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조물주 위의 건물주'로 불리며 상가임대료를 마음대로 올리거나 강제퇴거 조치를 내리는 등의 갑질문제가 사회적으로 대두되자 정책결정자들이 실제 현장에서 겪는 어려움을 직접 듣기 위해 이런 자리를 마련했다는 데 상인들은 기대감이 높은 분위기다.
11일 국토교통부와 상가세임자모임 맘상모(맘편히 장사하고픈 상인모임)에 따르면 지난 4일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개정 논의를 위한 업계간담회가 비공개로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상가세입자 대표 5명과 국토부, 법무부, 한국감정원의 관계자들이 참석해 현행 상가임대차보호법의 문제를 논의하고 법 개정에 반영할만한 의견교류가 이뤄졌다.
상가임대차보호법 개정은 문재인정부의 대표공약인 만큼 현재 국회에서 계류된 법안들만 해도 상당수다. 가장 이슈가 되는 것은 임대차보호기간이다.
현행법에 따라 상가세입자는 임대차계약기간 5년이 지나면 재계약 요구권이 없는데 이를 최소 한차례 늘려 10년 동안 같은 자리에서 장사할 수 있게 법이 보장하는 것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법안마다 갱신기간이 달라 아직 확정되지 않은 부분인데 정치권 건의나 상인들의 의견을 공유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관련법안은 이르면 오는 9월 국회에서 논의될 예정이다.
임대차계약기간이 중요한 이유는 그동안 많은 사례에서 장사가 잘되는 상가의 건물주가 세입자를 내쫓고 직접 가게를 차리거나 친척·지인 등에게 빌려주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했기 때문이다. 2015년 상가임대차보호법이 개정돼 세입자가 새 세입자를 유치하면 '권리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법이 만들어졌지만 건물주가 인정하지 않아 여러 분쟁과 소송이 진행 중이고 세입자들에게는 소송의 벽이 높아 폐업하는 경우도 많다.
맘상모 관계자는 "상가임대차보호법은 건물주의 재산권이 아닌 자영업자의 생존권 차원에서 논의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도 근로자를 함부로 해고할 수 없는 시대인데 자영업자가 성공해서 이룬 유형·무형의 자산이 건물주의 자산증식 수단이 되고 세입자는 폐업이라는 실패로 끝난다"고 토로했다. 그는 또 "자영업자가 많은 현실을 감안할 때 임대차보호가 취약하면 결국은 미래사회가 부담할 비용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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