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고 구 회장의 별세 소식이 알려진 직후 열린 증권시장에서 LG그룹 계열사의 주가는 일제히 하향세를 보였다. 총수 교체에 따른 LG그룹 계열사에 대한 전반적인 불안이 투자심리를 제한한 탓이다. 계열사 전반의 주가에 영향을 줄 다른 특별한 이슈가 없음에도 불안심리가 발목을 잡은 셈이다.
지주사인 LG는 이날 종가 기준 전일보다 1.13% 하락한 7만8900원을 기록했다.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LG상사는 1.21% 내린 2만8500원에 거래를 마쳤고 LG생활건강과 LG화학도 각각 0.98%, 1.60% 내린 채 장을 마감했다. LG전자는 장초반 0.92% 하락했으나 오후에 상승 반전해 0.71% 오른 9만8800원으로 마감했다.
앞서 LG그룹은 고 구 회장의 와병 소식에 발 빠르게 대응해 지난 17일 이사회를 소집하고 고 구회장의 아들인 구광모 LG 상무를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다음 달 임시주총에 상정했다. 업계에 따르면 고 구 회장은 와병으로 지난 1년 간 경영일선에서 물러났었기 때문에 실무에도 큰 지장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 업계 일각에서는 구 상무의 본격적인 활동이 가시화함에 따라 최근까지 LG그룹을 이끌어 왔던 구본준 부회장이 자리에서 물러날 것으로 보인다는 점도 불안심리를 부추겼다. LG그룹은 유교사상의 가풍이 강한 기업으로 장자 승계가 이뤄지고 나면 다른 형제들은 분가를 해왔다.
익명을 요구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구본준 부회장이 경영실무를 맡고 나서 LG가 상대적으로 공격적인 투자를 해왔다”며 “투자자 사이에서 구 부회장에 대한 평가가 높았다”고 전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 같은 시장의 불안심리가 단기적인 현상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LG그룹 계열사의 주가와는 별개로 급등세를 보인 ‘구광모 테마주’의 상승세도 마찬가지다. 이날 구 상무의 친부인 구본능 회장의 희성그룹 계열사인 깨끗한나라는 이날 상한가를 기록했고 구 상무의 장인이 대표로 있는 보락은 14.69% 급등했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구 상무의 경우 갑작스러운 경영승계가 아니다. 상식적으로 1년에 걸치는 고 구 회장의 와병 기간동안 준비가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준비할 시간은 충분했다”며 “일시적으로 (총수변경에 따른) 우려가 있더라도 본질적인 가치에 큰 의미는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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