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버 덕자가 유튜버 턱형이 운영 중인 MCN(다중 채널 네트워크) 회사와 맺은 불공정계약으로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MCN 회사는 인기 유튜버들의 연예기획사 같은 개념인데요. 유튜버가 MCN 회사와 계약을 맺으면 매니저나 편집 등의 지원을 받고, 회사와 수익을 나눠 갖습니다.

덕자는 자신의 채널이 커지자 턱형의 제안으로 문제의 MCN 회사와 계약을 맺었습니다. 이때 계약서 내용은 덕자에게 상당히 불리했는데요.


수익 배분 비율이 5:5로 다른 MCN 회사의 비율보다 턱없이 낮았고, 편집자 등 직원 월급조차 덕자가 부담해야 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계약 기간이 끝나면 덕자의 채널을 회사에 양도해야 한다는 조항까지 있었죠.

하지만 계약 체결 당시 턱형은 “계약서는 종이일 뿐이고 어차피 다 형식적인 거”라며 계약 내용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덕자도 계약서를 제대로 읽지 않고 사인하는 실수를 범했습니다.

덕자는 마지막 방송에서 계약서를 제대로 읽지 않은 본인의 잘못을 탓하며 여러 일로 상처를 받았다며 활동 중단을 선언했는데요. 결국 덕자의 채널은 턱형네 MCN 회사의 소유로 넘어갔다고 합니다.

덕자가 잘 모르고 사인한 불공정계약을 취소할 방법은 없는 걸까요? 네이버 법률이 알아봤습니다.
. /사진=유튜버 덕자 채널 캡처

◆채널 소유권 넘어간다는 조항, 턱형이 제대로 설명 안 했다면 무효

덕자가 턱형네 회사랑 체결한 불공정계약은 회사가 다수의 유투버들과 계약을 체결하기 위해 일정한 형식에 따라 미리 마련한 약관입니다. 해당 회사는 이미 같은 불공정한 조건으로 유튜버 이환, 크레이이터 서영관 등과도 계약을 체결한 바 있죠.

따라서 덕자의 계약은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약관규제법)의 적용을 받는 약관입니다.
약관규제법 제3조는 “회사가 약관을 사용하여 유튜버와 계약을 체결할 때 약관의 중요한 내용을 유튜버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회사가 중요 조항을 설명하지 않고 계약을 체결하면 해당 조항 효력을 주장할 수 없습니다.

중요한 내용은 계약체결의 여부를 결정하는 데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항인데요. 덕자가 계약 기간이 끝나면 채널이 회사 소유로 넘어간다는 조항을 제대로 알았다면 회사와 계약을 맺지 않았을 가능성이 큽니다. 따라서 해당 조항은 턱형이 덕자와 계약을 체결할 때 충분히 설명해야 하는 계약의 중요한 내용인 거죠.

덕자와 지인들의 주장대로 턱형이 계약을 체결하면서 “계약서는 형식에 불과하다”며 별다른 설명 없이 사인을 요구한 거라면 턱형도 해당 조항의 효력을 주장할 수 없습니다. 덕자의 채널을 소유할 근거가 사라지는 건데요. 따라서 덕자는 조항이 효력이 없으므로 채널을 다시 본인에게 넘겨달라고 주장할 수 있습니다.

◆유튜버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조항은 효력이 없어

또한 약관규제법 제6조 제2항은 “유튜버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조항은 효력이 없다”고 규정하는데요. 민법 제 103조도 사회의 일반적인 도덕관념에 위반한 사항을 내용으로 하는 법률행위는 무효로 합니다.

법원도 연예기획사가 소속 연예인이 체결한 계약의 불공정한 수익 분배 및 권리 귀속에 관한 조항에 대해 “소속 연예인이 주장할 수 있는 이익은 극히 미미한 반면, 기획사는 소속 연예인에게 귀속시키는 것이 타당하다고 할 수 있는 권리까지도 모두 가져가는 심히 불공정한 이익 분배이므로, 내용이 민법 제103조에서 정한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한다”고 판시했습니다. (서울고등법원 2010. 3. 17. 선고 2009나38065 판결)

특히 계약 기간 후 채널 소유권을 갖는다는 조항은 회사가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덕자의 계약 후 경제활동 자유를 지나치게 침해하는 것으로 볼 수 있는데요. 따라서 이 조항은 덕자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조항으로 효력이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MCN 회사 표준 계약서, 필요성 대두

이렇게 덕자가 턱형과 체결한 불공정계약이 무효라고 주장할 수 있는 법적 근거는 많습니다.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다면 이길 가능성이 큰 거죠.

하지만 덕자를 비롯한 불공정계약으로 회사에게 채널을 빼앗긴 유튜버들은 변호사를 선임해 소송을 진행하는 데에는 소극적입니다. 비용, 시간, 감정 소모가 심하기 때문인데요.

기존 엔터테인먼트 업계도 과거 비슷한 상황이었지만 공정거래위원회의 표준계약서 제정으로 상황이 개선됐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불공정한 내용의 약관이 통용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대중문화예술인 표준전속계약서’를 제정했는데요. 더욱이 연예기획사들에게 표준계약서 사용을 권고하고 있어 소속 연예인들의 권익 확보에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MCN 회사와 유튜버 간의 계약에 대해서도 표준계약서를 마련해 초창기인 MCN 시장이 유튜버에게도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더욱 성숙해 나갔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