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이 최근 한 글로벌조사에서 세계 인기여행지 1위에 올랐다. 홍콩이 줄곧 1위를 지킨 데는 이력이 있다. 변신과 시도를 꾸준히 꾀해서다. 홍콩은 그동안 숙식·교통과 같은 기본 여행 인프라를 개선했다. 또 쇼핑·식도락·축제 등 기존 콘텐츠와 더불어 명소와 즐길거리를 업그레이드했다. 그런 까닭에 젊은층, 중장년층, 남성과 여성층, 가족단위까지 방문객 층위도 다양해졌다. 특히 홍콩의 겨울은 특별하다. 로맨틱한 겨울축제와 빛의 축제가 잇따라 연말연시면 세계인의 이목이 쏠린다. 겨울휴가를 뜻깊게 보낼 홍콩의 이모저모를 알아봤다. <편집자주>
[겨울 홍콩여행 백배 즐기기] ③자유여행객의 천국 '올드타운 센트럴'
아르마니 프리베의 칵테일과 고층빌딩들. /사진=홍콩관광청 올드타운 센트럴. 우리말로 치면 구도심이다. 홍콩이 얼마나 근사한지 알고 싶다면 이곳을 찾아야 한다. 지명에서 ‘구닥다리’ 쯤을 생각하면 큰 오산. 이곳은 세상에서 가장 뜨거운 자유여행지다. 유서 깊은 골목마다 스타일과 트렌드를 뽐내는 즐길 것들이 가득해서다. 따라서 홍콩여행객 중 올드타운 센트럴 탐방을 주목적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또 아예 이곳에서 홍콩여행의 시작과 끝을 맺는 자유여행객들도 천지다. 올드타운 센트럴은 지명처럼 홍콩에서 가장 오래되고 유서 깊은 동네다. 영국 통치와 중국 반환이라는 짧고 드라마틱한 흔적이 길목마다 배어 있다. 이러한 곳이 최근 홍콩 젊은이들의 가장 멋진 놀이터로 활력이 넘친다. 150여년 전 중국인 거주지인 필 스트리트는 수제맥주 천국으로 변모했다. 19세기 쑨원이 다닌 학교가 있는 고프 스트리트는 감각적인 디자인숍과 노천식당이 즐비하다. 그렇기에 올드타운 센트럴은 예나 지금이나 홍콩의 미식과 문화예술의 중심지다.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와 올드타운 센트럴 골목. /사진=홍콩관광청 올드타운 센트럴에는 저마다 매력적인 골목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 하지만 길 잃을 걱정은 필요 없다. 지역 반경은 걸어서 20분 안쪽이기 때문이다. 넓지 않은 지역에 미식과 예술문화가 집중되니 걸음하면 홍콩여행의 진면목을 느낄 수 있어서 좋다.
게다가 영화 <중경삼림>의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가 올드타운 센트럴을 가른다. 세계에서 가장 긴 옥외 에스컬레이터로, 올드타운 센트럴의 가장 중요한 거리를 빠짐없이 지나기 때문이다. 에스컬레이터에 오르기만 하면 가파른 지형도, 비 오는 날의 고단함도 잊을 수 있다. 에스컬레이터와 건물을 직접 잇는 통로가 많아 홍콩 골목여행의 ‘교통로’ 구실을 한다.
올드타운 센트럴 골목의 벽화. /사진=홍콩관광청 올드타운 센트럴 여행은 이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와 함께한다 해도 과언은 아니다. 타이콴의 컨템포러리 갤러리와 수제맥주 펍, 국수가게, 레스토랑이 펼쳐진다. 다만 홍콩 최고의 맛집들이 모여 있어서 식당을 고르는 데 즐거운 비명이 쏟아진다. 센트럴을 품은 타이펑산(태평산)은 조망과 트레킹 명소인 빅토리아 피크와 루가드 로드가 이어져 느릿하게 걸음하기에 좋다.
◆문화예술의 새 거점 ‘타이콴’
수제맥주 천국인 더라운드 하우스. /사진=홍콩관광청 광둥어로 ‘큰집’인 타이콴(Tai Kwun)은 감옥을 뜻하는 우리의 은어와 비슷하다. 란콰이퐁과 소호 사이 블록 하나를 통째로 차지한 타이콴은 본래 구치소를 겸한 센트럴 경찰서였다. 경찰서 뒤쪽에는 옥사가 붙어 있고 밖으로는 높은 벽돌 담장이 16동의 건물을 에워싼다. 그런 곳이 예술문화 새 거점으로 바뀌었다. 10여년의 개보수 작업을 거쳐 타이콴 헤리티지 앤 아트센터로 재개관한 것. 세계적인 건축가 헤르조그 앤 드 뫼롱은 역사적 유산을 고스란히 살리는 동시에 현대예술 갤러리와 공연장을 덧붙인 문화유산을 만들었다. 문화예술 상설 전시장이면서 감옥의 생활상과 면회실 분위기까지 살피도록 했다. 홍콩 자키센터(JC·경마) 후원으로 재탄생한 타이콴은 세계적인 아트페어가 열린다. JC 컨템퍼러리 아트 갤러리에서는 홍콩의 젊은 작가들의 전시가 잇따른다.
타이콴 JC 컨템퍼러리 아트 갤러리 나선형 계단. /사진=홍콩관광청 JC 컨템퍼러리 아트 갤러리의 우아한 콘크리트 나선 계단을 내려온 뒤 거리로 나서기 아쉽다면 경찰서 앞마당을 둘러싼 레스토랑과 찻집, 숍을 구경하는 시간도 즐거울 것이다. 예술서적 출판사 타셴(Taschen)이 아시아에 처음으로 오픈한 서점이 여기에 있다. 또 홍콩 최고의 찻집 록차 티하우스 분점에서는 질 좋은 보이차와 신선하고 다양한 녹차를 마시거나 구입할 수 있다. 올드 베일리는 지아 부티크 호텔을 설립한 셀럽 옌 왕의 새로운 레스토랑이다. 등나무 가구와 목재로 이뤄진 바는 아름다운 의자들과 고풍스럽게 어울린다. 과거 홍콩의 낭만적인 응접실에 초대 받은 듯 기분 좋은 오후를 보낼 수 있다. 타이콴은 부지가 넓은 만큼 총 5개의 게이트가 있는데 이중 풋브리지 게이트가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와 연결된다.
높은 담장으로 둘러싸인 타이콴 헤리티지 앤 아트센터. /사진=홍콩관광청 ◆자동차와 칵테일의 만남 ‘메르세데스 Me’
타셴서점. /사진=홍콩관광청 메르세데스 Me(Mercedes Me)는 독일과 홍콩이 만난 다이닝 라운지다. 독일 벤츠와 홍콩 레스토랑 그룹 맥시멈 콘셉트의 협업으로 탄생한 것. 입구에 들어서자 왼쪽에는 F1 하이브리드 레이스 카가, 오른쪽에는 대리석과 청동으로 장식한 칵테일 바가 눈에 들어온다. 레이싱 카와 칵테일의 또 다른 만남이다. 이런 까닭에 홍콩 금융가의 부유한 멋쟁이들이 퇴근 후 가볍게 들르는 라운지가 됐다. 입구에 마련된 벤츠 쇼룸에는 의류부터 책, 고급스러운 와인과 캐리어까지 다양한 액세서리가 진열돼 있다. 1층과 2층 좌석에서는 감각적인 칵테일과 타파스를 맛볼 수 있다.
메르세데스 ME에 전시된 벤츠. /사진=홍콩관광청 메르세데스 Me의 시그니처 칵테일 이름은 벤츠를 좋아한 역사적 인물이나 관련 사건에서 따왔다. 이중 페론은 아르헨티나의 영부인이자 벤츠 마니아였던 에비타로부터 영감을 얻은 칵테일이다. 진과 아페롤, 요구르트, 레몬그라스를 사용해 쌉싸름하고 상쾌한 맛이 일품이다. 또 성게알과 와규를 일본식 온센 계란 위에 얹은 라멘 오가닉 에그, 패션 프루트 젤리와 솜사탕을 곁들인 푸아그라 등 술에 곁들일 메뉴는 무척 감각적이다. 팁 하나. 오후 4~7시 살짝 저렴한 가격에 와인과 몇몇 칵테일을 즐길 수 있다. ◆맥주·와인도 즐기는 '스타벅스 리저브'
메르세데스 ME 내부. /사진=홍콩관광청 스타벅스에서 맥주를 마실 수 있다. 홍콩 스타벅스는 지난 4월부터 맥주와 와인을 판매했다. 스타벅스 IFC 몰(Starbucks Reserve Store IFC Mall)에서는 이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세계적인 커피 브랜드답게 스타벅스는 평범한 술 대신 홍콩의 맥주 양조장과 협업해 특별한 풍미의 맥주 2종을 선보인다. 이중 모카 브라운 에일은 초콜릿과 스파이시한 향이 풍미들 돋운다. 캐러멜 마키아토 크림 에일은 스타벅스 컬럼비안 커피를 재료로 사용해 달콤하고 고소한 커피향을 냈다. 와인도 내놓는데 레드 와인 4종과 화이트 와인 3종, 이탈리아산 스파클링 와인이 그것이다. 올드타운 센트럴로 향하는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에 오르기 전 이곳에서 은근한 낮술 한잔을 기울여도 그만이다. ◆낮보다 아름다운 홍콩의 밤 ‘아르마니 프리베’
맥주와 와인도 즐길 수 있는 홍콩 스타벅스. /사진=홍콩관광청 야경은 일반적으로 내려다보거나 멀리서 감상하기 마련. 홍콩의 경우 첫번째는 빅토리아 피크의 조망이고 두번째는 스타의거리에서 바라보는 심포니 오브 라이트일 것이다. 그런데 화려한 마천루 옆구리에서 이같은 야경을 즐길 데가 있다. 바로 아르마니 하우스의 루프톱 바 아르마니 프리베(Armani Prive) 얘기다. 아르마니 하우스는 조르지오 아르마니의 모든 브랜드를 망라한 패션 피플의 버킷 리스트에 속한 곳이다. 이곳 2층의 아르마니 프리베는 붉은 조명을 강조한 인테리어가 강렬하다. 칵테일 한잔 가격은 꽤 비싼 편이나 화려한 재료가 좋다. 또 멋진 테라스 야경까지 더하니 가치는 그만큼 충분해 보인다. 테라스에서는 색색의 화려한 조명을 치장한 마천루를 호젓하게 눈에 담을 수 있다. 분위기를 잡을 음료로는 어메이징 체리 샤워를 꼽는다. ◆수제맥주와 비비큐 향연 ‘더 라운드 하우스’
더 라운드하우스 내부. /사진=홍콩관광청 소호의 한쪽 구석, 필 스트리트는 가파른 경사를 따라 이어지는 골목이다. 도시를 관통하는 중심가는 아니지만 맥주 애호가와 젊은 힙스터에겐 명소다. 골목 어귀부터 센트럴에서 가장 멋지고 진지한 크래프트 비어 펍이 늘어서 있다. 그 중 더 라운드하우스(The Roundhouse)는 전세계 수제맥주와 쫄깃하고 기름진 비어캔 치킨으로 유명한 펍이다. 바 안쪽의 탭에서 26종의 신선한 맥주를 따를 수 있다. 더 라운드하우스의 주인장은 맥주의 소믈리에 격인 ‘비어 저지’(Beer Judge) 자격을 취득했다. 독일, 일본, 뉴질랜드 등 전세계 수제맥주를 갖춘 가운데 특히 8종의 홍콩산 수제맥주에 눈길이 꽂힌다. 비어 플래터를 주문하면 여러 종류의 맥주를 맛볼 수 있다.
◆가족여행과 트레킹 명소 ‘빅토리아 피크’
빅토리아 피크 루가드 로드에서 바라본 홍콩뷰. /사진=홍콩관광청 센트럴과 인접한 홍콩파크 옆에서 피크트램을 타고 오르면 그 유명한 빅토리아 피크다. 빅토리아 피크는 마천루와 빅토리아만을 조망하는 대표적인 홍콩여행 명소다. 홍콩여행에 최근 트레킹이 한자리를 꿰찼다. 잿빛 빌딩 숲속에서 웬 트레킹인가 싶을 것. 그런데 홍콩섬 반대쪽의 드래곤스백이나 빅토리아만 건너편 멀리 윌슨이나 맥리호스 트레일을 언급할 이유가 없다. 빅토리아 피크만 올라와도 그 사정을 알 수 있어서다. 빅토리아 피크의 둘레길 쯤 되는 ‘루가드 로드’는 가족여행 트레킹에 적합하다. 피크 허리를 감싸는 길은 평탄한 데다 홍콩 도심 전망이 빼어나다. 특히 야간 트레킹은 기상 상황과는 무관하게 환상적이다. 맑은 날에는 주룽만과 침사추이, 빅토리아만과 외항의 야경을 폭넓게 마주할 수 있다. 궂은 날에도 이따금 보이는 그 풍광은 치명적으로 매혹적이다. 루가드 로드는 할레크 로드와 이어져 빅토리아 피크를 한바퀴 도는 ‘피크서클워크’를 완성한다. 3.5㎞ 원점회귀 코스로 1시간30분가량이면 충분하다. 이후 피크트램이나 버스(15번, 또는 미니 1번)를 이용하면 센트럴로 돌아갈 수 있다. 또는 코스 중반 홍콩대학교로 우회해 센트럴로 향해도 좋다. <자료제공=홍콩관광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