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리스크는 여러 모습으로 나타난다. 폭력을 휘둘러 기업 이미지를 바닥까지 떨어뜨리는가 하면 형제 간 경영권을 놓고 분쟁을 빚기도 한다. 또 어떤 오너는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된 상태에서도 고액의 연봉을 챙겨 논란의 중심에 선다.

원조 라면기업 삼양식품을 이끄는 전인장 회장이 지난해 10억원에 달하는 연봉을 받았다는 소식에 재계에선 우려 섞인 반응이 나온다. 오뚜기에 밀려 ‘라면 3위’로 추락하는 등 경영 낙제점을 받아오다 최근 불닭볶음면으로 재미를 보는 와중에 오너리스크라는 악재가 터져서다.


전 회장이 지난해 받은 급여는 6억2679만원. 성과에 연동하는 상여금 7억893만원을 포함해 13억3573만원의 연봉을 받았다. 전 회장의 부인인 김정수 삼양식품 사장도 급여 4억7500만원과 상여금 2억5833만원을 포함해 7억여원을 챙겼다.

삼양식품 측은 지난해 3월 전 회장이 검찰수사를 받고 있다고 밝힌 이후에도 직전보다 상여금을 200~300%나 올려줬다. 계량지표와 관련해 매출액이 2016년 대비 2017년에 31.3% 증가한 점, 영업이익이 2016년 224억원에서 2017년 406억원으로 전년 대비 81.5% 증가한 점 등을 고려했다는 게 회사측 설명.

하지만 전 회장 부부의 연봉내역이 공개되자 여론은 싸늘하게 식었다. 횡령·배임혐의로 실형을 받은 전 회장이 오너라는 이유로 수십억원대 연봉을 받는 게 적절한 지가 논란이다. 전 회장은 지난해 4월 회삿돈 50억원가량을 횡령한 혐의로 지난해 말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고 구속 수감 중이다. 김 사장은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을 받았다.


최근 열린 주주총회에서도 이 같은 내용이 지적됐다. ▲전 회장이 횡령으로 회사에 손해를 끼친 점 ▲회사 이미지에 악영향을 미친 점 등에 따라 등기이사 직에서 제외하자는 주주제안이 상정됐지만 표 대결로 무산됐다.

재계에서는 오너리스크로 회사에 막대한 피해를 주면서도 거액의 급여를 타가는 관행을 이참에 끊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의 ‘오너리스크’는 해당 기업과 오너 일가에 그치지 않고 투자자와 고객에게까지 악영향을 끼친다”며 “그동안 관행적으로 지급했던 ‘명함 값’ 폐단을 끊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제 공은 전 회장에게 넘어갔다. 중요한 건 당장 눈앞의 연봉이 아니라 ‘라면 명가’라는 기업 이미지 회복과 불닭볶음면으로 누리고 있는 제2전성기를 유지하는 데 있다고 본다. 전 회장이 삼양라면의 ‘리스크’가 아닌 든든한 지원군이 되기 위해서는 사욕을 버리고 회사의 성장을 지원하는 쪽으로 방향을 트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 본 기사는 <머니S> 제587호(2019년 4월9~15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