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손해보험 출범 3주년 기념식. 2014년은 KB금융지주의 인수합병(M&A) 저주가 풀린 해다. 이전까지 KB금융은 수년간 외환은행과 ING생명, 우리투자증권 패키지 인수에 나섰지만 모두 실패하며 M&A시장의 '마이너스 손'이란 오명을 뒤집어썼다. 그러나 2014년 손해보험업계 알짜 'LIG손해보험' 인수를 확정짓고 잇따른 M&A 실패행보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후 2015년 6월 KB금융의 12번째 계열사로 공식 출범한 KB손해보험은 대부분의 지표에서 상승곡선을 그리며 손보업계 대형사로서 입지를 단단히 굳힌 모양새다.
◆KB 효자 계열사로 '우뚝’
지난 6월18일 출범 3주년을 맞아 기념식을 개최한 KB손보는 KB계열사 중 두번째로 몸집이 커지며 효자 자회사로 거듭났다. LIG손보 인수 후 KB손보의 행보는 '대형사 위상회복'으로 정리된다. 전신인 LIG손보는 한때 업계 2위 자리를 경쟁할 만큼 독보적 입지를 자랑했다. 그러나 2005년 이후 만년 4위로 추락해 급속도로 추격하는 업계 5위 메리츠화재를 견제해야 할 처지에 놓였었다.
하지만 2015년 'KB' 타이틀을 단 KB손보는 단기간에 여러지표를 성장시키며 회사를 손보업계 부동의 빅4(삼성화재·현대해상·DB손보·KB손보)로 성장시키는 데 성공했다.
KB손보는 LIG손보 인수 이후 당기순이익이 2015년 말 1737억원에서 2017년 말 3604억원으로 107% 증가했다. 동기간 매출액도 9조1194억원에서 9조7237억원으로 6043억원 늘었으며 손해율은 86.7%에서 82.2%로 4.5% 개선됐다. 고객 수는 571만명에서 631만명으로 60만명 증가했으며 보험금 지급여력비율인 RBC도 170.2%에서 190.3%로 향상됐다.
특히 지난해 7월에는 KB금융그룹의 100% 지분보유를 통한 완전자회사로 전환되면서 재무적 안정성이 더욱 견고해져 세계최대 보험전문 신용평가기관인 미국 A.M.베스트사로부터 기존 A-에서 A로 신용등급 상향 평가를 획득했다.
이 같은 성장에는 KB손보 전략기획 상무 재직 시절 LIG손보를 인수하는 데 큰 역할을 한 양종희 사장의 공이 컸다. 그는 장기보험 상품구조를 개편하고 리스크 기반의 경영관리 프로세스를 구축해 리스크 관리체계를 고도화했다. 특히 그는 자동차보험 온라인채널(CM) 성장에 주력했다. KB손보는 마케팅비용을 늘리고 다양한 상품을 출시하며 CM채널 공략에 나섰고 업계 후발주자임에도 현대해상과 DB손보 등을 제치고 시장점유율(MS) 2위에 올랐다. KB손보 CM채널은 2016년 1월 첫 판매 이후 MS 5%에서 2018년 5월 말 기준 10.2%를 유지하며 업계 2위를 유지하고 있다.
핀테크시대를 맞아 디지털화에도 힘썼다. KB손보는 대고객 및 업무용 모바일플랫폼 구축, 디지털업체와 협업을 통한 신기술 도입 등을 꾸준히 추진했다. KB손보 관계자는 "디지털화를 위해 이에 부합하는 인력 및 조직구조 확보 등 내부적인 준비를 서둘렀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KB손보는 인슈어테크 강화 차원에서 올해 '업계 최초' 서비스를 다수 선보이는 성과를 냈다.
올 초에는 병원 진료비 납부환자들을 대상으로 서류 발급 및 청구서 작성 등의 절차 없이 인증만 하면 보험금이 청구되는 '보험금 간편 청구 서비스'를 오픈했다. 또 스크래핑 기술을 적용해 금융기관 서류 제출 없이도 보험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스마트 스크래핑 서비스', 카카오페이 인증을 활용한 '모바일등기우편서비스' 등을 업계 최초로 서비스했다.
KB손보는 이에 그치지 않고 데이터분석 능력 강화에 집중하기 위해 지난해 말 데이터전략부를 신설했다. 데이터분석을 통해 고객이 원하는 부분을 정확히 파악해 상품개발 및 서비스에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CM채널 공략으로 MS 확대 대부분의 지표가 LIG손보 시절보다 성장한 KB손보의 고민은 MS의 정체다. 2014년 LIG손보는 12~13%의 MS를 유지하며 업계 4위권을 유지했다. 당시 2~3위권인 현대해상과 DB손보(구 동부화재)와의 격차는 불과 2~3%포인트에 불과해 인수 후 역전도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MS부문에서 KB손보는 여전히 제자리다. 손해보험협회 공시자료에 따르면 2018년 2월 원수보험료 기준 KB손보의 MS는 12.9%다. 나머지 빅4 중 삼성화재는 23.1%, 현대해상은 16.3%, DB손보는 15.6%다. 오히려 메리츠화재(8.7%)의 추격을 받는 처지가 됐다.
물론 양 사장은 2016년 취임 당시 "외형 성장에 집착하지 않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점유율 성장을 추구하면 대가를 치러야 한다. 맹목적으로 MS를 추구하는 회사는 망한다. 서두르지 않고 겨냥하는 시장에서 1등을 하는 것이 목표"라고 경영철학을 내세웠다. 당장 MS에 집착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겠지만 3년이 지난 시점에서 여전히 답보상태인 점은 아쉽다는 평가다.
이에 대해 KB손보 관계자는 "자동차보험 CM채널 공략을 통해 장기적인 MS확대를 추구하고 있다"며 "출범 후 모든 지표가 상승 중인 만큼 MS부문도 향상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