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 중국지점 상담 모습./사진=삼성화재
보험사들의 1분기 실적이 심상치않다. 새 국제회계제도(IFRS17) 도입을 앞두고 생명보험사들은 부채 부담이 적은 보장성 보험에 주력하면서 수익이 줄었다. 또한 손해보험사들도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에 실적이 하락세다.

이는 보험사들이 지난해 역대 최고 실적을 경신했던 것과 정반대의 양상이다. 아직 1분기지만 실적 하락폭이 커 보험사들도 긴장하는 눈치다. 이 시점에서 보험사 CEO들이 신년사에서 외친 '신성장동력' 발굴이 절실해 보인다.

IFRS17을 앞두고 자본확충에 심혈을 기울이는 보험사 입장에서는 새로운 사업에 투자하기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보험사들이 연초부터 앞다퉈 진출한 치아보험시장도 경쟁이 거세지며 더 이상 블루오션이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올해 보험사들의 해외시장 성적은 앞으로의 성장동력 마련을 넘어 미래가치 확보차원에서 더욱 중요해진 분위기다.
◆영업불황 찾아온 보험업계

보험업계에 따르면 생보업계 1~2위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의 실적은 전년보다 30% 이상 떨어졌다. 이 중 삼성생명의 당기순이익은 4158억원으로 전년 동기(5947억원) 대비 30% 하락했고 한화생명은 올 1분기 당기순이익이 132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가량 감소했다. 

손보사들의 실적도 하락세다. 삼성화재는 1분기 당기순이익에서 3011억원을 기록해 전년(5030억원)보다 40% 하락했다. 이는 지난해 사옥 매각으로 인한 일회성 수익이 없어진 탓이 크지만 자동차보험과 장기보험 부문에서 각각 2.5%, 0.9%, 전체 원수보험료가 전년 동기 대비 0.4% 하락한 점을 감안하면 호실적을 거뒀다고 평가하기 힘들다. 삼성화재는 지난해 1분기 전년 대비 3% 증가한 4조5655억원의 원수보험료를 거뒀다.

지난해 1분기 1155억원이었던 현대해상의 당기순이익도 올 1분기 1060억원으로 줄었다. DB손해보험의 올 1분기 당기순이익(1102억원)도 전년보다 30%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생보사들의 실적하락은 2021년 도입될 예정인 IFRS17를 대비하기 위해 원수보험료 액수가 큰 저축성보험보다 보장성보험 판매에 주력했기 때문이다. 저축성보험은 자산이 아닌 ‘부채’로 평가돼 생보사들이 판매를 점차 줄이는 추세다.


또 최근 주식상황이 악화되면서 변액보험(보험료를 채권·주식에 투자하는 상품) 보증준비금에 대한 부담도 늘어났다. 상품 투자수익률이 떨어질수록 보험사는 최저보증준비금을 더 쌓아야 한다. 생보사 중에서는 올 초 PCA생명 합병으로 설계사 조직이 커져 변액보험 부문에서 높은 성장세를 기록한 미래에셋생명만 순익을 냈다. 미래에셋생명의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2.7% 증가한 290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신계약도 줄었다. 생보협회에 따르면 올 2월까지 국내 25개 생보사들의 신계약금 규모는 23조37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27조8423억원) 16% 감소했다. 2016년 2월 대비 2017년 2월 기준 신계약금이 4% 줄었던 것에 비해서도 감소 규모가 대폭 커진 것이다.

손보사들의 실적하락은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 요인이 컸다. 지난 겨울 기록적인 한파와 폭설로 자동차 사고가 급증하며 손보사들의 보험금 지불이 크게 늘어났다. 삼성화재의 자동차 손해율은 올 1분기 81.4%로 전년 동기보다 5%포인트 증가했다. DB손보의 자동차 손해율도 무려 8%포인트 오른 85.4%였다. 자동차보험의 적정 손해율은 78% 수준이다. 또 업계 1위 삼성화재가 자동차보험료를 인하하면서 일부 대형사들이 동참한 것도 실적에 영향을 줬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IFRS17이나 자동차보험 손해율 등은 실적에 일시적인 영향을 주는 것일 수 있다"면서도 "더 큰 문제는 가계부담이 심해져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전체 신계약 규모가 줄었다는 점이다. 이는 보험업계에 본격적인 영업불황이 찾아왔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생명, 베트남 프레보아 생명 통합 조인식./사진=미래에셋생명
◆중국·베트남 신흥국 노린다
보험사들은 2000년 말부터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속되는 저성장·저금리 기조에서 금융산업의 성장성이 크게 둔화됨에 따라 신성장동력의 필요성이 증대돼서다.

해외시장 진출은 국내 대형사를 중심으로 이뤄져왔지만 큰 경영성과를 내지 못했다. 다행히 최근에는 적자폭이 크게 줄면서 해외점포가 탄력을 받는 분위기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생보사 3곳과 손보사 7곳 등 10개 보험사 해외점포의 총 자산은 88억8600만달러로 2016년 말과 비교해 16억1200만달러(22.2%) 늘었다. 순손실도 큰폭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손익은 2320만달러 순손실로 전년 대비 4710만달러나 감소했다. 

이는 보험영업 실적 개선으로 적자가 축소된 데다 투자영업이익이 2억3720만달러로 25.2% 증가해서다.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해외점포에서 보험사들이 나름의 성과를 내기 시작한 셈이다.

특히 보험사들은 중국과 베트남 보험시장을 주목한다. 중국시장은 순익에서 적자를 기록했지만 자산규모에서는 55억3600만달러를 기록하며 전년대비 11억달러 이상 증가해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중국은 인도 등과 함께 높은 인구수를 바탕으로 눈에 띄는 보험시장 성장세를 보인다. 중국은 2016년에 세계 10대 생명보험시장에 포함됐다. 
또한 지난해 해외점포에서 가장 높은 660만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한 베트남 역시 국내 보험사들의 주력시장 중 하나가 됐다. 베트남은 전체시장규모가 2조원 정도로 파이가 작은 편인데 이마저도 20여개 내·외자 보험사가 나눠먹는 형국이다.

그럼에도 국내 보험사가 베트남에 주목하는 이유는 성장 전망이 밝아서다. 사회주의국가인 베트남은 국민 보험가입률이 5%대에 불과하다. 국가 보장 범위가 커 개인보험 가입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서다.

하지만 최근 베트남인의 가처분 소득이 늘면서 소비가 활성화되는 추세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가입률이 5%라는 것은 95%의 잠재가입률을 보유했다는 뜻"이라며 "베트남을 비롯해 싱가폴 등 아시아 신흥국을 중심으로 해외시장 공략을 더욱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41호(2018년 5월23~29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