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석용 매직’. 언제부턴가 LG생활건강 실적 앞엔 이 수식어가 빠짐없이 붙는다. 그만큼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이 일궈온 경영성과는 눈부시다. 2005년 그가 최고경영자(CEO)로 부임한 후 LG생활건강은 ‘사상 최대 매출 기록’을 연속으로 갈아치우며 15년째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다. 업계에선 전무후무한 기록. 국내 뷰티시장을 뒤흔들었던 중국발 사드보복도, 수년째 악화되는 업계 불황도 그의 지휘 아래 있는 LG생활건강은 비켜간 모양새다.
LG생활건강이 올 2분기 연속 3000억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반기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매출은 55분기, 영업이익은 57분기 연속 증가한 수치. LG그룹 최장수 CEO인 차 부회장의 결실이라는 평가다. ‘후’로 대표되는 럭셔리 화장품을 LG생활건강 핵심 브랜드로 안착시켰고 꾸준한 기업 인수·합병(M&A)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한 결과다.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사진=뉴시스 DB
◆'화장품·생활용품·음료' 가파른 성장
LG생활건강은 최근 공시를 통해 올 2분기 매출이 1조8325억원, 영업이익이 301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9%, 12.8% 증가했다고 밝혔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분기 사상 최대를 기록하며 지난 1분기 실적을 갈아치웠다. 당기순이익도 2115억원으로 12.9% 늘었다.
상반기 실적도 사상 최대. 올 상반기 LG생활건강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9% 증가한 3조7073억원, 영업이익은 13.2% 늘어난 6236억원을 기록했다. 효자 브랜드 ‘후’가 이끄는 화장품사업과 더불어 생활용품·음료사업이 모두 성장하며 상반기 호실적을 이끌었다. 실적을 견인한 건 단연 화장품이다. 올 2분기 화장품사업으로는 매출 1조1089억원, 영업이익 2258억원을 올렸다. 럭셔리 대표 브랜드인 ‘후’가 궁중화장품 이미지를 굳히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4% 성장했고 차세대 럭셔리 라인인 ‘숨’과 ‘오휘’도 각각 67%, 43%의 고성장을 이뤘다.
업계 불황에도 ‘나홀로’ 가파른 성장을 보였다. 이번엔 성장세가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지만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전년 동기 대비 16.3% 늘었다. 럭셔리 화장품은 해외와 중국에서도 견조한 매출 성장을 이뤘고 프리미엄 더마코스메틱 브랜드 ‘CNP’도 28%의 높은 매출 성장세를 이어갔다.
생활용품사업도 소폭 성장해 실적호조를 도왔다. ‘히말라야 핑크솔트’, ‘리엔’ 등 신제품이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보였고 중국의 대표 헬스앤드뷰티(H&B)스토어 '왓슨스'에서도 매출성장을 이뤘다. 그 결과 생활용품사업은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1.8%, 3.0% 증가한 3434억원, 282억원을 기록했다.
음료사업의 경우 코카콜라와 씨그램, 파워에이드 등 주요 브랜드들이 꾸준히 성장하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늘었다. 시장점유율 또한 전년 말 대비 0.6%포인트 증가한 31.9%를 기록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시장변동성이 줄어들지 않는 어려운 환경에서도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들이 흔들림 없는 성장을 이어갔다”며 “특히 중국을 포함한 해외에서 럭셔리 화장품을 찾는 수요가 늘어나 높은 매출 성장을 이뤘다”고 말했다.
◆20여차례 M&A로 ‘사업 다각화’
업계에서는 LG생활건강의 꾸준한 성장을 ‘차석용 매직’으로 설명한다. 차 부회장이 취임한 2005년부터 매년 실적을 경신해서다. LG생활건강의 사업분야는 크게 화장품, 생활용품, 음료로 나뉜다. 차 부회장은 ‘후’를 글로벌 브랜드로 키우는 데 주력했고 20여차례 M&A를 거쳐 사업부문을 다각화했다.
LG생활건강은 2007년 코카콜라음료를 가져온 데 이어 다이아몬드샘물, 한국음료, 해태음료, 영진약품 드링크사업 등 음료업체를 인수하면서 연매출 1조원대의 사업부문을 완성했다. 이어 더페이스샵, 바이올렛드림(구 보브), CNP코스메틱스 등 화장품업체를 인수하며 몸집을 키웠다.
지난해에는 일본 화장품회사 ‘에이본 재팬’ 지분 100%를 인수하면서 현지 사업을 넓혔고 올 1월 에이본의 중국 광저우 공장을 인수해 연간 1만3000톤의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지난 4월에는 ‘뉴에이본’을 사들이면서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 공략을 노리고 있다.
뷰티업계 관계자는 “페리오치약, 차밍샴푸 등 대표 생활용품기업이던 LG생활건강이 차 부회장의 매직으로 새 역사를 쓰게 된 셈”이라며 “다양한 사업부문을 인수하면서 중국의 사드 보복이나 예상치 못한 리스크에도 실적을 방어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실제 LG생활건강은 사드 보복으로 중국인관광객이 급감하며 국내 화장품업계가 휘청거릴 때도 차 부회장의 지휘 아래 흔들림 없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아모레퍼시픽에 밀려 2위에 머물던 화장품사업도 업계 1위로 올라섰다.
업계에선 순혈주의가 강한 것으로 유명한 LG그룹에서 외부 영입인사가 부회장까지 오른 유일한 사람인 것만으로도 차 부회장의 경영성과가 얼마나 뛰어난지 가늠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차 부회장의 마법은 어디까지 일까. 계속되는 ‘차석용 매직’에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 프로필
▲1953년 6월9일 서울 출생 ▲미국 뉴욕주립대학교 회계학 졸업 ▲미국 코넬대학교 대학원 졸업 ▲미국 인디애나대학교 로스쿨 졸업 ▲미국 생활용품 회사 P&G 입사 ▲필리핀P&G 이사▲P&G 아시아본부 템폰사업본부 사장 ▲P&G 한국총괄사장 ▲해태제과 사장 ▲LG생활건강 사장 ▲LG생활건강 부회장
☞ 본 기사는 <머니S> 제604호(2019년 8월6~12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존중받는 개인, 부강한 대한민국’ 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