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금호아시아나 본사의 모습. /사진=뉴시스

삼양식품의 백기사를 자처했던 현대산업개발(HDC)이 보유 지분 128만주 전량을 매도하면서 870억원이 넘는 시세차익을 챙기게 됐다. 업계에서는 HDC가 이번 매각 자금으로 아시아나항공 인수전 등에 활용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HDC는 지난 23일 시간외대량매매를 통해 보유 중이던 삼양식품 주식 127만9890주(16.99%)를 미래에셋대우에 처분했다. 주당 단가는 7만4000원으로 총 매각금액은 947억원에 달한다.

앞서 HDC는 삼양식품이 외환위기로 경영난을 겪던 2005년 백기사로 나서면서 지분을 매입했다. HDC는 2005년 1월 장외매수 방식으로 고(故) 전중윤 삼양식품 명예회장 며느리인 김정수 삼양식품 사장으로부터 75억원어치 주식을 사들였다.


이로써 HDC는 삼양식품 지분을 보유한지 14년만에 870억원이 넘는 시세차익을 거두게 됐다. HDC는 삼양식품 지분 매각과 관련해 신규투자를 위한 유동성 확보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HDC는 미래에셋대우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나서며 적격인수 후보(쇼트리스트)에 포함됐다.

업계에서는 HDC가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필요한 자금 확보 차원에서 삼양식품 지분을 매각했고 컨소시엄 파트너로 나선 미래에셋대우가 그 지분을 사들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반면 삼양식품 입장에서 이번 HDC의 지분 매각은 불확실성이 일부분 해소됐다는 증권가 분석이 나온다. 대신증권은 이번 지분매각으로 삼양식품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HDC의 지분 매각 직후 삼양식품 주가는 1%대 하락에 그쳤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HDC가 시간외대량매매를 통해 보유하던 지분 16.99%를 매각한 지난 23일부터 25일까지 3거래일간 1.79% 하락했다.

한유정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HDC가 주가수익스왑(PRS) 계약을 체결한 만큼 삼양식품의 주가 우상향 가능성을 높게 두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 애널리스트는 "그동안 HDC가 보유한 삼양식품 지분 매각 우려가 삼양식품의 투자심리를 약화시켰다"며 "이번 지분 변동이 삼양식품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2019년 3분기 삼양식품 연결 실적은 컨센서스 영업이익 204억원, 대신증권 추정 영업이익 210억원을 상회할 가능성이 높다"며 "대신증권 추정 기준 3분기 해외 매출액은 754억원이나 최근 인도네시아, 일본, 미국, 중국 등으로의 수출 성장 추세가 이를 상회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또한 "주력 수출 제품이었던 ‘(오리지널)불닭볶음면’외에도 ‘까르보불닭볶음면’, ‘핵불닭볶음면’등의 신제품 비중이 빠르게 올라오고 있는 추세"라며 "판매량 확대에 평균판매단가(ASP) 상승까지 기대해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