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보레 콜로라도. /사진=이지완 기자
국내 소비자들은 정통 픽업트럭에 목말라 있었다. 앞서 쌍용자동차의 렉스턴 스포츠 브랜드가 메마른 땅에 한줄기 단비처럼 등장했지만 대형SUV G4렉스턴을 기반으로 만든 탓인지 뭔가 2% 아쉬운 느낌이 있었다. 그래서 픽업 마니아들은 쉐보레 콜로라도의 등장을 더욱 기다렸는지도 모른다.
픽업트럭의 본고장인 미국에서 건너온 쉐보레 콜로라도는 100년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픽업 DNA를 갖고 있다. 픽업 맛집이라고 표현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맛집에 가면 줄을 길게 늘어서기 마련이다. 콜로라도를 구매하기 위해 지금도 예비 오너들은 자기 차례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콜로라도는 정통 픽업모델답게 큰 체구를 뽐낸다. 전장 5415㎜, 전폭 1887㎜, 전고 1830㎜에 3258㎜의 휠베이스를 자랑한다. 동급 최대 휠베이스이기에 가능한 넉넉한 실내공간 그리고 1170ℓ에 달하는 화물적재 능력은 우리가 왜 콜로라도를 기다렸고 지금도 출고를 위해 기다리고 있는지 알 수 있게 한다.


체구가 크다고 느린 것도 아니다. 콜로라도의 파워트레인은 최고출력 312마력, 최대토크 38㎏·m의 폭발적인 힘을 내는 3.6ℓ V6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가 합을 이룬다. 최대 3.2톤의 견인능력을 갖춰 캠핑 트레일러나 보트까지 끌 수 있다고 한다.

견인능력은 확실히 탁월하다. 몇달 전 트레일러를 견인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콜로라도는 자기보다 큰 트레일러를 뒤에 달고 달림에도 전혀 버거워하지 않았다. 트레일러의 무게 때문에 제동 시 평소보다 좀더 발 끝에 힘이 가해지는 느낌을 받았을 뿐 주행 과정에서 이질감은 전혀 없었다.
쉐보레 콜로라도를 타고 어섬비행장 인근의 오프로드길을 달렸다. /사진=이지완 기자
주행감은 투박하고 거친 모습의 외관과 흡사하기도, 때로는 반전의 매력을 보여주기도 한다. 얼마 전 경기도 화성에 위치한 어섬비행장에서 콜로라도를 만났다. 사람의 손길을 닿지 않은 갈대, 질퍽한 진흙 등으로 오프로드 주행 욕구를 끌어오르게 하는 곳이다. 좁은 흙길을 지나고 길을 잘못 들어 후진을 하기도 했다. 한때는 자갈이 촘촘히 쌓인 돌탑 옆을 아슬아슬하게 건너기도 했다. 어떤 상황에서도 날렵한 모습을 보인 것이 콜로라도였다.
도심 주행에서도 경쾌한 엔진 사운드를 들려주며 운전을 즐길 수 있게 했다. 2열에 탑승하면 한번 더 놀란다. 2열 승차감은 픽업트럭임에도 생각보다 안정감이 느껴진다. 2열에 가족들이 타도 전혀 미안해하지 않아도 될 정도다. 곡선구간에서는 과감하게 핸들을 꺾어도 제법 잘 따라오는 편이다.

사이드 미러를 손으로 접어야 한다는 점과 키를 꽂아 시동을 걸어야 하는 부분 등을 지적하는 일부 시각도 있다. 일반 승용차라면 생소할 수 있지만 픽업트럭이라는 특수성을 감안하면 오히려 감성을 자극하는 포인트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다.


의외의 경제성도 빼놓을 수 없는 포인트다. 콜로라도는 화물차로 분류돼 300마력이 넘는 고성능에도 연간 자동차세가 2만8500원에 불과하다. 수입차임에도 3855만원부터 시작하는 가격도 큰 매력이다. 이 정도면 확실히 픽업 맛집이라 부를 만하다. 콜로라도를 받기 위해 대기표를 받고 있는 소비자들이 어느 정도 이해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