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비스포크' 냉장고. /사진제공=삼성전자

가전업계가 ‘퍼플오션’ 창출로 한계극복에 나섰다. 퍼플오션이란 치열한 경쟁 시장인 레드오션과 경쟁자가 없는 시장인 블루오션을 합친 용어다.


위험부담이 큰 블루오션을 개척하기보다 포화상태에 이르렀지만 안정성이 검증된 레드오션에서 발상의 전환을 통해 새로운 돌파구를 찾으려는 전략이다. 각 업체들은 철저히 소비자를 중심에 둔 새로운 가치를 접목해 성장의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새로운 소비형태 주목
퍼플오션은 파생상품을 제작하거나 새로운 서비스·판매방식을 적용하는 등 발상의 전환으로 개척 가능한 영역이다.

파생상품 제작은 하나의 소재나 콘텐츠로 다양한 상품을 만들어내는 ‘원 소스 멀티 유즈’가 대표적인데 이를테면 인기 있는 영화 속 캐릭터를 완구류·음료·과자류·의류·유아용품·기타생활용품 등의 제품에 활용함으로써 시장을 확장하고 부가가치를 극대화하는 방식이다.


삼성전자가 아이언맨·배트맨·스타워즈 등 인기영화의 캐릭터와 컬러를 활용해 특별 에디션 가전제품을 출시했던 사례가 여기에 해당한다. 자신이 좋아하는 캐릭터에는 지갑을 여는 ‘가심비’, ‘나심비’ 소비트렌드를 적극적으로 반영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한 것이다.

새로운 서비스·판매방식으로 퍼플오션을 창출한 사례는 2년 전부터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환경가전’이 대표적이다. 대기환경 변화로 미세먼지 이슈에 민감해진 소비자들의 관심이 증가하면서 실내오염물질을 빠르게 제거할 수 있는 제품이 새로운 소비 가치로 떠올랐다.

이에 가전업체들은 발상의 전환을 통해 기존부터 운용하던 공기청정기와 전기레인지 등의 제품을 ‘환경가전’ 카테고리로 묶고 제품의 라인업을 강화했다. 아울러 건조기, 의류관리기 등 새로운 제품 개발에 뛰어들며 환경가전의 저변을 확대했다.


신일의 펫 가전 브랜드 퍼비 '돌봄이 로봇 페디'. /사진제공=신일


그 결과 공기청정기 판매는 2016년 100만대에서 지난해 250만대를 돌파했고 건조기는 2016년 10만대에서 지난해 100만대를 돌파하는 초고속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2016년 5만대 규모였던 의류관리기 역시 올해 45만대로 9배가량 성장할 전망이며 전기레인지도 올해 시장규모 100만대를 돌파해 필수가전 반열에 올라설 것으로 보인다.
최근 업계가 주목하는 ‘펫 가전’과 ‘뷰티 가전’ 역시 퍼플오션의 대표적인 사례다. 반려동물을 가축이 아닌 가족으로 생각하고 반려동물을 위한 소비를 아끼지 않는 인구, 집에서 외모를 가꾸려는 인구 등을 겨냥해 마케팅전략을 재정비한 것이다.


쿠쿠는 지난달 라이프스타일 펫 브랜드 ‘넬로’를 론칭하고 첫 제품으로 ‘펫 에어샤워 앤 드라이룸’을 출시했다. 신일은 이보다 앞서 펫 가전 브랜드 ‘퍼비’를 론칭하고 자동 발 세척기 등 총 7가지 상품을 운용 중이다.


LG전자 뷰티기기 'LG 프라엘' /사진제공=LG전자


◆핵심은 ‘소비자 가치’ 창출
홈뷰티시장 진출은 더욱 활발하다. 현재 LG전자, 교원웰스 등 국내기업뿐만 아니라 파나소닉코리아, 다이슨, 야만 등 해외기업들도 국내 홈뷰티시장에 진출해 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홈뷰티시장 역시 지난해 5000억원을 형성한 것으로 추정되며 매년 10% 이상의 꾸준한 성장이 예상돼 앞으로 더 많은 기업이 출사표를 내밀 전망이다.

이처럼 가전업계가 집중하는 퍼플오션 창출의 핵심은 소비자 가치 창출에 있다. 인구와 생활환경 변화에 따른 소비트렌드가 급변하는 점을 고려해 대중이 아닌 다중이 만족할 수 있는 제품으로 활로를 찾겠다는 것이다.

특히 1인가구가 증가하고 나만의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제품을 소비하는 성향이 짙어짐에 따라 앞으로 이같은 트렌드는 한층 가속화될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세로형 TV '더 세로'. /사진제공=삼성전자


통계청이 지난해 8월 발표한 ‘2017 인구주택 총조사’에 따르면 전체 인구 중 1~2인가구가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55.3%다. 이는 7년 전 48.2%였던 것과 비교했을 때 7.1%포인트 증가한 것이다.
고정관념을 깨뜨린 도전적인 제품도 등장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5월 가로형의 직사각형 TV의 관념을 탈피한 세로형 TV ‘더 세로’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모바일 콘텐츠에 최적화된 세로 화면과 TV 등 일반 영상을 시청하기 좋은 가로 화면을 자유자재로 전환해 사용할 수 있다.

최근에는 밀레니얼세대를 포함한 다양한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과 취향이 반영된 ‘맞춤형 가전’ 시대를 열기 새로운 비전인 ‘프로젝트 프리즘’의 첫번째 작품으로 ‘비스포크’ 냉장고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가족수, 식습관, 라이프스타일, 주방형태 등에 따라 1도어 냉장고부터 4도어 냉장고 등 8가지 제품을 2만여개 조합으로 사용할 수 있다.

김현석 삼성전자 CE부문 사장은 “기존의 가전은 ‘우리가 만든 제품이 좋다’는 공급자 관점에서 제작됐고 이 과정에 소비자는 제외됐었다”며 “소비자만의 가치와 문화를 중시하는 새로운 트렌드에서 소비자들이 가전제품을 사용하며 경험을 완성하기 위한 매개체가 필요한데 그것이 프로젝트 프리즘”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내놓는 모든 신제품은 프로젝트 프리즘”이라며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제품을 소비자에게 전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99호(2019년 7월2~8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