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집값하락의 결정적 계기가 된 정부의 9·13 부동산대책은 다주택자나 고가주택자의 세금·대출 규제를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따라서 강북 등은 집값하락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콧대 높던 '아파트값 담합' 실종
지난 4일 한국감정원의 주간 아파트값 동향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아파트값은 0.02% 상승했다. 하지만 9·13대책 이후 상승률을 기준으로 보면 두달 연속 줄어들었다.
강남은 2주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강남 -0.06%, 서초 -0.07%, 송파 -0.05%를 기록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서울역과 용산역을 잇는 국제 클러스터를 개발하기로 했던 '마스터플랜' 호재에 집값이 급등하던 용산은 0.02% 하락했다. 용산은 2015년 1월 이후 3년10개월 만에 집값이 하락했다. 이런 집값하락은 다주택자의 매물증가에 매수세 감소현상이 더해져 일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올 4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조치를 시행하고 내년부터 주택 종합부동산세 인상을 발표한 상태다. 실제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 9월 1만2355건에서 지난달 1만238건으로 17% 감소했다.
이런 상황에 서울 주택담보대출 한도(LTV)와 총부채원리금 상환능력비율(DSR) 등이 줄어들어 주택수요가 움츠러들 수밖에 없었다. 또 미국 증시불안과 국내 금리인상 가능성이 커진 점도 주택매수를 위축시킨 요인이다.
아파트 호가가 내려간 점도 눈에 띈다. 공인중개사업계에 따르면 9·13대책 이후 강남과 용산 등지는 호가가 1억~2억원 내려간 아파트가 속출했다.
용산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거래량이 적은 상황에서 집주인이 높은 호가를 불러도 거래가 성사되면 실거래가가 되고 시세가 됐던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아파트값 상승 일부는 거품이었을 가능성을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인터넷카페나 SNS 등을 이용해 아파트주민들이 호가를 담합하는 사태가 기승을 부리자 정부가 특별단속을 실시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에 따르면 월 2만건에 달하던 부동산 허위매물 신고는 지난달 들어 급감해 8926건을 기록했다.
◆금융위기 때도 '강남하락 강북상승'
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집값은 장기적으로 보면 오르지만 단기적으로는 몇천만원이라도 싸게 사는 게 중요하다. 지금은 급매물이 사라지고 호가가 너무 올라 투자성격의 매입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내년 부동산경기 하락을 시사하는 말이다.
다만 아파트값 조정폭은 고가아파트일수록 클 가능성이 높다. 9·13대책 이후에도 강남과 용산 등 고가주택 밀집지역 집값이 가장 먼저 하락했다.
반면 강북 등의 집값은 여전히 상승세를 유지중이다.
지난 6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번달 2일 기준 주간 서울 아파트값 변동은 강남(-0.05%), 강동(-0.04%), 송파(-0.01%) 등으로 하락세지만 강북을 보면 ▲서대문(0.24%) ▲노원(0.14%) ▲도봉(0.12%) ▲성북(0.11%) ▲강서(0.10%) ▲구로(0.09%) ▲마포(0.08%) 등으로 올랐다.
과거 2010년대 전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를 봐도 강남 집값이 떨어지는 동안 강북 집값은 올랐다.
2008~2013년 부동산침체기에 ▲강남(-19.04%) ▲송파(-18.07%) ▲강동(-15.47%) 등은 집값이 떨어졌고 ▲중랑(10.27%) ▲서대문(3.31%) ▲동대문(2.86%) ▲은평(2.67%) 등은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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