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생명보험사의 핵심 수익원인 투자수익률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기준금리가 인상됐지만 시장금리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반등에 어려움을 겪는 모습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이달 진행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가 인하될 것이란 전망이 유력하고 한국은행도 기준금리 인하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어 시장금리 하락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보험사들은 미국 채권에 집중됐던 대체투자를 다른 지역으로 확대하고 해외 부동산투자로 수익성을 다각화하는 등 자산운용을 더 탄력적으로 가져가 저금리에 대응할 방침이다.
지난 5월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기준금리를 연 1.75%로 동결했다. /사진=뉴스1 DB
◆생보사 절반 하락세 지속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 3월 말 생보사 24곳 중 절반인 12곳의 운용자산 수익률이 지난해 말보다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금리인상이 호재가 될 것이란 기대와는 다른 결과다.
DB생명은 3.39%로 올 들어 23bp(1bp=0.01%포인트) 급락했고 IBK연금(-17bp), 미리에셋생명(-10bp), 교보라이프플래닛(-9bp), 한화생명(-6bp), 푸르덴셜생명(-6bp), KDB생명(-5bp), 농협생명(-4bp), 오렌지라이프(-4bp) 등도 이익률이 하락했다.
수익률 부진은 시장금리 하락의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보험사는 고객의 보험료를 운용하기 때문에 안전자산인 채권투자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은데 국고채 수익률은 올 들어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1일 기준 국고채 3년물 수익률은 1.479%, 10년물 수익률은 1.608%로 지난해 말보다 33.8bp, 34bp씩 급락했다. 지난해 11월 한은이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했지만 시장에서는 경기침체 등의 이유로 금리가 하락할 것이라 봤다.
전망도 밝지 못하다. 시장에서는 미국 연준이 이달 열리는 FOMC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연내 두차례 인하 가능성도 나온다. 우리나라도 핵심 산업인 반도체를 비롯해 수출 경기가 좋지 못한 만큼 한은이 미국의 금리 스탠스에 발을 맞출 것이라는 예상에 무게가 실린다.
해외투자에 적극 나선 생보사들은 지난해부터 대규모 환차손을 입었다. 미국이 금리를 낮춘다 해도 한은이 금리를 같이 내리면 격차는 여전히 유지되고 미국 채권투자 수익률도 저조해질 개연성이 있어 자칫 이중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
생보업계 한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 고착화로 운용자산이익률도 최근 몇년째 좋지 못한 상황”이라며 “다만 미국의 금리 인하에 대해서는 환차손 등 여러가지 복합 요인이 작용해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자부담 가중… 수익성은 저하
생보사의 수익구조는 크게 이자율차이익(이차익), 위험률차손익(사차익), 사업비차손익(비차익)으로 구분된다. 이 중 이차익은 고객으로부터 받은 보험료를 운용해 수익을 내는 구조다.
생보사 24곳의 운용자산 규모가 700조원에 육박하는 점을 감안하면 이차익이 얼마나 중요한지 가늠된다. 저축성보험의 경우 고객에게 약속된 이율을 돌려줘야 하는데 과거 판매한 고금리상품까지 감안하면 수익률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몇년간은 회계기준 변경 대응을 위해 대규모로 신종자본증권이나 후순위채를 발행했는데 이로써 이자부담은 더 가중된 상태다.
규제강화도 부담이다. 부채듀레이션(가중평균만기) 만기는 기존 20년에서 30년으로 확대됐는데 이에 관한 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장기채권 물량을 확보해야 한다. 탄력적인 자산운용 전략에 제동이 걸린다는 의미다.
장기채 물량이 부족해 자산듀레이션이 부채듀레이션에 못 미칠 경우 RBC 금리위험액이 늘어 재무건전성이 나빠질 수 있다. 생보사들이 해외투자를 늘린 이유에는 수익성 확보에 더해 장기채 물량을 찾기 위한 배경도 있다.
만약 투자수익률을 기반으로 한 ‘이자소득자산 보유이원’이 저축성보험 부담이율이나 각종 이자에 대한 ‘부채평균이율’보다 낮으면 이차역마진이 나게 된다. 이런 상황은 현실이 돼 삼성생명을 비롯한 다수 생보사가 이차역마진 구조에 빠진 상태다. 삼성생명의 경우 올 3월말 이원차마진율 –91bp를 기록했다,
◆대체투자 확대 대안될까
생보사들의 돌파구는 결국 대체투자 확대다. 이미 미국을 중심으로 해외시장에 눈을 놀린 생보사들은 유럽이나 중국쪽 채권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푸본현대생명의 경우 대만계 대주주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중국 채권을 다수 사들였으며 한화생명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유럽지역 채권투자 비중을 늘려가기 시작했다. 교보생명은 일본에 자산운용법인을 세우고 노하우를 전수받고 있다.
삼성생명은 2013년 영국, 2014년 중국에 대규모 부동산 투자에 나선 경험이 있으며 최근에도 부동산펀드 등을 통해 해외부동산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생보사들은 회계기준 변경에 대응해 보장성보험 확대에 나서고 있는데 이는 이차익에 대한 의존도가 낮아지는 효과가 있다. 보장성보험의 순보험료는 보험료 수입과 보험금 지출에 따른 이익이 사차익에 해당한다.
생보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 금리가 높았던 시절엔 이차익이 전체 이익의 70~80%를 가져갈 정도로 비중이 높았다”며 “저금리 기조의 장기화로 운용에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해외투자나 사회간접자본(SOC), 부동산 등 대체투자 확대로 수익률 제고에 힘쓰고 있다”고 밝혔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00호(2019년 7월9~15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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