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들이 디지털뱅킹을 일상화하고 있다. 이미 모바일뱅킹을 이용자는 전체 인구의 90%를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은행들은 새로운 금융환경의 변화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소비자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디지털뱅킹 신모델을 경쟁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금융권이 핀테크(금융과 기술의 결합)가 급부상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나침반에 따라 디지털 뱅크로 거듭나고 있는 것이다. 은행 점포를 찾아 가지 않아도 언제 어디서나 각종 금융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하겠다는 목표다. 카드사들도 핀테크 기술을 활용한 챗봇(채팅로봇), 모바일 간편결제 등으로 고객 친화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은행권, 모바일 플랫폼 경쟁 ‘치열’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의 디지털뱅킹 빈도수는 아시아 1위다. 글로벌 컨설팅사 맥킨지가 발표한 ‘개인금융 서비스 2017’ 보고서에서 PC나 모바일로 디지털 뱅킹을 사용하고 있다는 응답이 99%였다. 디지털 뱅킹사용 여부에 ‘그렇다’고 답한 비율은 선진 아시아가 97%, 신흥 아시아가 52%였다.
특히 2주일에 한 번 이상 디지털 뱅킹을 사용하고 이 플랫폼을 통해 물건을 산 적극적 디지털 소비자는 한국의 전체 인구의 90%에 육박했다. 선진 아시아(85%), 신흥 아시아(25%)를 크게 웃도는 것으로 2014년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 한국 소비자가 디지털 뱅킹을 일회성으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일상의 일부로 활용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전체 모바일 금융시장 비중도 이런 적극적인 금융소비자들에 힘입어 크게 확장됐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은행의 모바일 뱅킹 등록 고객 수는 2016년 말 7836만명(중복 집계)에서 2017년 말 9089만명으로 16% 늘었다. 하루 평균 모바일 이체 금액 또한 같은 기간 3조1407억원에서 3조9630억원으로 26.2%나 급증했다.
이에 모바일뱅킹 분야에서 시중은행들은 사활을 건 경쟁을 벌이고 있다. 모바일 플랫폼을 전면 개편하면서 소비자들의 편의성을 높이는 한편 생활밀착형 서비스의 차별화도 시도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모바일 앱의 전면 개편에 나서 지난 2월 써니뱅크, 신한S뱅크 등 기존 6개의 금융 앱을 합친 모바일 통합 앱 ‘쏠(SOL)’을 내놨다. 은행 앱의 사용자 인터페이스(UI)·사용자 경험(UX) 계좌이체 등 고객이 자주 사용하는 거래의 편의성을 높였다.
국민은행은 작년 5월 은행권 최초로 부동산 플랫폼 ‘KB부동산’을 출시한 데 이어 같은해 11월 ‘KB부동산 리브온’으로 업그레이드했다. 리브온은 부동산 매물 검색부터 대출 등 금융서비스까지 한 번에 이용할 수 있는 종합 부동산금융 플랫폼이다.
우리은행은 ‘위비(Wibee)’라는 타이틀로 은행권 핀테크 선도해왔다. 지난 2015년 5월 국내 최초 모바일전문은행인 ‘위비뱅크’를 출시했다. 이어 모바일메신저 ‘위비톡’과 멤버십통합관리 플랫폼 ‘위비멤버스’, 오픈마켓 쇼핑몰 ‘위비마켓’을 잇따라 선보였다. 실제 위비톡은 5초 만에 송금이 가능한 ‘톡톡보내기’, 편리한 회비 관리 도구인 ‘더치페이’ 같이 일상 생활과 밀접한 금융 기능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KEB하나은행 ‘원큐(1Q)뱅크’도 생체인증·간편인증을 추가하고 음성인식과 로보어드바이저 등을 연계한 자산관리 서비스 등을 선보이면서 모바일 플랫폼 기능을 대폭 강화했다. 특히 비대면 실명확인 절차의 개선으로 ‘하나멤버스’ 및 ‘1Q Bank'를 통한 비대면 계좌 개설이 단 5분 이내로 가능하게 했다.
NH농협은행도 계열사인 NH투자증권과 농협카드 서비스를 같이 확인할 수 있도록 ‘올원뱅크’를 확대·개편했다. 계좌정보 및 자주쓰는 서비스를 첫 화면에 배치하고 단계별 전자서명 축소, 골드바 등 다양한 상품 신설, 세대별 맞춤 서비스를 제공한다.
SC제일은행은 지난 1월 국내 시중은행 최초로 별도의 앱 설치하지 않아도 스마트폰 키패드의 SC제일은행 로고만 클릭하면 송금과 게좌조회, 이벤트 확인 등 간단한 은행업무를 볼 수 있는 ‘키보드뱅킹’ 서비스를 시작했다. 한국씨티은행은 기존 영업점에서만 가능했던 ‘씨티 자산관리 통장’의 신규 가입을 비대면 채널로 확대해 지난 3월부터 인터넷이나 모바일로도 신규 가입이 가능하도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카드사, 챗봇, 블록체인, 간편결제 ‘봇물’
카드사들도 차별화된 핀테크 전략으로 고객의 편의성을 높이고 있다.
신한카드가 글로벌 디지털 기업들과 손잡고 플랫폼 생태계 확장에 나섰다. 신한카드는 금융뿐만 아니라 생활 전반에서 ‘초개인화(Hyper-Personalization)’를 지향하는 ‘신한FAN’ 플랫폼을 활용해 우버, 페이팔 등 글로벌 디지털 기업들과의 파트너십을 맺고 디지털 플랫폼 비즈니스를 확장하고 있다.
플랫폼이 디지털 비즈니스의 핵심으로 부상함에 따라 플랫폼 내 주체들이 건강한 생태계를 이루도록 이들의 경쟁력을 지원하고, 강력한 주체들을 끌어모으는 것이 매우 중요한 일이 됐다.
롯데카드는 지난 4월 실제 상담원의 역할에 더욱 가까워진 인공지능 챗봇서비스 ‘로카’를 홈페이지 및 앱, 카카오톡을 통해 선보였다.
롯데카드의 챗봇 ‘로카’는 기존 챗봇에서 한층 진화해 실제 대고객 업무처리가 가능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즉 기본적인 상담 및 정보전달 역할에서 더 나아가 고객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이용내역조회, 즉시결제, 개인정보변경, 분실신고 및 재발급, 카드 및 금융서비스 신청 등 주요 카드업무까지도 로카와의 대화만으로 해결할 수 있다.
BC카드는 KT 블록체인 적용으로 가맹점 서류 등이 암호화돼 개인정보 보안이 강화했으며 전자문서 관리 영역에서 업무 구비서류 관리, 권한정보 관리, 심사자 분배 등을 자동화했다. 이로 인해 처리시간 및 관리비용이 줄어들어 더 편하고 경제적인 시스템을 갖추게 됐고 자동화로 인해 업무 효율이 상승했다.
하나카드는 ‘하나1Q페이’ 결제·마케팅·고객 커뮤니케이션을 아우르는 모바일 앱 ‘하나1Q페이’를 통해 모바일결제 일상화를 추진하고 있다. 하나1Q페이는 주요 메뉴를 전면에 배치해 고객 접근성을 높였고 퀵패널을 통해 간편한 결제를 제공한다. 오프라인 결제 지원(바코드, QR코드, NFC) 및 지문을 통한 간편 인증 등 간편결제도 선도하고 있다. 특히 하나금융지주의 ‘하나맨버스’와 연계해 포인트카드를 어디서나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미래 성장동력 발굴을 위해서라도 금융권의 모바일뱅킹·간편결제 플랫폼 경쟁이 더욱 가열될 것”이라며 “금융소비자 입장에선 손안의 편리한 금융서비스를 제공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