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산구 공유숙박앱 ‘위홈’ 대표(한국공유경제협회장)에게 2019년은 8년 묵은 숙원이 풀린 해다. 정부가 규제 샌드박스에 내국인 공유숙박 규제를 포함시켰기 때문이다. 그동안 규제에 발목잡혀 날개를 펴지 못했던 위홈의 조 대표는 “올해 할일이 많아졌다”며 미소지었다. ‘한국판 에어비앤비’를 꿈꾸는 조 대표의 소망은 올해 어떤 결과를 가져올까.
◆8년간의 분투, 결실 맺다
지난해 11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제 7차 신기술·서비스 심의위원회를 열고 총 8건의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샌드박스 안건을 처리했다. 이중 조 대표의 숙원도 포함됐다. 서울 지하철역 반경 1㎞ 내에 있는 주택의 남는 방을 내국인에게도 빌려주는 ‘한국판 에어비앤비’ 사업의 실증 특례를 허용한 것이다.
그동안 도심형 공유숙박 사업은 관광진흥법상 도시민박업으로 규정돼 외국인 관광객 대상으로만 가능했다. 하지만 에어비앤비 등 해외 공유숙박 플랫폼 기업들의 경우 내국인을 대상으로 영업활동을 공공연히 해왔다. 사실상 이에 대한 단속도 어려워 국내 업체들을 역차별한다는 문제가 제기돼 왔다.
다행히 이번 규제 샌드박스 적용으로 내국인에게도 도심형 숙박공유를 활용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조 대표가 운영 중인 공유숙박앱 ‘위홈’이 올해 본격적인 기지개를 켜게 된 이유다.
“8년 전 공유숙박에 관심을 갖고 꾸준히 사업을 추진한 끝에 얻은 소중한 결실입니다. 이제 합법적으로 내국인들도 지하철역 인근 숙소에서는 공유숙박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된 만큼 관련시장이 더 커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조 대표는 규제 샌드박스의 결과는 좋았지만 과정은 쉽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내국인 공유숙박서비스 규제 완화에 소극적이었다. 현재 국내에서 관련 업체를 운영하는 곳이 위홈 하나뿐인 탓에 ‘특정업체에만 특혜를 줄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지난해 나이파(NIPA·정보통신산업진흥원)에서 먼저 연락이 왔습니다. 정부에 내국인 공유숙박서비스 규제 완화를 신청해보는 것이 어떠냐는 얘기였죠. 국내에서 관련서비스를 운영하는 곳이 위홈 밖에 없었기 때문에 저희에게 연락이 온 것이었습니다. 나이파도 공유숙박경제의 중요성을 알고 있었던 것이죠. 망설일 이유가 없었습니다.”
지난해 7월, 조 대표는 정식으로 주무부처에 내국인 공유숙박 관련 규제 완화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후 문체부 관계자를 수시로 만나며 공유숙박경제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또 강조했다. 공유숙박경제가 미래의 먹잇감이 될 것을 확신해서다.
결국 지난해 11월, 내국인 공유숙박 관련 내용이 규제 샌드박스에 포함되며 조 대표의 발품은 결실을 맺게 됐다. 조 대표는 8년 전 공유숙박플랫폼 ‘코자자’(kozaza)를 내놓고 본격적으로 공유경제시장에 발을 내딛었다. 하지만 당시 국민들은 물론, 정부부처 관계자들은 공유경제에 관심이 적었다. 조 대표와 함께 ‘공유경제 붐을 일으키리라’ 의기투합했던 사람들도 하나 둘 떠나기 시작했다. 조 대표는 홀로 외로운 싸움을 벌여왔다.
“8년간 정말 많은 질문을 받았습니다. 이렇게 어려운 일을 왜 끝까지 놓지 않느냐는 거였죠. 가족들도 많이 힘들어했어요. 하지만 저는 공유경제가 미래사회의 핵심 먹거리가 될 것이라고 확신했습니다. 또 그렇게 될 수밖에 없고요. 규제만 풀리면 ‘한국판 에어비앤비’는 반드시 나올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에어비앤비 2.0 기대하라
위홈은 1월부터 시범서비스에 들어간다. 조 대표는 상반기 중 위홈에 참여할 호스트(업주)를 확보한 후 7월부터는 게스트(손님)를 대상으로 본격적인 마케팅에 들어갈 방침이다.
관건은 호스트들이 과연 위홈에 관심을 보일까의 여부다. 이에 대해 조 대표는 에어비앤비 등 공유숙박업체들의 내국인 영업에 대한 정부 단속이 강화되고 있어 결국 합법적인 서비스에 수요와 공급이 몰릴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에어비앤비 등 공유숙박업체들의 내국인 영업 단속을 더 강화할 예정입니다. 호스트와 게스트 입장에서는 합법적인 공유숙박서비스가 나온 상황에서 굳이 에어비앤비를 이용하며 불안해 할 필요가 없죠.”
위홈의 장점은 또 있다. 지난해 위홈은 서울교통공사, 코인플러그와 지하철역을 중심으로 한 스마트관광 플랫폼 ‘서울메트로스테이’도 추진했다. 서울메트로스테이는 지하철역 5분 거리 이내에 위치한 공유 숙소의 숙박권, 지하철 이용권, 인근 관광지 입장권, 관광 정보 및 여행 편의서비스를 결합해 외국인 관광객에게 제공하는 서비스다. 동네형 관광을 활성화해 여행트렌드 자체를 바꾸겠다는 시도다. 호스트들은 주변 상권과 결합해 숙박비 외에 다른 부가적인 수익도 얻을 수 있다. 또 호스트들에게 서비스 초기, 수수료를 받지 않으면서 부담도 줄여줄 예정이다.
이번 규제 샌드박스로 숨통이 틔인 조 대표는 무거운 책임감으로 이 사업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한국의 공유숙박은 위홈이 어떻게 하느냐에 달렸다고 봅니다. 저희가 잘하면 주변의 관심도 많아지고 더 많은 규제들이 완화돼 서비스의 질도 향상시킬 수 있겠죠. 물론 규제 완화가 공유숙박 사업의 성공을 답보해주는것은 아닙니다. 더 차별화된 서비스로 무장해야 고객의 선택을 받을 수 있겠죠. 보다 진화할 ‘한국판 에어비앤비 2.0’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길 바랍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27호(2019년 1월14~20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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