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한국경제연구원
한국의 GDP 대비 정부부채는 세계 32위이나 정부부채가 늘어나는 속도는 세계 3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부채는 97.7%로 세계 7위였고 기업부채는 세계 16위로 상위권이었다.한국경제연구원은 국제결제은행(BIS)의 비금융부문 신용통계를 이용해 43개국 대상으로 ‘정부·가계·기업 GDP 대비 부채비율 국제비교’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일 밝혔다.
정부부문의 경우 한국의 GDP 대비 부채비율은 지난해 38.9%로 43개국 중 32번째로 상대적으로 안정적이었다.
반면 정부부채가 늘어나는 속도(자국통화 기준)는 2000~2018년 한국이 연평균 14.4%로 아르헨티나(29.2%), 중국(17.9%)에 이어 세계 3번째로 빠른 것으로 분석됐다.
세계적인 고령화 진전으로 정부의 연금·의료지출이 급증해 정부부채 분석에서 미래 재정을 갉아먹는 고령화 요인을 고려할 필요가 커졌다.
IMF가 2015∼2050년 개별국가의 연금·보건의료지출 증가를 추정해 고령화에 따른 ‘정부 잠재부채’를 산출한 결과에 따르면 세계 42개국의 고령화에 따른 정부 잠재부채는 GDP 대비 77.4%이나 한국은 159.7%로 세계 평균의 2.1배 수준이다.
한국보다 높은 나라는 브라질(248.1%)뿐이다. 재정위기 불안이 큰 이탈리아(88.0%), 아르헨티나(77.9%) 등과 비교해도 높은 편이다.
한경연은 정부부채는 위기가 닥치면 경제를 떠받치는 버팀목이 되기 때문에 미래 위기 대응력 확보 차원에서 정부부채를 평상시 안정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지난해 GDP 대비 정부부채 비율(38.9%)은 위기를 경험한 4개 선진국의 위기 전 정부 부채비율 평균(41.5%)과 비슷하다.
GDP 대비 가계부채는 지난해 한국이 97.7%로 43개국 중 7번째로 높았다. 가계부채가 늘어나는 속도도 2000~2018년 한국이 연평균 9.8%로 15번째로 빨랐다.
대상을 가계 부채비율이 높은 상위 10개국으로 한정하면 가계부채 증가율은 한국이 가장 높았다. 한국 가계의 빚 상환부담도 늘고 있다.
한국의 가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은 지난해 12.45%로 BIS가 통계를 제공하는 1999년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DSR은 소득 대비 원리금상환액 비율로 값이 높으면 빚 상환부담이 크다는 의미이다. 한경연은 저금리가 이어지고 있지만 가계부채가 워낙 많이 늘어나 가계 DSR이 최근 올랐다고 설명했다.
세계 43개국의 GDP 대비 기업부채는 2017년 95.5%에서 2018년 94.0%로 하락했다. 반면 한국은 98.3%에서 101.7%로 상승해 세계 16위로 올랐다.
여기에 더해, 우리 기업들의 이익창출력이 떨어지고 재무구조가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자보상배율이 1.0 미만인 기업 비중은 2017년 32.3%에서 지난해 35.7%로 올랐다.
영업이익으로 부채이자를 감당하지 못하는 기업이 늘었다는 의미이다. 올해 상황은 더 안 좋다. KOSPI 상장기업의 경우 상반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37.1% 감소했고 자본 대비 부채비율이 200%를 넘어 재무구조가 취약한 기업 비중이 작년말 13.8%에서 올해 2분기말 17.3%로 올랐다.
한경연은 한국의 GDP 대비 기업 부채비율이 세계 16번째로 높고 기업부채와 연관된 지표들이 악화되고 있어 상황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추광호 한경연 일자리전략실장은 “가계와 기업의 GDP 대비 부채가 거의 100%에 육박하는데 지금 같은 경기하강 국면에서 과도한 부채는 민간 소비와 투자를 위축시키고 신용위험을 키워 거시경제 건전성을 훼손시킬 수 있다”며 “민간부채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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