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서울 집값 상승의 원인을 놓고 공급부족 때문이 아니라고 진단했다. 정부가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를 실시해 재개발·재건축사업 물량이 줄어들어 공급난을 우려하는 일각의 주장을 반박한 것이다.

서울시 조사 결과 최근 12년간 서울 주택 공급량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현재 집값 상승의 원인은 저금리정책에 따른 유동자금과 양도소득세 중과로 인한 매물부족 현상, 시장의 불안심리 때문이라는 게 서울시의 분석이다.


진희선 서울시 행정2부시장은 지난 6일 ‘주택수급 등 주요 현안사항’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고 “주택가격이 가장 떨어진 게 2010년인데 공급량은 4만4567가구고 이후 가격이 오르기 시작한 2015~2016년 공급량은 각각 6만8067가구, 9만1193가구로 꽤 많다”며 “2013년쯤 전문가들이 ‘2018년 폭락설’을 얘기했지만 2016년부터 부동산이 급등한 이유는 공급부족보다 유동자금과 매물잠김 문제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서울시가 국토교통부 통계를 토대로 파악한 서울의 주택 공급량은 2008∼2013년 연평균 6만527가구다. 아파트는 3만3549가구다. 2014∼2019년 연평균 7만7521가구(아파트 3만5677가구)로 큰 변동이 없었다. 또 2020∼2025년 예상되는 주택 공급량은 전체 8만2000가구(아파트 4만9000가구)로 추산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 12월2일 서울시청에서 '온서울 세이프 프로젝트 출범식'에 참석했다. / 사진=머니투데이 강민석 기자

서울시는 여론을 놓고 ‘과장된 공급부족론’이라고 봤다. 집값 과열은 유동자금과 시장에 나오지 않는 매물, 정책의 일관성에 대한 불신, 시장의 불안심리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게 서울시의 입장이다. 지난해 10월 기준 즉시 인출이 가능한 만기 2년 내 금융상품 규모는 2874조원으로 2012년 1798조원보다 1000조원 넘게 증가했다.
외지인이 서울 부동산을 사는 비율도 증가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 가운데 외지인 비율은 2016년 17.2%에서 2018년 20.7%, 지난해 11월 20.9%로 뛰었다. 서울시 다주택자 비율도 2012년 13.1%에서 2018년 15.8%로 증가했다.

서울시의 이번 조사는 지난해 아파트 거래량 가운데 다주택자·외지인이 사들인 물량은 확인되지 않았다. 류훈 서울시 주택건축본부장은 “등기부등본 등 거래 자료를 조사 중”이라며 “지난해 거래 물량의 등기부등본을 보면 대출이 없는 비율도 많았다”고 전했다.


서울시는 부의 불평등 완화와 부동산 가격안정을 위해 보유세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이와 관련 최근 ‘부동산 가격공시 지원센터’ 설치를 강조한 바 있다. 현장 파악이 안되는 중앙정부와 민원을 의식할 수밖에 없는 자치구 사이에서 공시가격 산정업무를 지원하는 기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