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미지투데이

생명보험사들이 회계기준 변경 대응을 위해 배당을 억제하는 분위기지만 일부 외국계 생보사는 여전히 배당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라이나생명의 경우 지난해 3000억원이 넘는 순이익 대부분을 미국 본사에 배당했고 푸르덴셜생명은 최근 배당을 줄여오다 올해는 예년수준으로 다시 확대했다. BNP파리바카디프생명의 경우 배당 규모가 순익의 5배에 달했다.

대부분 국내 생보사들은 회계기준 변경에 대응해 배당을 자제하는 분위기여서 사뭇 대조됐다. 배당 확대는 자본 위축으로 이어져 건전성이 취약해질 수 특히 고배당을 실시한 외국계 생보사는 지분 대부분이 외국 본사여서 건전성 관리에 소홀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라이나생명, 순익 95% 배당

각 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사업연도 배당을 실시한 외국계 생보사 5곳의 배당금 총액은 4445억원, 배당성향은 62.9%로 조사됐다. 배당금은 전년보다 63.9%, 배당성향은 33.2%포인트나 높아졌다.

국내 생보사의 경우 배당을 실시한 6곳의 배당금액은 9052원, 배당성향은 28.8%다. 배당금은 전년 대비 5.1% 늘었고 배당성향은 0.6%포인트 하락했다.


외국계의 경우 라이나생명이 배당을 대폭 늘렸다. 라이나생명은 지난해 3500억원을 배당해 2016년(1500억원), 2017년(1200억원)보다 두 배 이상 급증했다. 지난해 배당성향은 94.6%에 달해 순익의 대부분을 미국 본사가 가져간 구조였다. 지난해 배당성향은 37.3%였다.

라이나생명 관계자는 “미국 본사 그룹 차원에서 뉴질랜드 생보사를 인수했는데 자금마련을 위해 일회성으로 배당을 확대한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푸르덴셜생명은 2016년 미배당, 2017년 500억원 배당에서 지난해는 700억원으로 확대했다. 배당성향은 42.6%로 전년에 비해 14.2%포인트 높아졌다.

BNP파리바카디프생명의 경우 배당성향이 445%로 전년보다 6배 이상 높아졌다. 당기순순익이 194억원에서 5억원으로 대폭 줄었지만 배당은 포기 못한 모습이다. BNP파리바카디프생명이 최근 5년간 누적 27억원의 적자를 낸 것을 감안하면 배당총액을 줄였다고 해도 긍정적으로 보기 어렵다.

동양생명은 실적에 따라 배당이 크게 좌지우지 됐다. 2016년에는 육류담보대출 사태로 인해 순익이 대폭 쪼그라들면서 배당성향이 170.2%까지 치솟았지만 2017년과 지난해는 28~29%선을 유지했다. 순익이 급감한 지난해는 배당금도 72.2%(405억원) 줄여 전년과 비슷한 수준의 배당성향을 유지했다.

메트라이프생명은 2014년부터 2016년까지 3년 연속 80%대의 배당성향을 보였지만 이후 점차 낮아지는 추세다. 2017년 배당성향은 16.2%, 지난해는 9.5%로 떨어졌다. 최근 3년간 배당총액 역시 ▲2016년 650억원 ▲2017년 350억원 ▲2018년 120억원이다.


◆배당 억제하는 국내 생보사
국내 생보사는 올 초 신한금융지주에 편입된 오렌지라이프를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비슷한 수준의 배당성향을 유지했다. 오렌지라이프는 자회사 편입 지연으로 이전 대주주인 MBK파트너스가 막판 배당금까지 챙겨가면서 68.5%의 배당성향을 보였다. 국내 생보사 중 압도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지분 매각 일회성요인(1조1000억원)을 올해와 내년 배당에 반영키로 했다. 지난해 사업연도 배당총액은 4759억원으로 전년보다 32.5% 증가했지만 배당성향은 27.4%로 3.4%포인트 하락했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삼성생명 배당 전략을 다소 소극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한화생명의 배당금은 751억원으로 전년 대비 28.6% 줄었고 교보생명은 2년 연속 1025억원을 배당했다. 신한생명은 최근 3년 중 2017년에만 580억원을 배당을 실시했으며 흥국생명과 농협생명은 2015년 이후 배당을 실시하지 않고 있다.

미래에셋생명의 배당총액은 385억원으로 전년보다 2.3% 줄었지만 배당성향은 36.1%로 18.3%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2017년 PCA생명을 인수하면서 발생한 염가매수차익(1800억원)에 따른 기저효과로 순익이 감소한 여파다. 미래에셋생명은 상장사로 주주가치 제고 차원에서 전년 수준의 배당을 유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금 회수 차원… 건전성은 숙제
생보업계는 2022년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에 대비해 배당을 자제하는 분위가. 회계기준이 변경되면 자본 부담이 가중되는데 배당확대는 자본에 해당하는 이익잉여금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배당한 만큼 자본부담이 커진다는 의미다.

통상적으로 외국계 생보사가 국내사에 비해 리스크 관리에 안정적인 것으로 평가되지만 배당에 있어서는 상이하다.

상장사의 경우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일정 수준의 배당성향을 유지하는 경우가 많지만 외국계 생보사는 동양생명을 제외하면 상장사가 없다. 배당을 확대한 라이나생명과 푸르덴셜생명은 해외 본사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꾸준히 고배당에 대한 감시활동을 강화해왔지만 직접적인 규제 방안이 없는 만큼 현실적으로 제동을 걸기도 어렵다. 이번 배당을 실시한 외국계 생보사 5곳 모두 지난해 말 지급여력(RBC)비율이 전 분기보다 하락했다.

라이나생명의 경우 지난해 9월 말 지급여력(RBC)비율이 294%로 2012년 이후 처음으로 300%선이 무너졌으며 지난해 말은 276%를 기록해 더 떨어졌다.BNP파리바카디프생명의 경우 지난해 말 RBC비율이 347.9%로 전분기보다 3.6%포인트, 푸르덴셜생명은 461.8%로 전 분기보다 3.6%포인트, 9.9%포인트 각각 하락했지만 안정적 수준을 유지했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외국계 생보사의 경우 한국 진출 후 오랫동안 배당을 단행해오지 않다가 잉여자금이 쌓이면서 고배당을 실시하는 경우가 많다”며 “투자금 회수 차원인 만큼 부정적으로만 보기 어렵지만 회계기준 변경을 감안하면 리스크가 커지는 측면이 분명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상장사의 경우 주주가치 제고 차원에서 배당을 무작정 억제하기 어렵다”며 “보장성 중심의 상품구성이 고착되고 회계기준 변경에 대한 준비가 충분하다고 평가되면 배당도 보다 적극적일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