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보노디스크제약의 비만치료제 '삭센다펜주' 제품 사진. /사진=노보노디스크제약
피부과, 성형외과, 산부인과 등 개원가에서 '비만치료주사' 삭센다펜 처방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오남용을 예방하기 위해 처방 지침을 안내했으나 개원의들은 의료보험 수가가 책정되지 않아 수입에 도움이 안된다며 외면하는 분위기다.

삭센다펜은 하루 한 번 주사로 식욕을 줄일 수 있다는 편리성과 항정신성 약물이 아니라는 점 때문에 수요가 크게 늘었다. 그러나 삭센다펜은 전문의의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으로 오남용시 저혈당 쇼크·감염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더욱이 일선 의원급 진료기관에서는 첫 삭센다펜 처방 후에는 의사의 대면진료를 거치지 않고 간호사가 처방전을 발급하고 있어 오남용에 따른 위험성을 부추긴다. 

삭센다펜은 만성 당뇨질환자가 인슐린 처방을 받은 뒤 직접 주사하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한세트의 제품을 여러차례 나눠 사용하게 된다. 이에 전문의의 주기적인 대면진료를 통한 처방과 투약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대한의사협회의 삭센다펜 사용 지침도 이같은 배경에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박종혁 의협 대변인은 "의료기관에서 적절한 (삭센다펜) 치료가 이뤄질 수 있도록 회원들에게 취급 관련 주의사항 등을 적극 홍보하겠다"며 "자가주사에 따른 오남용 예방과 안전한 사용을 위해 한 세트 중 첫 회 주사는 의료기관 내에서 시행해야 한다는 권고지침을 내렸다"고 밝혔다.

그러나 개원가에서는 이를 반기지 않는 분위기다. 한 세트 중 첫 회 주사를 의료기관 내에서 하려면 새로운 세트를 처방할 때마다 대면진료가 불가피하지만 의료보험 수가가 책정되지 않아 수입에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서울 중구에서 피부과의원을 운영 중인 A씨는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환경적 변화가 필요하다"며 "비만치료 상담·대면 치료에 대해 적정 수가 보상 등 정책적 뒷받침이 선행돼야 의료가 정상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박종혁 대변인은 "삭센다펜 오남용을 막고 비만을 효과적으로 치료하려면 환자 대면진료를 일상화해야 한다"며 "수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관계부처와 함께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건강보험 재정을 운영·관리하는 정부는 경도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한 제도 시행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올 1월부터 치료 목적으로 시행되는 모든 고도비만 수술에 건강보험을 적용했으나 경도비만 환자는 제외했다. 

김정옥 심평원 의료수가실장은 "한정된 건강보험 재정에서 중증 환자들에게 최대 효용을 주려면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삭센다펜은 덴마크제약사 노보노디스크제약의 GLP-1 수용체 약물로 당초 당뇨병치료제로 개발됐으나 이후 체중감량에도 효과가 입증됐다.

지난해 3월 국내 시장에 안착한 후 7개월 만에 시장 점유율 6%대를 기록하면서 3위까지 올라섰다. 국내에서 성인 환자 체중관리를 위해 식이요법, 신체 활동 증대 보조약제로 사용된다. 당뇨병 전단계나 제2형 당뇨병, 고혈압 또는 이상지질혈증 등 한 가지 이상 체중 관련 동반질환이 있는 비만 환자에게 처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