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철 LG화학 부회장 / 사진=뉴시스 조성봉 기자
LG화학 신학철호가 지난 1일부로 본격적인 출범을 알렸다. 창립 이후 첫 외부 출신 대표이사인 신학철 부회장은 전임 박진수 부회장이 일군 성공신화를 이어받아 LG화학의 새로운 도약을 이뤄야하는 막중한 과제를 떠안았다. 과연 LG화학은 신 부회장 체제에서 어떤 변화와 혁신을 이룰 수 있을까.
◆포트폴리오 확대 본격화

LG화학이 대표이사에 첫 외부인사 수혈을, 그것도 주력사업인 석유화학과는 거리가 먼 인물을 앉히는 과감한 조치를 단행한 것은 회사의 빠른 사업구조 변화와 무관치 않다.


LG화학은 현재 주력사업인 석유화학에서 신소재, 배터리, 정보전자소재, 생명과학 등 첨단 소재·부품과 바이오 분야로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2016년부터 3년간 이어진 슈퍼사이클이 끝나면서 수익성이 둔화된 석유화학사업을 비중을 줄이고 포트폴리오를 다각도로 확대해 새로운 수익모델을 확충하기 위함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공시된 LG화학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LG화학 영업이익은 6024억원으로 전년보다 23.7% 감소했다. 이는 주력인 기초소재부문의 수익이 줄어든 영향이다.

LG화학 측은 원재료 가격 상승과 무역 분쟁에 따른 수요 위축 등으로 주요 제품의 스프레드가 축소돼 전 분기 대비 수익성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3분기 누적 기준 영업이익 역시 1조956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43% 줄었다.


문제는 앞으로도 기초소재부문의 수익성 감소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산업연구원은 내년 석유화학사업이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 감소, 북미 천연가스 기반 화학 설비(ECC) 신증설 등 공급 증가 요인이 맞물리며 업황이 나빠질 것으로 예측했다.

현재 LG화학의 수익구조는 기초소재에 치중됐다. 지난해 3분기 누적기준 전체 매출에서 기초소재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64.7%에 달한다. 같은 기간 전체 영업이익에서 기초소재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96.6%나 된다.

다만 비중은 매년 조금씩 줄어드는 추세다. 기초소재의 매출 비중은 2016년 69.1%에서 2017년 67.1%로 줄었다. 같은 기간 기초소재의 영업이익 비중도 107.4%에서 95.9% 낮아졌다.

이런 가운데 LG화학은 배터리, 바이오 부문에 공격적인 투자를 감행하면서 미래먹거리 육성에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 LG화학은 현재 중국 난징 빈강 경제개발구에 전기차 배터리 제2공장 신설과 폴란드 생산라인 증설 등을 추진 중이다.

이를 통해 2017년 말 기준 18GWh 규모인 LG화학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능력은 2023년까지 50GWh 이상으로 늘어나게 된다. 또한 연구개발(R&D)인력도 2020년까지 6300명 수준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LG화학 오창 전기차 배터리 생산라인 / 사진=LG화학
◆체질개선 적임자

바이오 분야의 투자도 괄목할 만하다. LG화학은 지난해 11월 미국 바이오벤처 ‘큐 바이오파마’의 면역항암제 신약과제 3개를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투자 규모만 1조원대다.

또한 12월에는 영국 바이오 기업 ‘아박타’와 단백질 치료제 개발 계약을 맺는 등 잇달아 공격투자를 단행 중이다. LG화학은 매년 3000억~5000억원 규모의 R&D 및 시설투자를 통해 2025년까지 바이오 분야 매출액을 5조원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LG화학은 미래먹거리 집중육성을 통해 기초소재의 비중은 점차 낮추고 다른 사업부문과의 균형을 맞출 방침이다. 신 부회장은 이 같은 LG화학의 체질개선을 주도할 적임자로 평가받는다. 신 부회장은 1984년 글로벌 소재기업인 3M의 한국지사에 평사원으로 입사해 필리핀 지사장, 3M 미국 본사 비즈니스 그룹 부사장을 역임했다.

이후 2011년부터 한국인 최초로 3M 해외사업부문 총괄 수석부회장을 맡은 뒤 글로벌 연구개발(R&D), 전략및 사업개발, 공급망관리(SCM), IT 사업 등 다양한 분야의 업무를 총괄하며 ‘샐러리맨 신화’를 쓴 입지전적인 인물로 평가받는다.

신 부회장은 성공의 비법으로 소통과 기업의 체질 혁신을 강조해왔다. 좌우명은 ‘치기언이과기행(恥其言而過其行·자신의 말이 행동보다 앞서는 것을 부끄럽게 여긴다)’이며 끊임없는 ‘근면’과 ‘현장 중심의 리더십’을 중요시 한다.

화학사업과는 직접적인 연관이 없지만 글로벌 기업의 혁신을 진두지휘했고 소재·부품 사업 전반에서 뛰어난 성과를 낸 점은 LG화학의 체질개선 속도를 앞당기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LG화학은 신 부회장 영입배경에 대해 세계적인 혁신기업인 3M에서 수석부회장까지 오르며 글로벌 사업운영 역량과 경험은 물론 소재·부품 사업 전반에 대한 통찰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또한 급변하는 사업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면서 조직문화와 체질의 변화·혁신을 주도할 수 있는 적임자로 판단했다는 설명이다.

LG화학 관계자는 “글로벌 기업에서 쌓은 역량과 경험을 바탕으로 LG화학이 세계적인 혁신기업으로 도약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74호(2019년 1월8~14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