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카카오나 KT 등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은 인터넷은행의 지분을 더 사들일 수 있다. 다만 재벌 사금고화나 대주주 심사요건을 놓고 논란의 씨앗이 남아 있다.
◆대통령 발언에 인터넷은행 특례법 국회 통과
국회는 20일 오후 본회의를 열고 은산분리 규제 완화를 핵심으로 한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및 운영에 관한 특례법’을 통과시켰다.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나서 은산분리 완화를 통한 금융 혁신을 요청한 뒤 45일 만이다. 정부는 2015년 11월 카카오와 KT를 인터넷은행 사업자로 선정하면서 관련 특례법 제정을 추진했다.
특별법안에는 인터넷은행에 한해 현재 4%(의결권 기준)로 제한된 산업자본의 은행 보유지분 상한을 34%로 높이는 내용이 담겼다. 지분보유 가능 기업은 경제력 집중 억제와 정보통신업 자산 비중 등을 고려해 시행령에서 규정하기로 했다. 또 인터넷은행은 대주주에 돈을 빌려주거나 대기업 대출을 할 수 없다.
금융위원회는 상호출자제한집단(자산 10조원 이상)을 원칙적으로 배제하되 ICT 자산 비중이 50%가 넘는 기업엔 예외를 허용한다는 내용을 시행령에 담을 예정이다. ICT기업의 인터넷은행 참여는 가능하지만 대기업은 차단되는 셈이다.
◆'제3의 인터넷은행' 기대 증폭… 대주주 심사는 난관
은산분리 특례법이 통과하면서 금융위가 추진하는 제3의 인터넷은행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금융권에선 키움증권, 인터파크 등이 참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금융위는 9~10월 중 금융산업경쟁도평가위원회에서 제3인터넷은행 인가 방안을 검토하고 희망 기업의 신청을 받을 계획이다.
특례법안이 공포되고 시행하기까지 최소 3개월 이상 걸리기 때문에 실제 법이 적용되는 시점은 내년 1월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와 KT는 법이 시행되면 바로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금융위원회에 신청할 예정이다. 두 회사는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받은 뒤 지분을 늘리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두 회사 모두 공정거래법 위반 전력이 있다는 점이다. KT는 2016년 지하철 광고 IT시스템 입찰 과정에서 담합한 사실이 드러나 7000만원의 벌금형을 받았다. 카카오뱅크의 2대주주인 카카오 자회사 카카오M(전 로엔엔터테인먼트)도 2016년 음원 서비스 관련 담합 사실이 드러나 1억원의 벌금형을 받았다.
특례법에는 대주주 적격성 요건으로 최근 5년간 금융관계법령, 공정거래법, 조세범처벌법, 특경가법으로 벌금형 이상의 형사처벌을 받은 자는 제외한다는 내용이 있다. 금융위가 사안의 경중을 판단해 허가를 내줄 수 있으나 특혜시비를 부를 수 있어 난항이 예상된다.
금융위 관계자는 "인터넷은행 추가 인가를 내주기 위한 작업을 검토 중"이라며 "특별법 시행 후 지분 늘리길 희망하는 기업에는 철저하게 대주주 적격성을 심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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