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나이키 매장에 들어갔는데 종업원이 경쟁사인 아디다스 옷을 입고 일을 하고 있다면 어떨까요? 매장 직원인지 일반 손님인지 구분하기 어려울 뿐더러 고객들의 브랜드에 대한 기대감도 반감될 수밖에 없을텐데요. 이처럼 의류업체의 특성을 고려하면 매장 종업원에게 자사 브랜드 옷을 입도록 하는 건 특별히 이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자사 의류를 유니폼처럼 제공하는 것과 종업원이 돈을 내고 직접 사서 입도록 강요하는 것은 다릅니다. 최근 한 SPA 의류 브랜드가 아르바이트 채용시 자비로 해당 브랜드 의류를 구매하도록 강요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되고 있는데요. 특히 이런 사실을 채용 전에 알리지 않은 채 채용과정을 진행해 근로기준법 위반 지적까지 제기되고 있습니다.

자신을 탑텐 강매 피해자라고 밝힌 A씨가 SNS를 통해 이같은 사실을 폭로하자 무인양품, 지오다노 등 다른 의류업체에서도 비슷한 일을 있었다는 경험담이 이어졌는데요.


A씨는 출근 첫날 복장에 대해 물어보니 "자사 유니폼을 구매해야 한다"는 답변이 돌아왔다고 털어놨습니다.지오다노에서 일했던 B씨 역시 "출근 당일 일하기 직전에야 상의를 사야한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구매했다"고 말했습니다. 해당 비용은 월급에서 차감됐다고 하는데요. B씨는 "면접 때라도 이야기해줬으면 일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논란이 되자 탑텐 측은 "하의는 자율에 맡기되 상의에 한해 자사 제품 착용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며 이를 "실무 면접 때 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사용자 복장·용모상태 지시 가능하지만 사전 동의 있어야

사용자에게는 업수 수행에 관해 일정 범위 내에서 근로자에게 명령이나 지시를 할 권한이 있습니다. 업무지시에는 복장 및 용모 상태도 포함됩니다. 그러나 이 업무지시는 근로 제공과 관련된 합리적 범위 내에서만 정당성이 인정됩니다.


현행 근로기준법상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유니폼을 무상으로 지급할 의무는 없습니다. 따라서 일부 의류업체들이 근로자에게 유니폼을 지급하지 않았어도 법적인 문제는 없습니다. 이같은 사항은 사용자와 근로자간 단체협약, 취업규칙, 근로계약 등에 기재하면 될 뿐 사용자가 이를 부담할 필요는 없는데요. 따라서 취업규칙에 '복장 비용을 근로자가 자비로 부담한다'고 명시하고 근로자가 이에 동의해 유니폼을 구입했다면 자사 제품 강매로 보기 어렵습니다.

결국 이때 중요한 것은 근로자에게 이 같은 내용을 미리 알리고 동의를 구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A씨와 B씨의 경우, 출근 당일에서야 유니폼을 자비로 구매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이처럼 사용자가 답체협약 등에 따른 특별한 규정없이 일방적으로 유니폼 구매를 강요하거나 임금에서 해당 비용을 일괄 공제했다면 이는 근로기준법 제43조(임금 지급) 위반에 해당합니다.

근로기준법

제43조(임금 지급)

① 임금은 통화(通貨)로 직접 근로자에게 그 전액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법령 또는 단체협약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에는 임금의 일부를 공제하거나 통화 이외의 것으로 지급할 수 있다.

◆'타사 옷 입으면 눈치'…직장 내 괴롭힘일까?

타사 옷을 입으면 '점주가 눈치를 줬다'는 고백도 있었습니다. 자사 제품만을 이용하도록 강요하는 행위로 볼 수도 있는데요. 이런 경우, 직장 내 괴롭힘이 될까요?

고용노동부는 ▲직장에서 지위 또는 관계 등 우위를 이용해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어 ▲신체·정신적인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를 했다면 괴롭힘이 법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다만 단순히 '눈치주기'정도로는 직장 내 괴롭힘으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따라 직장 내 괴롭힘 여부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타사 옷을 입었다는 이유로 징계·해고 등 인사상 불이익을 주거나 집단 따돌림을 했다면, 직장 내 괴롭힘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글: 법률N미디어 이보나 에디터
감수: 법률N미디어 엄성원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