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뉴시스 DB
빅브라더는 정보 독점을 통해 사회를 통제하는 권력을 의미한다. 누군가는 사회를 돌보기 위한 최소한의 보호장치라고 말하지만 사실상 권력자의 사회통제 수단으로 작용한다. 지난해부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보여준 콘텐츠 관리 이면에는 강한 사상통제가 숨겨져 있다. 특히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게임분야는 국내와 해외를 막론하고 철저한 감시가 이뤄진 상황이다.중국은 게임을 디지털출판물로 식별해 개별콘텐츠마다 고유의 관리번호를 부여하고 있다. 판호라는 시스템을 통해 국가가 허락한 게임만 정상적으로 즐길 수 있는 구조다. 편의상 자국게임에 대한 허가를 내자판호로 부르며 해외기업의 경우 외자판호로 분류하고 있다.
게임산업에 강도 높은 통제가 가해진 것은 지난해 3월 헌법 개정과 함께 국무원 조직을 개편하면서 이뤄졌다. 체제정비를 이유로 국내외 판호발급을 전면 중단한데 이어 게임산업을 관장하던 광전총국을 4개 부서로 분리하고 공산당 중앙선전부 소속 국가신문출판서로 업무를 이관하는 등 중앙에서 통제하는 형태를 강화했다.
청소년 근시원인을 게임으로 규정하고 관련 종합방안을 제정해 새로운 셧다운제를 도입하기도 했다. 교육목적이 아닌 모바일게임 사용시간을 최대 2시간 이하로 제한하며 밤 9시 이후 접속할 수 없도록 차단했다.
이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장기집권 정책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시 주석은 집권 2기를 맞아 ‘전세계를 호령하는 과거 중국의 영광을 되찾는다’는 ‘중국몽’ 사상을 앞세웠지만 장기독재를 우려하는 여론의 반대에 부딪혔다. 초상화에 먹물을 뿌린 사건을 계기로 게임 등 콘텐츠에 폭력적인 부분과 채팅같은 커뮤니케이션기능이 있을 경우 철저히 감시하는 체제로 변했다.
전세계 게임시장을 장악한 텐센트도 예외는 아니었다. 지난해 텐센트의 게임플랫폼 위게임에서 유통중이던 ‘몬스터헌터: 월드’ PC판을 출시 5일 만에 서비스를 중단시켰고 소셜포커게임 ‘톈톈더저우’의 서버도 폐쇄하는 조치를 취했다. 지난해 말부터 재개된 내자판호 리스트에서도 텐센트 게임은 교육용에 한해 허가를 받으며 여전히 감시권 내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최근에는 해외 게임이 퇴출위기에 놓였다. 대만의 레드캔들게임즈가 선보인 신작게임 ‘환원’(還願)에서 ‘시진핑 곰돌이 푸’를 연상시키는 한자 이스터에그가 발견됐기 때문. 이 게임은 중국에서 출시된 후 공포를 극대화 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큰 인기를 끌었지만 유통사에서 서비스를 중단한 것도 모자라 손해배상까지 당하면서 좌초될 위기에 놓였다.
시진핑 곰돌이 푸는 시 주석이 미국의 오바마 전 대통령과 나란히 걷는 사진이 공개되면서 알려진 비유다. 두 사람은 푸와 티거의 사진과 비교되며 희화화 됐는데 푸의 튀어나온 배가 시 주석과 닮았다는 풍자로 묘사되기 시작했다.
스팀플랫폼에서 찾아볼 수 있는 환원. /사진=스팀 홈페이지
글로벌게임플랫폼 스팀에서는 별점테러로 몸살을 앓고 있다. 환원은 관련 이슈 발생전 긍정적 평가지표를 받다가 별점테러로 인해 부정적 수준까지 떨어진 상태다. 해당 이스터에그는 1.0.5패치를 통해 수정됐지만 중국 동영상플랫폼 ‘비리비리’ 등에서 관련콘텐츠가 모두 내려가게 될만큼 흔적을 찾기 어려워졌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중국에서는 시진핑 주석이 정권을 장악하면서 체제를 공고히 하기 위한 작업이 진행되는 것으로 안다”며 “내년까지 개인의 빅데이터를 모아 사회신용시스템을 구축해 중국판 빅브라더를 완성해야 하는데 이런 상황에서 여론에 영향을 끼칠 게임은 당연히 눈 밖에 나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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