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3년간 180조원 규모의 투자계획을 발표함에 따라 금융투자업계는 ‘삼성 수혜주’에 주목하고 있다. 삼성의 투자계획은 최근 3년간 집행한 규모와 별 차이가 없지만 국내증시의 조정장세가 장기화하며 ‘투자 보증 수표’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삼성, 바이오산업에 집중 투자
삼성이 발표한 투자계획안을 살펴보면 국내투자 130조원, 해외(중국·인도·베트남) 설비투자 30조원, 해외 인수합병(M&A) 20조원, 4대 미래산업(AI∙5G∙바이오∙전장부품) 25조원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2015년부터 2017년까지 3년간 151조원을 투자했다. 올해 투자 예상치를 포함한 최근 3년간 투자규모는 162조원이다. 이는 최근과 비슷한 수준의 투자를 이어가는 것이다.

투자 규모가 최근과 비슷한 수준임에도 금융투자업계의 주목을 받는 이유는 현재 국내 증시의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명확한 투자 계획을 밝혔기 때문이다. 투자처가 이전과 다르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삼성은 이번 발표에서 바이오시밀러와 CMO(의약품 위탁생산)사업 등에 집중 투자해 바이오 분야를 ‘제2의 반도체’ 사업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의 투자계획은 불확실성이 넘쳐나는 시대에 직면한 한국 경제에 최소한의 안전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어규진 이베스트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삼성이 2010년 발표했던 5대 신수종사업(태양전지·LED·2차전지·의료기·바이오제약) 이후 8년 만에 4대 미래 성장 사업을 새롭게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이 같은 투자소식에 가장 먼저 수혜주로 꼽힌 것은 삼성바이오로직스다. 삼성의 투자계획 발표를 전후해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가 6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는 지난 2일 종가 기준 37만8000원에서 10일 종가 기준 46만4000원까지 22.75% 급등했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CMO,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바이오시밀러 분야에서 단시간 내에 큰 성과를 달성했다"며 "앞으로도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삼성그룹의 바이오 지주사 역할을 계속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 회사는 CMO뿐 아니라 CDO(위탁개발) 영역까지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항체의약품 CMO에서 단백질의약품, 세포치료제 CMO까지 사업영역을 확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망했다.
송도 삼성바이오로직스 공장/사진제공=삼성바이오로직스

◆반도체·장비 관련주도 수혜 전망
전문가들은 삼성의 투자계획의 수혜업종으로 바이오 외에 ▲반도체 ▲디스플레이 ▲전장부품 ▲5G ▲스마트팩토리 업종 등을 꼽았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현재 메모리 투자는 연간 20조원 이상 집행 중이다. 3년간 60조원 이상이 될 것"이라며 "투자 기조는 업황을 고려해 유지될 것으로 예상한다. 다소 경쟁력이 부족한 부분인 이미지센서, 파운드리를 포함한 시스템LSI 부문은 투자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며, 현재 연간 6조원 수준의 투자도 앞으로 10조원 이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반도체 관련주 수혜주로 네패스, 테스, 원익IPS, 케이씨텍, 피에스케이 등을 제시했다.

디스플레이업종에서는 에스에프에이, AP시스템, 원익테라세미콘, 코오롱인더스트리, SKC코오롱PI, 덕산네오룩스, 한솔케미칼 등이 수혜주로 꼽힌다.

고정우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중소형 디스플레이의 성장 축은 LCD에서 OLED로 이동 중이다. 투자의 집중도는 OLED가 높을 것”이라며 “우선 장기적 관점에서 중소형 OLED의 경우 폴더블(접을 수 있는)에서 롤러블(돌돌 말 수 있는) 등으로 변화될 것으로 전망한다. 따라서 삼성디스플레이의 중소형 OLED 투자 시도는 계속 포착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외에 전장부품 관련주로는 삼성전기, 한컴MDS, 켐트로닉스, 세코닉스, 엠씨넥스 등이 있다. 5G 관련 종목은 서진시스템(RRH 함체), 케이엠더블유(RRH), RFHIC(RF 모듈), 에이스테크(RRH) 등이 꼽힌다. 스마트팩토리 관련 업종은 알에스오토메이션(모션제어), 아진엑스텍(모션제어), 로보스타(자동화 기계), 에스피지(감속기), 고영(검사장비) 등이 있다.

건설도 수혜업종으로 주목받고 있다. 평택 반도체 2라인 신설을 비롯해 평택 3·4라인과 아산 디스플레이 A5공장 등 디스플레이 증설 투자, 바이오 시설투자나 증설 등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라진성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번 투자계획을 통해 기본적으로 인력이 충원되면 기존 및 신규 사이트의 증설은 필연적”이라며 “이미 수주가 시작된 평택 반도체 2라인 뿐만 아니라 견고한 반도체 수요를 바탕으로 연말 평택 3라인 착공 가능성도 있다. 아산 디스플레이 A5공장은 기초 골조공사까지 수주한 상황으로 이후 단계 발주와 추가 증설 수주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는 수혜주로 삼성물산과 삼성ENG, 보안업체인 에스원 등을 꼽았다.

라 애널리스트는 “평택 반도체 라인은 삼성물산과 삼성ENG가 7대3의 수준으로 수주하며 디스플레이공장은 삼성ENG가 100% 수주해왔다”며 “사이트 투자가 시작되면 에스원은 공사현장의 보안과 얼굴인식 출입관리시스템, 카메라 등의 상품판매, 핵심공정에 투입되는 보안인력과 관련된 통합보안, 공장 내 오피스동의 건물관리 수주 등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54호(2018년 8월22~28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