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내 한 아파트 밀집 지역. /사진=뉴시스 DB
시장 반발 확산에도 분양가상한제 추가 적용지역 등 발표“교란행위 엄중조치”… 시민 “공공주택 보증금도 수억원” 울상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올해 과열 집값 잡기에 몰두했다. 다주택자를 옥죄고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 기회를 확대하는 동시에 치솟은 집값을 안정화시키기 위해 각종 세금 규제와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등을 발표하며 부동산시장과 맞섰다. 그럼에도 최근 서울 아파트값은 24주째 쉬지 않고 뛰었다. 관계부처 합동으로 추가 분양가상한제 적용지역을 발표하고 세제 혜택 등을 축소하는 내용을 담은 ‘주택시장 안정화방안’을 발표했지만 시장이 반응할지는 미지수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한해를 보낸 김 장관의 올해 부동산정책 성적표는 몇 점일까.
◆서울 아파트값은 계속 뛰었다
부동산시장 비수기인 겨울임에도 서울 아파트값은 급등세를 나타내며 24주 연속 올랐다.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 양천구 등 일부 지역의 경우 아파트 매매가격이 지난해 9·13부동산대책 발표 직전 수준으로 과열 양상이다.
매물 부족과 3.3㎡당 1억원 거래로 신축 아파트에 추가 상승 기대감까지 나타나 상승세가 이어진 모습이다
한국감정원의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 동향에 따르면 12월 둘째주(16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0.20% 올라 전주(0.17%)보다 또 다시 오름폭이 확대됐다. 올 초 안정세를 나타내던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 7월 첫째주 상승 전환된 이후 이번까지 25주 연속 뛰었다.
최근의 상승세는 보유세와 취득세 강화,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 등 서울 부동산시장에 대한 각종 규제가 강화되고 주택구입자금 출처조사 등으로 감시망까지 촘촘해진 데다 계절적비수기인 12월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이상 과열 상황으로 여겨진다.
특히 상승률은 분양가상한제 시행(11월8일) 이후 0.09→0.10→0.11→0.13→0.17% 순으로 계속 확대되는 추세다.
같은 기간 강남구 아파트값의 경우 0.36% 상승했고 부동산 비수기임에도 학군 수요 등의 여파로 매물 부족 현상이 발생한 서초구(0.25→0.33%), 송파구(0.25→0.33%), 강동구(0.21→0.31%) 등도 전주보다 오름폭이 커졌다.
확대된 분양가상한제 적용지역. /자료=국토부
서울 아파트 전셋값도 강남구, 양천구 등을 중심으로 과열 양상을 나타내며 0.18% 올라 전주(0.14%)보다 상승폭이 커졌다.김 장관은 서울 강남을 중심으로 집값 과열 현상이 계속됐지만 규제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그는 올 5월 수도권 3기 신도시를 발표하며 “국민들이 어느 지역에 살고 싶다 할 때는 원하는 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수도권뿐만 아니라 어디에 살더라도 주거만족도를 높이는 것이 지향과 가치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강남이 좋습니까?”라고 일침을 가했다. 단지 높은 집값 보다 주거만족도가 우선시 돼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
김 장관의 의지는 확고했지만 실제 부동산시장은 그의 의지대로 반응하지 않았다.
◆추가 규제, 그리고 총선
그러자 김 장관은 지난 16일 정부부처 합동 브리핑을 통해 ‘주택시장 안정화방안’을 들고 나왔다. 문재인정부 들어 18번째 부동산대책이자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지역을 발표한지 40일만이다.
특히 이번 대책에는 동 단위 핀셋규제를 적용하던 분양가상한제 적용지역 범위를 넓혀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 전체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 전 지역 등으로 확대했다.
여기에 서울 등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의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현행 40%에서 집값에 따라 차등 적용하는 등 대출 규제를 강화했고 종합부동산세율도 현행 0.5~3.2%에서 0.6~4.0%로 인상해 세금 부담도 늘렸다.
다음날에는 ‘2020년 부동산 가격공시 및 공시가격 신뢰성 제고방안’ 카드를 내놨다. 주택시장 안정화방안을 발표 한지 하루만이다.
이날 발표에 따르면 정부는 내년 공시가격을 결정할 때 올해 시세 변동분을 충분히 반영하기로 했다. 고가 주택일수록 시세 반영비율이 높다. 30억원 이상 공동주택은 80% 이내, 15억~30억원 주택은 75%를 반영한다.
9억~15억원의 주택은 공시가격에 시세를 70% 반영하기로 했다.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의 현실화율이 평균 68.1%임을 감안하면 모두 높아진 수치다. 단독주택의 경우도 시세 9억원 이상의 경우에 한해 현실화율을 높일 방침이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 /사진=뉴시스 DB
김 장관은 연이틀 주택시장 안정화 정책을 쏟아내는 등 올해 집값 안정화에 힘을 쏟았지만 계속해서 신뢰에 의문이 드는 점은 ‘내년 총선 출마를 위해 곧 떠날 사람’이라는 인식이 시장에 팽배해서다. 공식석상에서 여러 차례 내년 총선출마를 공언한 만큼 5개월 앞으로 다가온 총선 준비를 위해 곧 국토부 수장 자리를 내려놓을 것으로 보인다.계속된 규제에도 집값이 잡힐 것이란 전망이 대체로 요원한 가운데 딴 생각에 잠긴 김 장관 앞에는 아직도 잡히지 않은 높은 집값이 자리해 서민들의 불만이 크다.
신혼인 직장인 이모씨는 “서울 집값은 말할 것도 없고 공공주택 조차도 보증금이 수억원인데 빚이 안 늘어날 수가 없다. 정부의 주택 정책은 낙제점”이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직장인 신모씨는 “아무리 강한 정책을 내놔도 파는 사람이 가격을 정하고 사는 사람도 그 값에 사겠다는데 무슨 수로 막겠냐”고 정부의 안일한 대응을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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