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화진 고용노동부 노동정책실장이 지난 7월30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외교부에 비준 의뢰 등 ILO 핵심협약 비준 절차를 추진한다고 밝히고 있다./ 사진=뉴시스 강종민 기자
한국경제연구원이 고용노동부가 입법예고한 노동조합법 개정안에 대해 노동계의 단결권 강화를 반대하고 사용자의 대항권을 추가해 노사간 힘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경연은 지난 4일 고용부에 이 같은 내용을 건의했다고 5일 밝혔다.

한경연은 노사관계 협력순위가 전세계 최하위 수준인 우리나라에 해고자와 실업자의 노조가입이 허용될 경우 대립적인 노사관계가 더 악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해고자와 실업자는 사용자의 인사권에 영향을 받지 않아 기존 노조원보다 더 과격하고 극단적인 노조 활동을 벌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노사관계가 악화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한 종업원이 아닌 외부인이 임금 등 기업의 중요한 의사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은 현재 우리나라 사회통념상 수용하기 쉽지 않다는 점도 지적했다.

비조합원이 사회적 영향력이 큰 상급단체 노조 임원으로 선임될 경우 본인의 정치적 위상을 강화하는 활동에 집중하면서 사회적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내놨다.


특히 과도한 규모의 노조 전임자로 인한 폐해를 방지하기 위해 도입한 노조전임자 임금지급 금지제도를 완화하는 것은 노사관계 선진화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경연은 불필요한 노사접촉에 따른 폭행, 시설 파괴 등의 불법행위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사업장내에서 쟁의행위는 모두 금지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사업장 점거를 원칙적으로 금지하면서 협력적인 노사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미국, 영국 등 선진국 사례를 참고해서 우리나라도 사업장 점거를 전면적으로 금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노사관계의 안정성 제고를 위해 단체협상 유효기간을 4년으로 연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한경연은 노사관계 힘의 균형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우선 쟁의행위시 대체근로를 허용하는 등 사용자의 대항권을 보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경연은 “노조의 영향력이 커진 새로운 노사 환경을 고려해서 노조의 쟁의행위권과 사업자의 조업의 자유가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쟁의 기간 중 대체근로를 허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사용자에게만 적용되는 부당노동행위 규제를 노동조합에도 적용하고 쟁의행위 투표시 파업형태, 파업기간 등의 사전 공고를 의무화하는 등 노사제도 개선을 건의했다.

추광호 일자리전략실장은 “그동안 ILO 협약 비준 관련 노사제도 개선 논의과정에서 사용자의 대항권에 대한 논의가 미흡했다”며 “고용부가 정기국회에 제출할 노동조합법 개정안에는 노사간 힘의 균형이 유지될 수 있도록 파업시 대체근로 허용, 쟁의행위시 직장점거 전면 금지 등 사용자의 대항권을 강화하는 내용이 포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EU의 분쟁해결 절차 개시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대응해 나가야 하지만, 이를 계기로 불안감을 조성하면서 향후 노사관계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법 개정을 재촉해서는 안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