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관리자에게 회사생활이 어떠냐고 물으면 한결같이 ‘너무 힘들다’고 답한다. 일이야 힘들지 않은 적이 없으니 당연한 답 같지만 속내는 다르다. 중간관리자가 괴로워하는 이유는 업무라기보다는 리더의 역할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때문이다. 구성원이 힘들어 보여 “술 한 잔 사줄까” 말을 걸고 싶어도 사생활을 침해하는 것 같고, 모르는 척 넘어가려니 너무 무심한 듯해 갈등이 생긴다. 여기에 성과를 보이지 않으면 힘들게 차지한 자리에서 밀려난다는 압박감도 만만치 않다.
리더는 남을 통해 성과를 만든다. 하지만 초짜 리더는 남을 ‘이용하는 것’으로 착각한다. 그래서 성과를 닦달하거나 화를 내는 게 자신의 역할이자 의무라고 생각한다. 이제 중간관리자에게는 구성원 관점에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도울 수 있는 것은 없는지를 찾고 이를 실행으로 옮기는 ‘포 유(For You) 정신’이 필요하다.
<회사에서 잘나가는 중간의 기술>은 이에 가장 적절한 롤 모델로 ‘녹색 피 과장’을 제안한다. 이 과장은 녹색 피가 흐른다고 여겨질 만큼 차가워 보이지만 합리적으로 조직을 관리하는 인물이다.
그는 곤란에 빠진 구성원에게 어설픈 상담 대신 “자네에게 필요한 것을 알려줘”라고 말한다. 부하직원을 질책할 때도 “이번 일은 자네답지 않아”라며 자존심을 건드리지 않으면서 의사를 전한다. 업무 역시 사내에서 합의된 규칙에 따라 진행하는데 구성원을 존중하면서 성과를 내기 위해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는 기술이 돋보인다. 녹색 피 과장은 더 나은 성과를 내기 위해 다음의 3가지 기술을 제안한다.
우선 부하직원을 관찰하는 ‘커뮤니케이션 기술’이다. 부하직원은 자신을 잘 이해한다고 생각하는 상사를 따른다. 신뢰는 여기에서 비롯된다. 둘째는 ‘리더십 기술’이다. 리더십 이론을 따르기보다 직급을 막론하고 호감이 가거나 영향력을 행사하는 ‘매력적인’ 사람을 따라하는 방법이다. 그 사람의 행동 중 받아들일 부분과 수정할 부분을 체크해 여러번 반복하면 자신만의 리더십을 완성할 수 있다. 마지막은 ‘회계 기술’이다. 부서의 수익과 이익률을 파악할 수 있는 회계는 업무에 정확하고 효율적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큰 무기가 된다.
이제 중간관리자에게는 기술만큼이나 커리어에 대한 관점의 전환이 요구된다. 조직에 얽매이지 말고 커리어를 스스로 경영한다는 생각을 가져보는 것이다. 물론 관점을 달리하는 것만으로 당장의 회사 생활이 달라지진 않는다.
그러나 고용된 직원이 아닌 ‘경영자’의 주체성을 갖게 되면 회사에만 얽매여 있던 마음이 조금은 가벼워진다. 나아가 조직과 무관하게 자신의 커리어 관리를 구체적으로 고민할 수 있게 된다. 앞서 살펴본 기술로 직장의 곤란한 문제를 해결하면서 경영자의 DNA를 심어 보자. 지금과는 다른 ‘직장인 드라마’가 펼쳐질 것이다.
아라이 겐이치 지음 | 하진수 옮김 | 더퀘스트 펴냄 | 1만5000원
☞ 본 기사는 <머니S> 제566호(2018년 11월14~20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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