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 때문에 기자는 난생 처음 3시간 반의 대면 조사를 포함, 8개월여의 검찰 조사를 받은 끝에 올 초 증거 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혐의는 명예훼손과 업무방해죄였다.
고소인 측은 공식적으로 A조합이지만 실제 고소를 진행한 주체는 관련 분양대행사다. 해당 분양대행사 대표는 그동안 많은 분양사기와 조합자금 횡령의 의혹을 받는 인물로, 인터넷 포털 등에 검색만 해도 그 실체가 드러날 정도다.
소송 내용은 일반분양으로 알고 계약금을 낸 투자자들이 사실은 추가 조합원 모집을 위한 가계약서에 사인했고 추가 분담금을 안낼 경우 계약이 취소된다는 것이었다. 계약서에는 조합이 추가 분담금을 요구하고 일방적으로 계약을 취소시킬 수 있다는 조항이 포함됐다.
계약서 내용을 놓고 여러 건설사 관계자와 전문 변호사의 자문을 구했다. 계약서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사인한 ‘묻지마 투자’라는 지적과 이런 계약조건 자체가 일반적이지 않다는 두 입장이 대립했다. 대형 건설업체 직원들도 이 같은 계약서는 처음 본다고 했다.
법원은 투자자들의 손을 들어줬다. 서울동부지방법원은 투자자들이 제기한 분양금지 가처분을 일부인용, 분양대행사가 계약분을 취소하지 못하도록 판결했다. 묻지마 투자보다 ‘불완전 판매’의 법적 하자가 더 많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번 사태의 원인은 사업이 장시간 지연되는 과정에서 서울 땅값 상승으로 인해 추가 토지 확보를 위한 사업비가 부족해졌고 기존 조합원 부담이 늘어난 데 있다. 지역주택조합은 무주택자가 사업비를 내고 조합을 구성해 사업을 직접 수행하는 방식의 아파트 개발사업이다. 많은 조합이 ‘토지를 90% 이상 확보했다’고 광고하지만 실제론 아니다. 유명 건설업체 브랜드만 보고 조합에 가입하지만 정작 해당 업체는 “우리는 시공만 해서 모른다”는 식으로 나온다.
정부는 부랴부랴 관련규제를 강화하는 추세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11월 지역주택 조합원이 한달 안에 조합을 탈퇴하면 가입금을 돌려받을 수 있도록 했다. 조합은 연간 자금 운용계획과 집행실적, 광고사본 등의 자료를 지방정부에 제출해야 한다. 허위·과장 광고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나 소송 때 증빙자료를 활용하기 위함이다.
일부 지방정부는 중앙정부에 지역주택조합 자체를 폐지해야 한다고 건의하기도 했다. 하지만 좋은 제도가 소수의 피해사례 때문에 없어지는 건 안타까운 일이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27호(2020년 1월14~20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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