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여수 NCC 공장 / 사진=LG화학
LG화학이 시장선도를 위한 ‘통큰 베팅’을 단행한다. 올 초 밝힌 연간 3조8000억원의 시설투자계획 외에 최근 기초소재와 배터리부문에 잇따라 조(兆)단위의 천문학적 투자계획을 발표하며 근원적 경쟁력 강화에 나선 것이다. LG화학은 이번 투자로 국내시장을 넘어 글로벌시장에서의 입지를 한층 공고히 하는 한편 미래성장의 기반을 다진다는 방침이다.
◆숨통 트인 중국시장, 투자로 날개

LG화학이 중국에 2조원을 투자해 배터리 제2공장을 설립한다. 김종현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부사장)은 지난 7월17일 중국 장쑤성 난징시를 방문해 장쑤성 당위원장, 난징시 당위원장 등과 협약식을 갖고 빈장 개발구역에 전기차 배터리 2공장을 설립하기로 했다.


오는 10월 착공해 내년 10월에 상업생산을 시작하는 배터리 2공장은 단계적으로 규모를 늘려 2023년까지 연간 32GWh의 생산능력을 갖출 예정이다. 이는 GM의 순수전기차(EV)인 볼트(60KWh)를 53만대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LG화학은 이미 중국 난징시에 3GWh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거점을 보유하고 있다. 2014년 투자를 결정해 2015년 10월 준공된 생산시설로 이번 신공장에서 50여㎞ 떨어진 난징시 신강경제개발구에 위치했다.

LG화학이 중국에 배터리 투자를 결정한 것은 한중관계 경색으로 얼어붙었던 현지시장이 최근 전환점을 맞이했기 때문이다. 당초 중국정부는 자국산업 육성과 사드배치 보복 등의 이유로 1년 넘게 한국산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를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하며 노골적으로 한국기업을 견제해 왔다. 이 때문에 현지 내수 전기차업체들의 발주가 줄면서 중국에 진출한 한국 배터리기업도 위기에 내몰렸다.

그런데 최근 중국정부가 전기차 보조금정책을 2020년부터 완전히 폐지하기로 하면서 다시 기회가 생겼다. 보조금이 없어지면 한국기업도 다시 현지 배터리업체와 동등한 조건에서 경쟁할 수 있다. 따라서 이번 전기차 배터리 2공장 투자는 2020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될 경쟁에 대비하기 위한 선행조치로 해석된다.


중국 전기차 배터리 2공장이 완성되면 글로벌 전기차업체에 한층 안정적인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월 말 기준 LG화학의 전기차 배터리 수주잔고는 60조원을 넘어서 생산능력 확대가 필요한 상황이다. 지난해 말 기준 LG화학의 국내외 전기차 배터리 생산능력은 18GWh이다. 하지만 중국 배터리 2공장을 더하면 단숨에 50GWh로 생산능력이 늘어난다.

추가적인 투자도 단행될 전망이다. LG화학은 올 초 열린 실적설명회에서 “2020년엔 자동차 전지 생산능력이 70GWh에 근접할 것”이라는 중장기 목표를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LG화학은 중국 외에도 국내와 미국, 폴란드 등 핵심거점에 공격적인 증설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초소재분야 사업구조 고도화 박차

국내에서는 기초소재분야 사업구조 고도화를 위한 대규모 투자에 나선다. LG화학은 전남 여수공장 확장단지 내 33만㎡ 부지에 총 2조6000억원을 투자해 여수 납사분해시설(NCC)과 고부가 폴리올레핀(PO)을 각각 80만톤씩 증설, 2021년 하반기에 양산하기로 했다.

/사진=LG화학
이번 증설을 완료하면 LG화학의 NCC 생산능력은 에틸렌 생산량 기준 330만톤으로 늘어나 국내 1위 지위를 확고히 하게 된다. 고부가 PO의 경우 이번 80만톤 증설을 포함해 범용제품 라인 전환을 동시에 추진, 2022년까지 생산능력을 180만톤 규모로 확대할 계획이다. LG화학은 이를 통해 고부가 PO분야 아시아 1위 및 글로벌 톱3 업체로 도약한다.
LG화학은 이번 대규모 투자배경과 관련해 “고부가 PO사업 확대에 필요한 에틸렌을 확보하는 한편 프로필렌, 부타디엔, 벤젠 등의 기초원료는 내재화해 수익구조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사업구조 고도화의 일환으로 집중해 온 고부가 PO사업이 안정화 단계를 넘어 본격 성장하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고부가 PO시장은 지난해 약 13조원에서 2022년 18조원 규모로 연평균 7% 이상의 성장이 예상되는 분야다. 전세계에서 LG화학, 다우케미칼, 엑슨모빌 등 일부 기업만이 핵심 촉매 기술 등을 보유해 진입 장벽이 높다. 이 가운데 LG화학은 현재 전체 PO사업에서 약 50%를 차지하는 고부가 PO를 2022년까지 75% 규모로 확대시켜 경쟁사 대비 생산규모와 시장점유율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선점할 계획이다.

LG화학은 미래 준비를 위한 유망소재 사업화에도 나선다. 이와 관련 충남 당진시 석문국가산업단지 내 24만㎡ 규모의 부지에 미래 유망소재 양산 단지를 조성키로 했다. 미래 유망소재는 통상적으로 산업용 초단열, 경량화, 고강도 소재 등으로 나뉜다. LG화학은 중장기적으로 2000억원 이상의 투자를 통해 미래소재 개발 준비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손옥동 LG화학 기초소재사업본부장(사장)은 “이번 투자로 고부가 제품 중심의 사업구조 고도화라는 목표에 한걸음 더 다가섰다”며 “경쟁사 대비 확실한 우위를 선점할 수 있는 차별화된 경쟁력을 바탕으로 어떤 환경에서도 탁월한 성과를 창출할 수 있는 기반을 지속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51호(2018년8월1~7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