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아산 스쿨존 교통사고 희생자 부모가 지난달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국민청원 참여 호소와 '민식이 법' 법안 통과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20대 국회가 막바지에 접어들고 있지만 '민식이법' 등 어린이생명안전법안들은 그대로 방치돼 있다. 대통령이 직접 나서 어린이들의 교통안전 사고 방지를 위한 법안 통과를 당부했지만 여전히 많은 어린이 안전법안들이 여야 정쟁에 밀려 처리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25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현재 국회에는 '민식이법'을 비롯해 '해인이법', '하준이법', '태호·유찬이법', '한음이법' 등 피해 어린이들의 이름을 딴 법안들이 계류돼 있다.
'해인이법'은 어린이가 응급상황에 처하거나 안전사고 위험에 노출된 경우 응급조치를 의무화하는 내용이 담겼고'하준이법'은 주차장 내 안전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마련된 법안이다. '태호·유찬이법'은 어린이가 탑승하는 모든 통학차량을 어린이통학버스 신고대상에 포함하는 내용이 담겼다. '한음이법'은 특수학교 차량에 방치돼 어린이가 숨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안전장치 설치를 의무화하는 것을 주요골자로 하고 있다.

어린이 안전법안들은 짧게는 두 달, 길게는 3년 넘게 국회에 계류된 상태다. 여야 이견도 없는 법안이지만 20대 국회 들어 정쟁이 심해지면서 다른 법안들에 밀려 방치되고 있다.


그나마 '민식이법'은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언급하면서 법안 처리에 속도를 내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9일 '국민과의 대화'를 통해 고 김민식군(9)의 부모님을 만난 뒤 국회와 청와대 참모진, 관련 부처에 민식이법 처리를 주문했다.

민식이법은 지난 9월11일 충남 아산시 한 도로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다가 교통사고를 당해 사망한 고 김민식군의 사고를 계기로 마련된 법안이다.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어린이 보호구역(스쿨존)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무인 과속 단속 장비와 횡단보도 신호기의 설치를 의무화한 내용을 골자로 도로교통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민식이법은 국민들의 지지를 받으며 지난 21일 행안위 법안심사소위를 통과했다.

민식이법 통과에 힘입어 해인이법·한음이법·태호·유찬이법 등은 이달 28일 행안위 법안소위에 안건으로 오를 예정이다. 이에 앞서 민주당은 이달 26일 정부와 함께 어린이 교통안전 강화 대책을 논의하기 위한 당정협의를 열고 어린이 교통안전 법안 검토와 예산지원 방안을 논의한다.


난관도 있다. 정기국회가 패스트트랙이나 내년도 예산안 처리 등으로 여야의 관심이 쏠리고 있고 이번 정기국회가 20대 국회 마지막이라는 점에서 일정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단식으로 인해 소위가 열리지 못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번 정기국회에서 어린이 안전법안들이 통과되지 못하면 20대 국회에서 이들 법안은 폐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