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오후 머니S가 한시간가량 명동 관광특구 일대를 조사한 결과 92곳 중 80개의 가게가 개문냉방 영업 중이었다. 개문냉방은 에너지 낭비뿐만 아니라 빌딩 숲을 달구며 ‘열섬효과’의 주범으로 꼽히지만 별다른 규제 없이 행해지고 있다.
계속되는 폭염과 함께 무분별한 전력사용이 겹치며 일각에서는 전력대란이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도 한다.
◆'개문냉방', 전력소비 3~4배… 열섬효과 유발
개문냉방 영업을 하면 문을 닫았을 때에 비해 전력소비가 얼마나 차이가 날까.
한국에너지공단 관계자는 “개문냉방 영업을 할 경우 문을 닫았을 때보다 전력소비가 3~4배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오전 10~12시, 오후 2~5시에는 적정온도 26도를 유지하고 출입문을 개방한 채 에어컨을 가동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매장 직원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명동에 위치한 화장품가게에서 근무하는 A씨는 “문을 열어둬야 손님이 온다. 일단 문을 열어둬야 들어오니 열어둘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문을 열어둔 매장과 그렇지 않은 매장의 손님은 눈으로만 봐도 확연히 차이가 났다.
이처럼 명동 등 주요 쇼핑가는 전기세가 3~4배 차이가 남에도 손님을 끌기 위한 개문냉방 영업을 당연시하는 분위기다.
또 경제적인 측면에서 가게는 가정에 비해 전기를 절약해야 한다는 유인이 적다. 누진제를 적용하는 주택용 전기요금과 달리 가게 등은 비례세가 적용되므로 아무리 많이 사용하더라도 동일한 비율의 단위당요금(105.7원)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문제는 무분별한 개문냉방 영업이 에너지의 엄청난 낭비를 가져오는 것은 물론, 도시의 열섬효과를 가속화하는 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뜨거운 열을 뿜어내는 실외기가 과도하게 가동되면서 주변 온도를 높이고 다시 에어컨이 냉풍을 뿜어내는 과정이 순환된다.
기상청 관계자는 “에어컨 사용량이 늘면서 여름철 평균기온이 높아지고 있다. 에어컨을 사용하면 실내온도가 내려가더라도 실외온도를 높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도시지역에 열섬 현상을 일으키는 주원인이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문을 열어두고 에어컨을 사용하는 것을 에너지 효율성으로 판단하면 엄청난 낭비”라고 전했다.
◆올해 전력 대란 가능성은? "아직은 괜찮아"
연일 폭염특보가 내려지는 가운데 전력수요량도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지난 19일 오후 5시 기준 최대 전력 수요량은 8759만kW로 여름철 사상 최대 기록이었던 전날의 기록을 불과 하루 만에 갈아치웠다.
또한 지난 20일 오후 기준 공급예비력은 1045만kW, 공급 예비율은 12.0%를 기록했다. 정부는 현재까지 전력 공급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전력거래소 관계자는 “전력대란은 예비율보다 예비력을 기준으로 판단한다. 500만kW 이하로 떨어지면 위험하다고 보면 된다”며 “연일 전력수요량이 사상 최대치로 쏟아지는 상황이지만 그만큼 (과거에 비해) 공급이 늘어났기 때문에 올해는 무난히 여름을 넘기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또 산업부 관계자는 "최근 한울 2호기 불시정지와 전력수요 급증에 따라 16일 예비력이 일시적으로 1000만kW 아래로 내려가 945만kW를 기록했지만 삼척그린2호기, 북평화력1호기의 정비 완료로 17일부터 1000만kW 이상의 안정적 예비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원전, 석탄, 가스 등 발전기 5기와 송변전설비 보강이 순차적으로 마무리되면 7월말부터 8월초까지 약 250만kW 이상의 공급능력이 추가 확충돼 8월에도 안정적인 전력수급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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