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도시 골목을 연상케하는 베트남 다낭의 바나힐스 거리. /사진=박정웅 기자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로 일본여행 취소 사태가 커지고 있다. 이번 규제는 사실상의 경제보복 조치여서 반일감정까지 불거지는 양상이다. 일본산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운운되는 상황에서 한국인의 일본여행은 당분간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항공권이나 숙박권을 취소했다는 글과 인증사진이 잇따랐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일본을 아예 여행금지 지역으로 지정하자는 청원도 올라온 상태다.
여행업계의 한 관계자는 “일본여행에 대한 단체나 패키지상품 문의는 보복조치 이후 줄어든 게 사실”이라면서 “개별여행의 경우 OTA(온라인여행사)에서 항공권과 숙박권 취소가 이어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또 “다만 여행일정이 촉박한 경우 취소 수수료 문제나 계획 상 예정된 일본여행을 떠나는 여행객도 있어 일본여행의 실질적 감소는 다음달쯤에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인의 일본여행은 비교적 짧은 비행시간, 디테일한 여행 콘텐츠, 소도시 여행 트렌드, 엔저현상, 항공노선 확대 등의 영향으로 최근 수년간 고공행진을 이어왔다. 지난해 방일 한국인은 전년대비 5.6% 증가한 약 754만명(방한 일본인 약 295만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본을 찾는 전체 여행객 중 한국인은 중국인 다음으로 두 번째로 많다.
한국인의 일본여행 상승세는 실제 지난해 상반기부터 꺾였다. 반포공작소의 근거리 해외 여행지 분석 결과(네이버 데이터랩, 2016년1월1일~2019년5월14일)에 따르면 일본여행에 대한 관심은 2018년 상반기부터 하향세를 보였다.
중국 베이징 798 예술의거리. /사진=박정웅 기자
방문객 증가는 재방문에 따른 피로도 증가라는 역습으로 이어진 것. 여행 콘텐츠 또한 새로울 게 없다는 반응도 잇따랐다. 더구나 엔화가치가 상승한 점도 일본여행 하향세의 한 원인으로 분석된다. 그동안 일본여행을 주도한 20~30대 젊은 층에게 덩달아 오른 항공료와 지상비용(숙박비, 식음료비, 체험비)이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시각이다.이러한 상황에서 일본을 대체하는 여행지가 조명을 받고 있다. 여행 콘텐츠나 친숙도는 일본여행에 미치지 못할 순 있으나 비행시간과 여행경비가 비슷한 여행지가 그 대상이다. 비행시간 4시간 내외의 비교적 근거리 여행지로 대만과 홍콩, 베트남 등 동아시아 권역이 꼽힌다.
앞서 지난 1분기 한국인의 베트남행은 전년 동기 대비 23% 이상 증가했다. 말레이시아와 대만행도 각각 12%와 9% 늘었다. 일본의 여행지보다는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서 신선한 매력이 이들 여행지의 장점으로 부각됐다. 특히 다낭(베트남), 타이베이·카오슝(대만)은 물가와 치안, 정보 등 다양한 면에서 개별여행객에게 매력적이다.
또한 사드 이후 관심이 크게 떨어진 중국의 여행지 역시 일본의 대체 여행지로서 부상할 전망이다. 동아시아 여행지보다는 비행시간이 훨씬 짧다는 장점이 있는 여행지다. 대표적으로 칭다오, 옌타이, 웨이하이, 톈진, 베이징, 다롄 등이 있다. 아울러 취항 노선이 확대된 러시아의 블라디보스토크도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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