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미지투데이

국내 유통업계를 중심으로 공모리츠에 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2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와 롯데그룹, 신세계그룹 등이 현재 리츠를 진행하거나 검토 중이다.

리츠는 ‘Real Estate Investment Trusts’의 약자로 부동산투자신탁을 의미한다. 소액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동산이나 부동산 관련 자본·지분(Equity)에 투자해 발생한 수익을 투자자에게 배당하는 방식과 유사해 ‘부동산 뮤추얼펀드’라고도 한다.


국토교통부의 ‘공모리츠 활성화 방안’에 따른 규제 완화와 힘입어 국내 공모리츠 시장이 활기를 띄고 추세다. 초기 이 시장에 뛰어들었던 홈플러스(MBK파트너스)와 한국리테일자산운용은 지난 14일 ‘한국리테일홈플러스제1호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이하 홈플러스리츠)의 흥행실패로 상장철회를 결정했지만, 언제든 여력이 되면 다시 도전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상태다.

이처럼 국내 유통업계를 중심으로 한 공모리츠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하다. 기업이 자산운용을 할 때 리츠(REITs)가 여러모로 유용하기 때문이다.

임일순 홈플러스 대표이사 사장이 지난달 27일 여의도 홍우빌딩에서 진행된 ‘홈플러스 리츠 상장 기자 간담회’에서 홈플러스의 핵심 성장 전략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웨버 샌드윅

◆‘실적악화 우려’ 넘어야 할 산
홈플러스는 최근 상장철회를 결정한 뒤에도 리츠 상장에 재도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향후 홈플러스가 선보일 리츠의 성패는 재무구조 개선과 현금확보에 중점을 둔 자산유동화 목적과 얼마나 부합하는지가 흥행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금융투자업계는 당초 홈플러스 리츠가 안정적인 임대수익 보장, 높은 배당수익률, 콜옵션 설정 등 다양한 투자매력을 내세웠지만 임대료 부담에 따른 실적악화 우려로 흥행에 실패했다고 분석했다.

김선미 KT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전반적으로 홈플러스 리츠는 리츠자체로서 투자매력이 매우 높다고 평가됐었다”면서도 “홈플러스 입장에서 보면 평가가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홈플러스 리츠가 예정대로 출시됐다면 ▲임대료 증가 ▲이자비용 축소 ▲배당수익 증가 등이 홈플러스 실적 변수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IFRS1116이 적용되면서 운용리스에 대해서도 자산·부채를 계상하게 되면서 감가상각비(51개 매장: 약 700억원) 부담은 리츠 출시 전후가 동일하고 트리플넷(Triple net)의 책임임차계약 구조상 부동산 보유세도 홈플러스가 직접 부담해야 했다.

또 홈플러스 리츠에 편입됐던 51개 매장의 연간 예상 임차료는 약 2200억원 규모로 차입금 2조2300억원의 상환에 따라 예상되는 이자비용 축소분은 연간 1400억원 수준이다. 홈플러스 리츠 30% 지분에 대한 기대 배당수익은 연간 500억원 정도로 홈플러스는 연간 약 300억원의 비용부담이 늘어나게 된다.

현금흐름 측면에서도 자산매각으로 약 4조원의 현금이 유입되지만 차입금 상환, 리츠 지분 매입비, 임대보증금 등을 감안하면 약 8000억원 정도만 남는다는 계산이 나온다. 여기에 2020년 자산매각 차익에 따른 법인세로 약 5000억원을 납부하고 2021년 이후 임대료가 매년 2.5%(약 55억원) 상승하는 등 실질적으로 유입되는 현금은 유의미한 수준은 아니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우려를 완화시키기 위해서는 점포투자를 통해 실적개선을 이끌어 낼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

홈플러스 리츠를 추진했을 당시 홈플러스는 홈플러스 스페셜(창고형 할인매장) 점포 확대·온라인몰(물류센터 등) 강화 등을 계획했다. 다만 해당 개발비를 홈플러스 리츠로 조달하려 했기 때문에 또 다른 해결책을 강구해야 한다.

김선미 애널리스트는 “홈플러스만의 독특한 매장 구조를 고려했을 때 점포 전환 효과는 기대할만 했다”면서도 “최소 2000억원이 넘는 리뉴얼 비용과 비교적 긴 준비시간은 홈플러스에게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이사가 지난해 서울 중구 롯데호텔 본점에서 롯데e커머스사업본부 전략 및 비전 소개 간담회를 열고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머니투데이 DB

◆지주사 나선 롯데, 효율성 초점
롯데그룹은 자산 효율화 측면에서 리츠를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의 경우 리츠 설립 및 운영을 롯데지주(롯데AMC)다.

롯데지주가 100% 출자한 롯데AMC는 롯데리츠의 자산관리업무를 맡을 예정이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롯데쇼핑의 백화점·할인마트·아울렛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리츠의 AMC가 롯데쇼핑이 아닌 롯데지주사 소속이라는 점이다.

KTB투자증권은 지주사 차원에서 리츠를 설립·운영하기 때문에 롯데쇼핑 외에 계열사가 보유한 부동산들도 리츠에 편성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12월 애널리스트 간담회를 통해 그룹이 보유한 총 33조원의 자산 중 효율이 낮은 자산을 대상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적극적인 임차인 조정을 통해 점포 효율성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롯데AMC는 적극적인 MD 및 임차인 조정과 자산 재개발 등을 통해 자산 효율성을 높일 전망이다. 롯데리츠는 개선 가능성이 있는 부실점포를 기초자산으로 편입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때 적극적으로 MD 및 임차인을 조정하면 점포 매출 개선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자산 효율성이 낮아진 점포이므로 임차 계약이 연장되지 않으면 MD개편 과정에서 영업면적 축소 및 매출 하락 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

김선미 애널리스트는 “MD개편 과정에서 영업면적이 축소도리 가능성이 있지만 리츠 배당수익과 연결자회사 실적개선으로 일부 만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입지는 좋지만 효율이 낮아진 건물의 경우 건물 재개발 및 리뉴얼을 통해 효용가치를 높일 수 있다는 점도 롯데 리츠의 기대 요소 중 하나다.

롯데그룹은 이미 계열사를 활용해 자산을 개발하거나 운영한 경험이 있다. 이에 ‘롯데캐슬 민간임대주택’ 등에서 보여준 계열사 시너지가 롯데 리츠에서도 발휘될 것으로 기대된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지난해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신세계그룹 상생 채용박람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DB

◆신세계, ‘부실자산 매각’ 리츠 활용
마지막으로 신세계그룹은 홈플러스, 롯데그룹에 비해 리츠 운용에 보수적인 편이다. 신세계그룹은 세일즈앤리스백(Sales & Lease back)으로 자산 유동화 시 임대료 증가로 인해 예상되는 실적훼손 규모가 크고 부동산 직접 소유율도 상대적으로 높다.

신세계그룹의 직접소유 건물 비중은 백화점 25%(부분임대 포함 시 58%), 이마트 83%, 트레이더스 86% 수준이며 임차료 비중은 2017년 기준 1.86%(백화점: 9.94%, 이마트: 0.78%)로 롯데쇼핑(7.31%), 현대백화점(2.87%), 홈플러스(5.16%) 보다 낮다.

이에 신세계그룹은 부실자산 매각을 목적으로 리츠를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신세계그룹은 리츠를 활용해 부실자산을 매각했던 경험이 있다. 이후 계열사가 취득해 용도변경을 통해 새로운 수익원으로 활용했는데 이마트 학성점이 대표적인 사례다.

당시 이마트는 ‘신세계하나제1호기업형임대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신세계건설 46.11%)에 이마트 학성점을 약 311억원에 매각했다. 이 점포는 용도변경을 통해 공공지원형 민간임대주택으로 개발됐다.

현재 신세계그룹은 일부 노후화된 부실점포를 정리할 계획이며 해당 점포를 지역내 물류센터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김선미 애널리스트는 “그룹의 중장기 성장이 온라인 사업부에 맞춰져 있기 때문에 변화를 결정하는데 시간이 많이 소요될 것”이라며 “유통3사 중 리츠 활용에 있어서는 가장 소극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