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차남 앤드루 왕자. /사진=로이터

미성년자 성매매 의혹에 시달리고 있는 영국 앤드루 왕자가 모든 공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앤드루 왕자는 지난 20일(이하 현지시간) 발표문을 통해 자신이 제프리 엡스타인과 연계하면서 왕실의 자선사업에 "가장 큰 걸림될이 됐다"라며 공식적인 임무를 모두 내려놓겠다고 선언했다.

앤드루 왕자는 사퇴에 관해서 이미 여왕의 허락을 받았다고 밝히고 앞으로 수사기관의 어떤 조사에 대해서도 기꺼이 협조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다만 자신의 역할에 관한 이런 변화가 임시조치인지 영구적인 결정인지는 명확히 말하지 않았다.

앞서 미국의 억만장자 엡스타인의 성폭력 피해자인 버지니아 주프리는 엡스타인이 약 20년 전 10대였던 자신을 성노예로 삼았고, 앤드루 왕자를 비롯한 저명한 남성들과 관계를 가지도록 했다고 주장했다.

의혹이 커지자 앤드루 왕자는 지난 16일 영국 매체 BBC와의 인터뷰에서 이 의혹을 부인했으나 주프리가 증거물로 제시했던 자신과 함께 찍은 사진에 대해서는 제대로 해명하지 못했다. 이 인터뷰가 방송된 뒤 언론은 그가 '후회도, 반성의 기미도 없다'라며 더욱 거세게 비난했다.


여기에 방송이 나간 뒤 영국의 기업이나 대학들이 왕자가 세운 자선단체 '피치&팰리스'와의 관계를 끊은 데 이어 호주 대학들도 협력을 거부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앤드루 왕자는 사퇴 발표에서 자신과 엡스타인에 관한 사연이 왕실의 사업을 망치고 있다며 "이 가치있는 사업은 그 동안 내가 자랑스럽게 생각했던 많은 자선기관과 단체들과의 협조 아래 진행되어 왔다"라고 전했다.

이어 자신이 엡스타인과 관련을 맺은 것을 후회한다며 대부분 미성년 성매매 피해자인 엡스타인의 피해여성들에게도 "깊은 동정을 표한다"고 말했다.

한편 플리머스대학 역사학과의 주디스 로우보텀 교수는 이번 일로 가장 상심이 큰 것은 앤드루 왕자의 모친인 93세의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 앤드루 왕자가 공직 사퇴를 발표한 날 여왕은 본인이 참석한 공식 행사에서 일체 이 문제를 언급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