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알라룸푸르 법원으로 들어서는 나집 라작 전 말레이 총리. /사진=로이터.

5조원대 비자금 조성 의혹을 받는 나집 라작(66) 전 말레이시아 총리에 대한 재판이 3일(오늘) 쿠알라룸푸프 법원에서 시작됐다.
나집 라작 전 총리가 취임 첫해인 2009년 세운 국영투자기업 1MDB를 통해 수조원의 국비를 비자금으로 빼돌렸다는 내용의 이른바 ‘말레이시아 부패 스캔들’은 할리우드 유명인사와 세계 최대 투자은행 골드만삭스 등이 연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세계를 들썩였다.

거대한 스캔들의 민낯을 드러낸 주역은 ‘사라와크 리포트’라는 인터넷 탐사보도 매체로, 영국 BBC 출신 클레어 루캐슬 브라운이 2015년 처음 보도했다. 그는 동남아시아의 부패 이슈를 집중적으로 취재하며 1MDB 스캔들과 관련된 이메일 약 22만7000건 등 증거문서를 관계자에게서 전달받고, 7억달러가 넘는 자금이 나집 전 총리의 개인 계좌로 흘러간 전말을 기사로 냈다.


1MDB는 에너지·부동산·관광 산업에 투자하기 위해 글로벌 투자자금을 유치한다며 말레이시아 석유를 담보로 채권을 발행했다. 그러나 그렇게 모인 돈은 총리와 측근들 주머니로 향했다. 2015년 말에는 1MDB의 부채가 130억달러에 육박한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지난해 5월 마하티르 모하맛 총리는 당선되자마자 1MDB 수사를 시작했다. 나집 전 총리는 45억달러 이상의 돈을 빼돌린 혐의로 같은 해 7월 자택에서 체포됐다. 그의 집에서는 현금 1억1400만링깃(약 2644만달러), 보석 1만2000점, 명품 핸드백 500여개 등이 발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