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시절 문재인 대통령과 강한옥 여사/사진=문재인 선거캠프
문재인 대통령의 모친 강한옥 여사가 29일 별세했다. 향년 92세. 노환으로 인한 별세다. 문 대통령은 강 여사의 임종을 지켜본 것으로 알려졌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갖고 "문재인 대통령은 고인의 뜻에 따라 장례는 가족들과 차분하게 치를 예정이며 조문과 조화는 정중히 사양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애도와 추모의 뜻은 마음으로 전해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의 모친상은 가족장으로 치러질 예정이다. 29일부터 3일장이다. 청와대는 노영민 비서실장 중심으로 평시와 같이 일상적 근무를 수행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청와대 직원들도 함께 단체로 같이 조문을 간다든지 이런 것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1927년생인 고인은 6남매의 장녀로 함경남도 흥남 출신으로 함흥농고를 나와 흥남시청 농업과장을 지낸 남편 고 문용형씨와 1950년 12월 흥남철수 때 고향을 떠나 경남 거제로 피난왔다.

문 대통령은 자서전에서 "어머니는 이남에서 혈혈단신이었다. 피난살이가 너무 힘들고 고달파서 도망가고 싶을 때가 많았는데, 세상천지에 기댈 데가 없어서 도망가지 못했노라고 농담처럼 말씀하시곤 했다"고 말했다.

거제에서 부친은 포로수용소에서 노무일을, 모친은 장남(문 대통령)을 업은 채 계란을 머리에 이고 부산으로 건너가 파는 행상으로 살림을 꾸렸다. 부친은 부산에서 공장에서 산 양말을 전남지역 판매상들에게 공급하는 장사를 했다.


강 여사는 구호물자 옷가지를 시장 좌판에 놓고 팔기도 했고 작은 구멍가게를 꾸리고 연탄배달도 했다. 문 대통령은 "나는 검댕을 묻히는 연탄배달 일이 늘 창피했다"라며 "오히려 어린 동생은 묵묵히 잘도 도왔지만 나는 툴툴거려서 어머니 마음을 아프게 했다"고 고백했다.

문 대통령이 가난 속에서 가치관을 세울 수 있었던 것은 부모님의 영향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를 가난 속에서 키우면서도 돈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지 않게 가르쳤다"라며 "그런 가치관이 살아오는 동안 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여름 청와대를 방문한 어머니 강한옥 여사와 함께 청와대를 둘러보고 있다. / 사진=청와대 제공
강 여사는 문 대통령이 참여정부(노무현 정부)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이었던 2004년 당시 제10차 남북이산가족 상봉행사에 뽑혀 금강산 온정각에서 북에 있던 막내 여동생 강병옥씨를 상봉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이 취임한 2017년에는 문 대통령의 손을 붙잡고 청와대 경내를 돌아다니는 모습도 포착됐지만 이후 노환으로 거동이 불편해지면서 문 대통령이 강 여사가 있는 부산을 자주 들렀다. 강 여사는 막내딸 재실씨와 부산에서 지내온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