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삼성전자

일본이 한국에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수출을 규제한다. 대법원의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판결에 대한 사실상 보복조치다.
1일 일본 정부는 “한국에 대한 수출관리 운용 정책이 개정됐다”며 “플루오린 폴리이미드와 리지스트, 에칭가스 등 3개 품목의 수출규제를 4일부터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번 수출규제는 앞서 일본 언론이 보도하면서 공개됐다. 산케이신문은 지난달 30일 “한국 반도체와 TV·스마트폰에 필수적인 3개 품목에 대한 수출 규제를 4일부터 실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업계 관계자는 “플루오린 폴리이미드는 불소처리 공정을 거침 폴리이미드(PI)로 열안정성이 높은 특징을 지닌다”며 “다만 공정에 따라 다양한 PI가 사용되기 때문에 직접적인 영향을 파악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PI는 일본의 카네카, 우베, 히타치 등이 시장을 90% 이상 점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듀퐁, SKC, 코오롱, 경인양행 등 다양한 기업이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일본이 워낙 많은 공급량을 갖췄기 때문에 문제는 발생하겠지만 대체품이 없는 것은 아니다.

반도체 제조 공정에 필수적인 리지스트는 감광액을 지칭하는 용어로 일본 신에츠화학, JSP, 스미토모 등이 시장점유율 90%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 반도체 제조공정에서 회로의 패턴을 인쇄하는 노광 과정에서 사용되는 물질이다. 한국에서는 동진쎄미켐이 이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데 삼성전자는 동진쎄미켐에 지분투자를 한 상황이다.


에칭가스, 국내에서 고순도 불화수소라 불리는 이 물질은 스텔라, 모리타 등 일본 기업이 70% 이상의 독과점시장을 형성 중이다. 에칭가스는 반도체 회로의 패턴을 형성하는 식각과 세정에 사용되는 만큼 반도체 제조공정에 필수적이지만 유독물질이기 때문에 개발과 생산을 꺼리는 제품이다.

일본은 이 물질을 약 100년 이상 제조하면서 상당한 노하우를 갖춘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필요량의 대부분을 일본에서 수입한다. 국내에서는 솔브레인이 저순도 불산을 만들고 있지만 반도체 제조공정에 사용할 수 있는 초고순도 불산은 생산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의 보복조치로 디스플레이와 반도체 업계는 영향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국내 기업에서 부품을 조달할 수 있지만 해당 부문에서 70% 이상을 차지하는 일본을 단기간에 대체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공급처를 다변화하기 위해 노력 중이지만 해당 부문에서 일본의 기술력을 따라가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한편 일본의 보복조치에 정부가 어떤 대응책을 내놓을지도 관심이 쏠린다. 앞서 지난달 25일 강경화 외교통상부 장관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출석해 “일본의 보복성 조치가 나온다면 가만히 있을 수 없다”고 언급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