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에서나 볼 수 있던 시즌제 드라마가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 플랫폼 대중화의 흐름을 타고 한국에도 상륙했다. 아예 다음 시즌을 염두에 두고 스케일과 작품의 세계관을 확장한 작품들도 생겨났다. 종합편성채널과 케이블채널에서 종종 방영되던 시즌제 드라마가 최근에는 지상파에서도 제작되기 시작하면서 향후 시즌제 드라마의 확장성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편집자주>
①“시즌 2로 돌아오는 거죠?”
지난 5월28일 서울 강남구 임피리얼팰리스호텔에서 열린 tvN ‘아스달 연대기’ 제작발표회에서 배우 송중기(왼쪽부터), 장동건, 김지원, 김옥빈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CJ E&M 제공
지난 22일 종영한 tvN ‘아스달 연대기’. 국내 최초로 '태고 판타지'라는 시대 배경과 장르를 내세운 '아스달 연대기'는 태고 땅 '아스'에서 중심 세력이 형성되는 이야기로 국가라는 개념이 없던 시절, 각자 다른 특성과 문화를 가진 부족이 서로 소통하고 충돌하는 과정을 그리며 시즌1의 막을 내렸다.
대장정의 마침표를 찍은 ‘아스달 연대기’는 방송 초반 500억원대 제작비와 화려한 캐스팅에 비해 높은 시청률(최고 시청률 7.7%)을 기록하지 못하며 혹평받았다. 그러나 후반부터 탄력을 받기 시작, 부정적인 여론을 잠재우고 새로운 시청자가 유입됐다. 이에 시즌2 제작을 바라는 시청자가 많아진 상황.
이에 '아스달연대기' 측은 시즌2 제작을 검토 중이다. tvN은 "'아스달연대기'는 애초부터 시즌제를 염두하고 기획한 드라마"라며 "제작진도 당연히 시즌2를 하고 싶은 게 사실이다. 18회 쿠키 영상도 그런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시즌2는 제작진의 의지와 더불어 많은 시청자의 지지가 있어야 가능한 것"이라며 "여러 제반 조건 등을 검토해 빠른 시간 안에 최종 결정하려고 한다. 시즌2를 할 수 있도록 제작진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명품 배우와 제작진을 앞세워 히트를 친 드라마들이 속속 새 시즌 준비에 들어간다고 밝히면서 시즌제 드라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배우 이진욱과 이하나가 지난 5월9일 서울 영등포구 CGV 영등포에서 열린 OCN 새 토일 드라마 오리지널 '보이스 시즌3(극본 마진원 연출 남기훈)' 제작 발표회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사진=임한별 기자
◆시즌제 드라마의 포문
한국의 첫 시즌제 드라마의 시초는 1999년 방영된 KBS ‘학교’로 2017년 7번째 시즌까지 이어지며 조인성, 김우빈, 이종석, 장혁, 김래원, 김민희, 배두나, 하지원, 최강희, 이요원 등 지금은 톱스타로 군림하는 배우들의 등용문으로 자리매김했다.
이후 주로 케이블 방송사에서 시즌제 드라마의 제작이 이뤄졌다. tvN ‘막돼먹은 영애씨’가 2007년 시즌1을 시작한 이후 시즌17까지 이어지며 시청자들은 영애씨의 연애사와 결혼, 워킹맘으로 성장한 모습을 함께했다. 이후 영화전문채널 OCN에서는 장르물을 소재로 한 ‘신의 퀴즈’, ‘나쁜 녀석들’, ‘보이스’, ‘구해줘’를 중심으로 시즌제 드라마를 방영했다.
‘구해줘’와 ‘보이스’의 전시즌을 담당하고 있는 스튜디오드래곤 이찬호 책임프로듀서는 "시즌제 드라마는 시청자 팬덤을 만들어 드라마의 브랜드 확보를 꾀할 수 있는 게 큰 장점이지만 동시에 전작을 스스로 뛰어넘어야 한다는 큰 숙제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구해줘2'의 경우 '사이비'라는 소재와 드라마를 관통하는 전체적인 콘셉트는 시즌1과 동일하지만 캐릭터와 서사가 다른 방향으로 기획된 드라마다. 시즌2까지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제작자의 집념으로 두번째 시즌에서 새로운 이야기를 선보일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보이스'는 매 시즌에 걸쳐 '작은 소리에 귀를 기울여 골든타임 내 사람들을 구해낸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주요 출연진과 제작진이 전 시즌을 이어가고 있다. '보이스' 시즌제는 배우, 감독, 제작진의 노력과 특히 작가의 헌신이 있기에 가능했다. 마진원 작가가 그려내는 시즌제에 적합한 세계관들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배우 강승현, 정유미, 정재영, 오만석, 노민우(왼쪽부터)가 지난 6월3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골든마우스홀에서 열린 MBC 월화드라마 '검법남녀 시즌2' 제작발표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장동규 기자
◆시즌제 드라마는 케이블 채널 전유물?
지난 7월 종영한 MBC 드라마 ‘검법남녀2’. MBC가 처음으로 선보였던 첫 시즌제 드라마 ‘검법남녀’는 법의학자와 검사의 수사 공조를 그리는 작품으로 지난해 5월 방송돼 호평을 얻고 1년 만에 시즌2로 돌아왔다.
시즌2로 돌아온 '검법남녀2'는 진화하는 범죄에 공조 또한 진보했음을 알리며 까칠 법의학자 백범(정재영), 열혈 신참 검사 은솔(정유미), 베테랑 검사 도지한(오만석)의 리얼 공조를 다뤘다. 특히 조현병 사건이라는 사회적인 이슈를 다루면서 센세이션을 불러왔다.
지상파 시리즈물의 수작으로 꼽히는 ‘검법남녀’는 탄탄한 작품성과 보다 업그레이드된 모습으로 몰입도를 높였다. 작품성은 물론 시청률까지 전부 잡은 ‘검법남녀 시즌2’는 우려와 달리 지상파 시즌제 드라마의 성공적인 사례로 남으며 시즌3에 대한 여운을 남겼다.
배우 신민아와 이정재가 지난 6월13일 서울 논현동 임피리얼팰리스에서 열린 JTBC 새 금토드라마 ‘보좌관-세상을 움직이는 사람들(극본 이대일 연출 곽정환)’ 제작발표회에 참석,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사진=임한별 기자
◆시즌제로 돌아오는 명품드라마
시청자들의 눈물와 웃음을 책임졌던 드라마들이 시즌제로 다시 돌아올 준비를 하고 있다. JTBC의 ‘보좌관’ 시즌2, 넷플릭스 ‘킹덤2’, tvN ‘비밀의 숲’, tvN ‘시그널 시즌2’가 그 주인공. 앞서 지난 7월4일 넷플릭스 드라마 '킹덤'을 제작한 에이스토리는 기업 간담회에서 "내년 상반기 '킹덤 시즌 2'와 '시그널 시즌 2' 방영이 확정됐다"고 밝혀 드라마 팬들을 열광케 했다.
'킹덤'과 '시그널'을 집필한 김은희 작가 역시 지난 1월 중부대학교 특강에 참석해 "시그널 시즌 2를 준비 중이다"며 "김혜수, 조진웅, 이제훈 세 배우도 일단 시즌 2가 제작되면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킹덤2'는 죽었던 왕이 되살아나자 반역자로 몰린 왕세자가 향한 조선의 끝, 그곳에서 굶주림 끝에 괴물이 되어버린 이들의 비밀을 파헤치며 시작되는 미스터리 스릴러로 주지훈, 배두나가 그대로 출연하며 2020년 초 공개될 예정이다.
/사진= 킹덤, 비밀의 숲, 시그널 포스터.
지난 2017년 6월부터 7월까지 tvN에서 16부작으로 방송한 ‘비밀의 숲’ 또한 시즌2로 돌아온다. 조승우가 그대로 출연하는 가운데 배두나는 출연 여부를 검토중이다. 검경 내부의 정치적인 이야기를 역동적으로 그려내며 2018년 백상예술대상을 수상한 ‘비밀의 숲’ 시즌2의 방영시기는 아직 미정이다.
지난 7월 종영한 JTBC 금토드라마 ‘보좌관-세상을 움직이는 사람들’은 국회의원 수석 보좌관 장태준(이정재 분)의 치열한 생존기로 지난 7월말 화제 속에 시즌1이 종영, 11월부터는 장태준이 국회의원으로 출마한 이후의 이야기가 시즌2로 펼쳐진다.
탄탄한 작품성과 흥행력을 갖춘 전작에 대한 신뢰감, 드라마 팬덤이 활성화된 상황에서 다음 시즌이 확정된 만큼 시즌제 드라마는 흥행보증수표나 마찬가지다. 하지만 기대를 충족해야 한다는 숙제도 안고 있다. 따라서 현재 기획 중인 시즌제 드라마에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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