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음피움 봉제 체험. /사진=서울관광재단
박물관 여행이 고루하다는 편견은 버리자. 각종 체험 프로그램이 있어 재미가 쏠쏠한 박물관이 많아서다. 물론 역사를 스토리로 쉽게 풀어 이해를 돕는 곳도 있으니 가족단위 여행객에겐 제격이다. 더구나 미세먼지와 황사가 급습하는 봄에는 실내 체험공간으로서도 좋다. 서울관광재단이 이색박물관을 소개했다. 무료 관람은 물론 흥미진진한 무료 체험 프로그램도 있어 더욱 알차다. ◆역사 쉽게 풀어쓴 박물관
이음피움 상설전시장. /사진=서울관광재단
동대문구 창신동은 70~80년대 우리나라 패션산업의 배후기지였다. 지금도 이곳 봉제 골목에는 주택형 공장들이 밀집해 있다. 2018년 4월, 이 골목에 이음피움 봉제역사관이 문을 열었다. 4층 건물이다. 지하 1층에는 봉제 체험실, 2층에는 단추를 파는 단추가게와 기념품 가게, 상설전시장이 있다. 상설전시장은 전시장 자체가 설치 미술 작품처럼 보인다. 우리나라 산업화 과정과 봉제 역사, 봉제 과정 관련 사진 자료가 벽면을 가득 채웠다. 복층으로 연결된 3층 기획 전시장에는 30~40년 동안 봉제업에 종사한 봉제 마스터 10인의 작품과 프로필 사진을 전시하고 있다. 바느질카페와 옥상 전망대가 있는 4층에 올라가면 창신동 일대가 한눈에 들어온다. 텀블러가 있으면 커피와 각종 음료를 무료로 제공한다. 봉제 체험실에서는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청바지, 미니스커트, 나팔바지와 같은 각 시대를 대표했던 의상을 종이 키트로 만들어 보면서 옷의 구조를 익히는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성인 프로그램으로는 원단에 단추와 색실을 이용해 단추 달기, 컴퓨터 자수기로 이니셜 새기기, 열전사기로 캐릭터 스티커 붙이기 등의 무료체험이 있다. 현장 신청도 가능하다. 나만의 스카프 만들기, 인형 만들기 체험은 반제품 키트를 구입한 후 정해진 시간에 체험할 수 있다. 성인 대상 ‘내 몸에 맞는 맞춤옷 만들기’ 등 단기 유료 체험도 진행한다.
이음피움 봉제역사관에서 동대문(흥인지문)과 동대문 쇼핑타운, 창신동 매운족발 골목이 매우 가깝다. 동대문에서 이어지는 서울성곽길(낙산성곽 구간)을 따라 걷다 보면 한양도성박물관이 나온다. 박물관을 관람한 뒤 전망이 뛰어난 낙산공원에 올라보자. 낙산공원에서 대학로(혜화역) 쪽으로 내려가면 공연, 쇼핑, 식사 등 즐길거리가 많다.
마포구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은 일본군 위안부가 겪었던 역사를 되새기고, 피해자의 명예회복 등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개관한 곳이다. 일본군 위안부의 피해 사실을 기술하고 위안부의 유품, 고인이 된 피해자들의 얼굴 조형물 등을 전시한다. 전쟁터와 위안소를 배경으로 만든 지하전시관에는 피해자들의 고통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강북구 성신여대 박광훈복식박물관은 서울시 무형문화재 제11호 침선장 박광훈 선생이 기증한 전통 복식 600여점을 전시하고 있는 박물관으로 우리나라 전통 복식의 변천사를 볼 수 있다. 함께 자리한 자연사박물관에는 성신여대 지리학과와 생명과학·화학부에서 40여년 간 수집한 곤충, 암석, 식물 등의 표본 33만여점이 전시돼 있다.
◆어린이 인기만점 박물관
한국전력전기박물관. 조선 최초로 전등불을 켠 건청궁의 모형. /사진=서울관광재단
1887년(고종황제 24년) 경복궁 후원 건청궁 뜰 앞에서 우리나라 최초의 전등불이 켜졌다. 당시 대한제국이 동양에서 가장 우수한 전기 설비를 갖추고 있었다고 한다. 서초구 한국전력전기박물관은 이때로부터 100여 년이 넘은 우리나라의 전기 역사를 체계적으로 정리·보존하고 있다. 전기의 탄생과 전기 및 에너지 관련 세계 주요 과학자의 업적과 발명품, 우리나라 초기 전기 발전 설비와 최초의 대중교통인 전차 등을 소개한다. 아이들에게도 잘 알려진 에디슨이 발명한 발명품들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2층에 있는 한국전력공사 홍보관인 뉴에너지움도 들러볼 만하다. 스마트 에너지 시티, 에너지 터널, 스마트 홈 등으로 다채롭게 구성돼 있으며, VR 체험 시설도 갖추고 있어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다. 전기박물관이 있는 한국전력공사 강남지점 아트센터 건물 1층에 공연장과 갤러리가 있다. 전철 3호선 양재역에서 한 정거장 떨어진 양재시민의숲(매헌)역 5번 출구에서 산책하기 좋은 양재시민의숲이 가깝다. 양재시민의숲과 양재천, 서초문화예술공원이 연결돼 있다.
강서구 기생충박물관은 국내에 하나뿐인 기생충박물관으로 아이들의 흥미를 유발하기에 그만이다. 국민 대다수가 기생충에 감염돼 있던 옛 시절과 1969년부터 시작한 기생충 박멸 운동의 역사를 알려준다. 기생충의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고 기생충 연구를 통해 질병을 치료하는 성과도 전시한다.
중구 농협쌀박물관은 쌀의 가치와 효능, 농업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곳이다. 주말에 쌀떡, 당근카레우동, 블루베리쌀마들렌, 단호박크림소스 떡볶이, 당근쌀쿠키 등 쌀을 재료로 한 음식을 만들어 보는 체험을 진행한다. 쌀박물관과 이웃한 농업박물관에서는 수입 농산물과 우리 농산물을 비교해보는 게임과 농축산물 생산 이력 추적과 같은 체험을 할 수 있다.
◆다양한 체험 즐기는 박물관
뮤지엄김치간 김장체험. /사진=서울관광재단
종로구 뮤지엄김치간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인 한국의 김장 문화와 김치의 역사를 소개한다. 국내외 관람객들이 김장 문화를 보다 쉽게 이해하고 즐길 수 있도록 김치 담그기 체험을 상시 운영한다. 2015년 CNN의 세계 11대 음식 박물관에 선정된 곳이다. 어린이(6~13세)를 대상으로 어린이 김치학교를 무료로 운영한다. 아이들이 직접 김치를 담그고 밀폐 용기에 담아 가져갈 수 있다. 김치 종류는 백김치, 오이김치 등 분기마다 바뀐다. 김치 담그기 체험이 끝난 뒤에는 전문 안내원과 함께 전시관을 관람한다. 김치움에서는 냉장고 안에 보관된 20여종의 김치와 세계 절임 채소를 실물로 구경한다. 김치맛 보는 방에서는 백김치, 김장김치 등을 맛볼 수 있다. 잘 익은 김치를 썰 때 나는 삭삭 소리가 상큼한 김치로드를 걷고 전통 부엌을 모티브로 한 김치 사랑방에서 지역별 김치를 알아본다. 한복 체험방에 준비된 고운 한복과 꽃신으로 단장하고 전시관을 관람할 수도 있다.
뮤지엄김치간은 인사동 전통문화거리에 있다. 주변에 전통 공예품 가게와 갤러리가 많다. 전철 1호선 종각역 1-1번 출구에서 뮤지엄김치간으로 가는 길에 서울 600년 역사를 되돌아볼 수 있는 공평도시유적전시관에 들르면 좋다. 전철 1, 5, 3호선 종로3가역 4번 또는 6번 출구에서 북촌, 서촌의 인기를 잇는 익선동 한옥마을이 가깝다.
중구 티움(T.um) 은 최신 ICT 미디어 기술, VR, AR 체험을 통해 미래도시를 경험해보는 최첨단 시설을 갖췄다. 을지로 SK텔레콤 본사 건물에 위치한다. 로봇 게이트를 통과해 우주 셔틀을 타고 2049년의 미래도시, 하이랜드2049를 찾아가는 스펙터클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사전 예약 필수이며 입장은 무료이다.
은평구 다문화박물관에서는 세계 여러 나라의 고유한 문화와 역사를 체험할 수 있다. 외국인 강사와 함께 아프리카 악기와 춤을 배우거나 세계의 전통음식을 만들어 보고 세계 각국의 전통의상을 입고 패션쇼를 하는 등 연중 다양한 문화 체험 행사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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