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을 앞둔 이철성 경찰청장이 검·경 수사권 조정 문제에 "불만이 나오는 것도 당연하지만 이제 시작"이라고 말했다. 평화롭게 진행된 탄핵 촛불집회 경비 업무를 잘한 일로 꼽기도 했다. 경찰 후배들에게는 '워라밸'(일과 개인 생활의 조화)을 당부했다.
이철성 청장은 26일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사에서 임기 중 마지막 정례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 청장은 "25살 경찰이 돼 정년퇴직하는 첫 청장이라는 타이틀을 얻게 된 것을 큰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2016~2017년 대통령 탄핵 촛불집회 당시를 떠올리며 집회를 평화롭게 끝낸 국민에게 감사를 전했다. 이 청장은 "당시 폭력적인 집회가 일어나지 않을 것이란 확신이 있었다"며 "방어라인도 과감하게 내주고 집회 해산 요청 문구도 직접 써서 줬다"고 말했다.
촛불집회 당시 홍완선 종로경찰서장은 "나라를 사랑하는 여러분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합니다"며 정중하게 해산을 요청했는데 이 문구를 이 청장이 직접 제안했다는 말이다.
재임 중 본인의 업적을 꼽아달라는 질문에는 "잘했던 것보다는 못했던 것이 많다"며 "조직 운영의 큰 틀을 바꾸고 경찰들의 복리후생 등에 힘을 기울여야 했는데 (현안이 많다 보니) 오히려 예년 일들을 마무리하는 수준에 그쳤다"고 말했다.
차기 청장에게는 수사구조개혁과 자치경찰제 등 산적한 과제를 잘 해결해달라고 당부했다. 이 청장은 "수사구조개혁 문제나 자치경찰제 도입은 쉽지 않은 과제"라며 "수사는 한해 건수만 170만건 안팎이고 자치경찰제는 전국적인 치안 시스템과 연관돼 국민에게 미치는 영향이 더 크다"고 말했다.
이어 "안정적인 치안을 유지하면서 현 정부의 분권 정책을 얼마나 녹여낼 것인지, 예산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지 등을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내놓은 수사권 조정안에는 "검찰과 경찰에서 불만이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며 이제 시작임을 강조했다. 이 청장은 "형사소송법 체제가 오래도록 바뀌지 않았는데 한번에 수사구조가 바뀔 것으로 생각할 순 없다"며 "이번 안을 통해 검찰과 경찰이 건강한 경쟁·협력 관계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경찰 후배들에게는 '워라밸'을 당부했다. 이 청장은 "일 때문에 다른 걸 포기하고 사는 건 좋지 않다"며 "일과 여가, 가정생활이 조화를 이루는 삶을 살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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