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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을 앞두고 재계의 시름이 깊어진다. 국회 각 상임위원회가 올해도 어김없이 기업인을 줄소환하며 호통국감·망신주기 국감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회는 오는 10월2일부터 21일까지 20일간 정기국감 일정에 돌입한다. 현재까지 각 상임위원회는 100여명이 넘는 기업인들을 증인과 참고인으로 채택했다.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올해 논란이 됐던 여수산단 대기오염물질 배출 측정치 조작사건과 관련해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허세홍 GS칼텍스 대표, 문동준 금호석유화학 사장, 임병연 롯데케미칼 부사장, 김창범 한화케미칼 대표 등을 증인으로 부를 예정이다.


산자위는 또한 에너지저장시스템(ESS) 화재의 원인과 책임을 가리기 위해 신학철 부회장과 임영호 삼성SDI 부사장에 질의할 방침이다. 대형 마트와 복합몰의 지역상권 침해 여부와 관련해선 이갑수 이마트 사장과 임영록 신세계프라퍼티 부사장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환경노동위원회도 오승민 LG화학 여수공장장, 박현철 롯데케미칼 여수공장장, 장갑종 금호석유화학 여수공장장, 김형준 한화케미칼 여수공장장, 고승권 GS칼텍스 전무 등을 증인으로 부른다.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 장인화 포스코 사장, 최선목 한화 사장, 홍순기 GS 사장, 이갑수 사장 등을 불러 농어촌 상생협력기금 기부 저조 이유를 따져 묻겠단 계획이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박정호 SK텔레콤 대표, 황창규 KT 대표, 하현회 LG유플러스 대표 등 통신3사 대표와 낸시메이블 워커 구글코리아 대표, 정기현 페이스북코리아 대표, 한성숙 네이버 대표,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 등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재계 총수 중에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국감장에 나선다. 롯데그룹 계열사 롯데푸드가 협력업체인 후로즌델리에 거래상 지위남용을 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보건복지위원회가 신 회장을 증인으로 채택했기 때문이다.

정무위에서는 추혜선 정의당 의원이 분식회계·편법승계 등의 의혹을 받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을 증인으로 신청했지만 확정하지 못했다.

국감에 불려가는 기업인의 수는 매년 늘어가는 추세다. 17대 국회에서는 국감 출석 요구를 받은 기업인이 연평균 52명에 그쳤지만 20대 국회 들어서는 지난해까지 연평균 159명이 출석 요구를 받았다.

2017년 국감부터 증인 채택 시 누가 누구를 왜 신청하는 지 공개하도록 한 ‘증인 실명제’를 도입해 총수급을 소환하는 일은 줄었지만 기업인들을 줄세우려는 관행은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재계는 기업인 줄세우기를 중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사실상 국정운영 실태를 점검하는 게 아니라 기업인 감사로 변질 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매년 국감에서 각 상임위 의원들은 공격적으로 질문을 쏟아내는 반면 답변하려는 증인들의 말을 자르거나 해명할 기회조차 제대로 주지 않아 ‘호통 국감’, ‘망신주기 국감’ 논란을 되풀이 해왔다.

재계 관계자는 “국회가 경영에 집중해야하는 기업인들을 무분별하게 소환하는 관행을 중단해야 한다”며 “불필요한 기업 감사에서 벗어나 국정운영 실태 전반을 점검하고 민생을 챙기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