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 사진=뉴시스 DB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단행 여부를 놓고 관심이 쏠린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금리인상 결정이 확실시되는 분위기였지만 국내 경기 부진의 장기화로 인해 동결 필요성마저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미국 중간선거에서 하원을 가져간 민주당이 금리정책에 압박을 줄 만한 여지가 크지 않아 미국의 금리인상 기조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한은이 이달 말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에 여전히 무게가 실린다.

지난 6일(현지시간) 마무리된 미국 중간선거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공화당이 상원,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민주당이 하원에서 각각 승리했다.


상하원 분열의 가장 큰 리스크는 부채한도 증액 및 예산안 협상이 꼽힌다. 부채한도 증액협상 마감일인 내년 3월1일 미국 정부의 부채는 22조달러로 예상돼 한도 상한선(20조달러)를 넘어섰다. 한도 증액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하지만 미국의 금리인상 기조는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는 예상이 우세하다. 조연주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민주당은 부채에 대한 부담이 존재한다면 국방비를 축소시켜서라도 인프라에 사용하겠다는 계획”이라며 “미국 인프라 투자 법안 발표 기대감은 유효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민주당의 하원 승리는 ‘금리인상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 정도의 논리여서 현재 기조가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며 “미국의 고용·물가 지표가 안정적이고 민주당 역시 인프라 투자에 긍적적이어서 정책 기대감이 깨진 것은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미국 금리인상 기조 유지는 한은의 금리인상 압박을 의미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오는 7~8일(현지시간)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또는 내달 18~19일 FOMC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이달보다 다음달 인상에 무게를 두고 있다.

현재 한미 기준금리 격차는 75bp(1bp=0.01%포인트)인데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100bp까지 벌어질 경우 외국인의 자금이탈 속도가 가팔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시장에서는 인내할 수 있는 한미금리차를 최대 100bp로 본다.

류용석 KB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 9월 국내 금융시장이 좋지 못해 이달 인상으로 사실상 연기된 상황”이라며 “국내 경기는 하방리스크가 큰 상황이지만 미국의 금리인상 기조에 맞춰 기준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국내 경기의 하방리스크 확대로 인해 금리 동결의 필요성이 제기되는 등 내년 금리정책 방향은 미지수다. 미국 중간선거 이후 국내 증시가 살아나고 있는 점도 대내외 금리차에 따른 외국인 이탈 우려가 완화되는 부분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는 지난 6일 ‘하반기 경제전망’ 보고서를 내고 “통화정책은 내수 둔화 및 고용부진으로 인해 물가가 빠르게 상승하기는 어려운 상황임을 감안해 현재 수준의 완화적 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현욱 선임연구위원은 “반도체를 제외한 대부분 산업의 성장세가 둔화되는 등 경제성장률이 단기간에 개선되기를 기대하기 어려운 환경”이라며 “미국과의 기준금리 역전에 따른 부작용도 우려되고 있지만 우리 경제의 외환건전성이 양호하게 유지되는 상황에서 외국자본이 빠르게 유출될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했다.

김지만 현대차증권 애널리스트는 “다음달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은 여전히 유력한 상황”이라며 “다만 내년 금리정책에 대한 전망은 다소 엇갈릴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