보이자 흡수합병한 사례가 있어서다.
교보생명은 이런 각종 ‘설’이 불편하다는 입장이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보험이라는 산업은 그렇게 쉽게 이익을 낼 수 있는 분야가 아니다”라며 “교보생명도 이익을 내는 데 수십년이 걸렸다. 5년째 적자지만 호흡을 더 길게 보고 이 사업에 투자 중”이라고 말했다.
교보생명 광화문 사옥./사진=교보생명 제공 장기적인 시각에서 보면 교보생명의 주장도 설득력은 있다. CM채널은 대면채널에 비해 전체 초회보험료가 0.001%에도 못 미치지만 분명히 성장 중이다. 대면채널의 핵심인력인 보험설계사는 해마다 줄어드는 추세다. 인공지능(AI)을 필두로 한 인슈어테크(보험과 기술의 결합)의 성장으로 비대면채널시장은 앞으로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교보라이프플래닛이 5년간 매년 최대 실적을 갱신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교보라이프플래닛은 지난해 연간 보험료 수익이 전년동기 대비 99% 증가한 530억여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신계약 월납 초회보험료의 누적 합계는 28억1000만원으로 73.7% 늘었다. 최근에는 헬스케어 플랫폼 구축과 함께 신상품도 꾸준히 출시 중이다.
문제는 단기적인 측면에서 자본건전성이 악화되고 있는 점이다. 교보라이프플래닛은 출범 첫해 320억원의 자본금을 시작으로 2014년 380억원, 2015년 240억원, 2016년 15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등 대주주로부터 총 1090억원의 자본을 받았다. 현재의 순손실이 이어지면 당장 내년부터는 자본잠식을 걱정해야 할 처지다. 합작사였던 일본 라이프넷은 보유했던 163만2000주의 교보라이프플래닛 지분을 교보생명에 처분해 지원을 기대할 수 없는 상태다.
최근 생보업계는 IFRS17에 대비해 배당억제, 유상증자, 회사채 발행 등 자본확충에 필사적이다. 교보생명도 지난해 5억달러(57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며 실탄 확보에 나선 상황이다. ‘동생’을 돕고 싶어도 당장 여력이 없다.
교보생명 측은 “당장 몇십억원 벌자고 시작한 사업이 아니다. 젊은 고객풀을 꾸준히 확보하고 있어 향후 이 시장에서 교보라이프플래닛의 경쟁력이 분명 있다고 본다”며 “내부적으로 투자 등의 계획이 세워지지는 않았다. 물론 흡수합병이나 사업을 접을 계획은 아예 없다”고 못박았다.
◆‘합병설’ 잠재울 건 실적뿐
교보라이프플래닛의 초기 성적은 나쁘지 않았다. 교보라이프플래닛은 2015년 12월, 출범 2년 만에 월납 초회보험료 기준으로 CM채널 시장점유율 1위를 달성했다. 특히 공시이율이 삼성생명이나 한화생명보다 높은 3%대 저축보험상품을 선보이며 저축성보험시장에서 선전했다. 암 보험도 기존상품들보다 보험료가 20~30% 저렴한 상품을 내놓으며 가입자를 늘렸다.
성공적 행보에도 교보라이프플래닛이 적자를 낸 것은 CM채널의 시장 파이가 워낙 작다는 환경적 요인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시각이 많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2012년 14억6900만원이던 CM채널 전체 보험사 초회보험료는 2017년 102억500만원으로 약 7배가 됐다. 하지만 여전히 대면채널(7조1890억원)에 비하면 ‘새발의 피’다.
교보라이프플래닛은 지난해 CM채널에서만 초회보험료 37억9100만원을 기록하며 전체 생보사 중 1위를 기록했다. 삼성생명(19억1500만원)과 한화생명(21억800만원) 등 대형생보사를 모두 제쳤다. 하지만 생보시장의 온라인 비중이 너무 작다 보니 초회보험료 1위 기록이 전체 보험시장에서 큰 의미를 가지기 어려웠다.
결국 교보라이프플래닛의 회사 방침과 관계없이 최근 거론되는 흡수합병설을 완벽히 잠재우기 위해서는 실적으로 증명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교보라이프플래닛은 올해 보장성보험 판매를 늘릴 계획이다. 특히 5월에는 획기적인 서비스를 탑재한 모바일 세일즈플랫폼을 리뉴얼한다. 기존 저축성보험판매를 온라인 방카슈랑스에 맡기고 보장성보험 판매를 모바일 세일즈플랫폼으로 늘리는 투트랙 전략을 가져간다는 방침이다. 교보라이프플래닛 관계자는 “보장성보험은 신계약가치가 높은 상품이라 일단 팔면 회사가치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며 “새로 리뉴얼한 모바일플랫폼을 바탕으로 신계약가치를 높이고 외부 투자자도 꾸준히 유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