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울주군에 건설하는 새울원자력 3·4호기 현장./사진=원자력안전위원회 제공
국내 첫 '소형모듈원자로'(SMR) 1기가 2035년 부산 기장군에 건설된다. 인공지능(AI) 전력의 글로벌 수요가 팽창함에 따라 대형 원전의 대체재로 SMR 건설이 부상하며 건설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2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한국수력원자력은 최근 부지선정평가위원회를 열고 SMR 1기 건설 후보지로 부산 기장군을 선정했다.

'미래의 전력원'으로 꼽히는 SMR은 대형 원전보다 용량이 작고 건설 기간이 짧다. 데이터센터나 반도체공장 등 대규모 전력이 필요한 땅의 인근에도 건설할 수 있다 보니 차세대 전력망으로 각광받는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SMR의 글로벌 투자시장은 2050년 9000억달러(약 1395조원)를 넘을 전망이다. 전 세계 SMR 설비용량은 120GW(기가와트)에 달한다. 지난해 2월 기준 개발 중인 SMR은 127개다.

최성민 한국원자력학회 회장은 "한국이 SMR 상용 운전에 성공할 경우 향후 수출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며 "폐쇄 예정인 석탄발전소 부지나 데이터센터 인근에 SMR을 배치해 송전망 부담을 크게 줄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형 원전과 SMR 비교
원전 시공 기술 보유한 현대·대우건설 등 경쟁력 확보
원전 시공 기술과 경험을 보유한 국내 대형 건설사들이 수주 경쟁도 치열할 전망이다. 대형 원전은 시공 난이도가 높은 만큼 그동안 현대·대우건설 등 일부 건설사가 독점했던 시장이다. 앞으로는 시공능력 상위 대형 건설사와 엔지니어링사들을 중심으로 컨소시엄 투자도 활발해질 전망이다.
현대건설은 미국 팰리세이즈 SMR 2기와 불가리아 코즐로두이 대형 원전, 복합 에너지·인공지능 캠퍼스 내 대형 원전 4기 건설 등에 대한 EPC(설계·시공·조달) 본계약을 체결했다. 현재 착공을 준비 중이다.

삼성물산은 반도체 생산시설을 중심으로 해외 원전 실적을 내고 있다. 지난 3월 베트남 삼성베트남반도체 V-PJT 신축공사(1억5145만달러)와 중국 삼성전자 서안 팹 리트로핏(기계 부품을 교체하거나 공장설비를 최신화해 생산성을 도모함) 공사(3313만달러)를 수주했다.


대우건설은 '팀코리아'의 시공 주관사로서 체코 두코바니 신규 원전 5·6호기 계약을 확정한 상태다. 시공 계약이 완료되면 대우건설은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을 시공한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에 이어 국내에서 세 번째로 해외 원전 시공 실적을 보유한다.

GS건설은 지난 4월 베트남 최대 IT기업 FPT 코퍼레이션과 데이터센터 개발 등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10억달러 규모의 튀르키예 지속가능항공유(SAF) 프로젝트 수주도 연내 기대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초정밀 기술과 안전관리 역량이 요구되는 원전 사업에서 시공 경험을 보유한 건설사들이 향후 수주 경쟁의 주도권을 쥘 것으로 보인다"며 "화력 발전 플랜트를 시공한 기업들도 협력사 등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한국이 미국에 이어 SMR 설치에 성공하면 수출 효자 상품이 될 것"이라며 "정부 주도로 개발 중인 혁신형 소형모듈원자로(i-SMR)가 건설업계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