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머니S DB @머니S MNB, 식품 외식 유통 · 프랜차이즈 가맹 & 유망 창업 아이템의 모든 것

‘손 안의 쇼핑’ 이커머스가 전성시대를 맞았다. 이커머스시장은 지난해 거래액 100조원을 넘어서며 유통업계 열풍을 넘어 핵심으로 자리했다. 이커머스가 쇼핑 대세로 뜨자 기존 업체와 대기업 간 밥그릇 다툼으로 시장은 올해 더욱 치열해질 기세다. <머니S>는 국내 이커머스업계를 조명했다. 또 업체 간 전략을 살펴보고 IT기술과 결합한 이커머스의 미래를 내다봤다. <편집자주>

[이커머스 어디까지 왔나-중] 뛰어드는 ‘공룡들’

국내 이커머스시장이 폭풍전야다. 성장을 거듭하던 시장 내에 새로운 메기가 뛰어들 태세여서다. 그런데 메기 덩치가 여간 큰 게 아니다. 롯데, 신세계 등 ‘유통 공룡’은 물론, 거대 IT기업 네이버와 카카오까지 이커머스시장 문을 두드린다. 메기들의 참전과 함께 기존 업체의 지키기 전략이 더해지며 올해 이커머스업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유통망·자금 갖춘 대형 메기들

2015년 54조원을 기록했던 온라인쇼핑시장 거래액은 올해 약 130조원까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모바일쇼핑이 대세로 떠오르며 이 시장은 이제 유통업체들의 차세대 먹거리로 자리매김하는 모양새다.


‘대형 메기’들은 대규모 자금을 퍼부어 기존 업체와 차별점을 갖겠다는 전략이다. 업체 인수나 신 브랜드 론칭이 아닌 갖고 있던 무기(유통망·가입자)를 바탕으로 시장에 뛰어들겠다는 각오다.

롯데는 지난해 8월 e커머스 사업본부를 신설했다. 백화점을 포함한 유통 8개 계열사가 각각 운영 중인 온라인몰을 통합해 하나의 브랜드로 선보이려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 과정에서 3조원을 투입, 2022년까지 온라인 매출을 20조원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신세계도 1조7000억원을 투입해 플랫폼 통합전략을 내세운다. 오는 3월 이마트몰, 신세계몰, 이마트트레이더스몰 등 그룹 산하 온라인몰을 모두 합친 통합법인을 출범시킬 예정이다. 신세계 온라인 법인은 2023년까지 10조원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SK플래닛 산하에 있던 11번가도 지난해 9월 별도 법인으로 독립해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11번가는 H&Q코리아로부터 5000억원 투자 유치를 받아 SK그룹 내 정보통신기술(ICT) 관련 계열사와의 시너지 창출로 업계 최고 이커머스 포털 구축을 노린다. 이상호 11번가 신임 사장은 출범식에서 “11번가는 쇼핑정보 취득, 상품 검색, 구매 등 쇼핑과 관련한 모든 것을 제공하고 판매하는 ‘커머스 포털’로 진화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강력한 플랫폼을 이미 구축한 네이버와 카카오도 참전한다. 네이버는 지난해 11월 쇼핑과 간편결제 등을 맡는 네이버페이 조직을 아예 사내독립기업(CIC)으로 분사했다. 네이버의 ‘스마트스토어’는 20만명가량의 판매자들이 입점한 만큼 이들과의 연계를 통해 효율적인 시장 공략을 진행한다. 카카오도 지난해 말 커머스사업부문을 분리해 ‘카카오커머스’를 설립하며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한 상태다.

대형 메기들은 거대한 유통망과 자금력으로 기존 이커머스 업체들을 위협할 전망이다. 롯데와 신세계는 자체 충성고객과 유통망 시너지를 활용한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각각 2600만명, 4200만명의 가입자를 보유한 네이버페이, 카카오톡을 활용해 시장 안착을 노리고 있다.

관건은 물류 경쟁력 강화다. 기존 사업자인 쿠팡은 대표 서비스인 로켓배송으로 차별화를 꾀하며 이커머스업계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로켓배송의 성공은 판매를 포털 검색에만 의지하던 이커머스업체들이 전략을 바꾼 계기가 됐다.

이 점을 알고 있는 대형 메기들은 물류 경쟁력 강화에 힘쓴다. 롯데는 지난 1월, 롯데글로벌로지스와 롯데로지스틱스의 통합을 단행해 이커머스에 최적화된 물류서비스를 제공하려는 준비를 마쳤다. 신세계도 경기도 용인과 김포시에 각각 개설된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로 물류 경쟁력을 강화했다. 신세계는 상품 출고와 배송 등 전과정을 자동화한 첨단 물류센터로 효율성을 높일 방침이다.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이사가 롯데 e커머스사업본부 전략 및 비전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제공=롯데쇼핑

◆‘대기업 벽’ 앞에 무너질까

대형 메기들의 참전으로 기존 업체들의 위기감이 고조된다. 이미 소셜커머스 3사(쿠팡·위메프·티몬)는 꾸준히 적자를 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쿠팡의 영업손실은 5000억~6000억원, 티몬이 1000억원대, 위메프가 500억원대다. 11번가 역시 수천억원대의 적자를 냈다. 오픈마켓을 중심으로 이커머스에 뛰어든 이베이코리아(G마켓·옥션 등)만 유일하게 흑자를 내는 실정이다.

물론 쿠팡의 경우 대규모 물류서비스 투자를 통해 이를 회수하는 시점으로 영업손실 폭이 꾸준히 줄고 있다. 다른 업체들도 영업 손실폭이 감소세다. 하지만 롯데나 신세계, 네이버 등이 이커머스업계에 본격 진출하면 줄었던 손실폭이 다시 상승할 수 있다. 절대 강자가 없던 이커머스시장이 더욱 치열한 경쟁양상을 띠며 그들끼리 ‘치킨게임’을 벌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기존 업체들은 우수한 인력 확보에도 비상이 걸렸다. 대기업은 고 연봉을 바탕으로 업계 우수한 상품기획자(MD)들을 영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이커머스업계 개발자 몸값이 천정부지로 뛰어 이들이 고 연봉이 보장된 업체로 자리를 이동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대형 메기의 참여가 시장 판도를 바꿀 것이라 전망하면서도 기존 업체들이 힘없이 무너지지는 않을 것이라 본다. 서용구 숙명여자대학교 교수는 “거대 유통망과 자금력이 있는 대기업이 사업 추진에서 유리한 측면이 있다”면서도 “외국도 오프라인 기반을 갖춘 업체들이 아마존한테 무너졌다. 오프라인 경험이 무조건 도움이 된다고 볼 수 없다. 누가 더 최적의 구매서비스를 내놓느냐의 문제”라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80호(2019년 2월19~25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