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국회의장이 지난 9일 국회 제2차 본회의에서 경제·산업계의 숙원인 '데이터 3법'이 가결됐음을 알리고 있다./사진=임한별 기자
금융권의 숙원인 '데이터 3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오는 7월 금융과 빅데이터의 융합이 본격화하면서 새로운 금융생활이 펼쳐질 전망이다.
개인을 식별할 수 없도록 조치한 가명정보를 상업적 통계에 활용할 수 있게 돼 신용평가 고도화에 따른 대출금리 인하, 여러 업종 간 데이터 결합을 통한 보험료 할인 등 실질적인 금융혜택이 커진다.

'씬파일러'로 불리는 금융이력이 부족한 사람도 전기·수도·통신 요금을 잘 내면 비금융정보를 활용해 금융회사에서 돈을 빌릴 수 있다. 소비자에게 개인정보 소유권을 돌려주는 '마이데이터 산업'도 도입돼 소비자가 모바일 앱 하나로 모든 금융정보를 확인하고 적합한 금융상품 추천 등 맞춤형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국회는 지난 9일 저녁 본회의를 열고 오랜 기간 국회에 계류 중이던 '데이터 3법'(개인정보보호법·정보통신망법·신용정보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날 본회의에서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은 재석 151명 중 찬성 116명, 반대 14명, 기권 21명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은 재석 155명 중 찬성 137명, 반대 7명, 기권 11명 ▲신용정보법 개정안은 재석 152명 중 찬성 114명, 반대 15명, 기권 23명으로 각각 가결 처리됐다.

데이터 3법은 문재인 대통령이 여러 차례 “(2019년) 연내 처리”를 요청했던 법안이다. 앞서 은행연합회를 비롯한 9개 금융기관들이 신용정보법을 포함한 데이터 3법의 국회 통과를 촉구하며 공동성명서를 발표한 바 있다.


데이터 3법 제정으로 가장 크게 달라지는 건 방대한 분량의 ‘비실명화(가명정보) 데이터’ 구축이다. 시중은행이나 카드·보험사 등은 데이터거래소 등을 통해 필요한 고객 데이터를 수집·분석해 맞춤형 상품·서비스를 출시할 수 있다.

중국의 인터넷은행 마이뱅크(알리바바 계열)나 위뱅크(텐센트 계열)처럼 통신요금 납부 내역, 온라인 쇼핑 정보 등을 활용해 금융거래 정보가 부족한 계층(청년·주부 등)을 겨냥한 중금리 대출상품을 내놓는 것도 가능하다.

금융권을 넘어 공공기관과 통신·정보기술(IT) 회사의 ‘데이터 합종연횡’도 활발해질 전망이다. 개인에게 특화된 ‘다품종 소량 금융상품’이 대거 출현할 것이란 기대감도 높다.

금융정보를 통합 관리하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은 물론 국민건강보험의 의료정보 등을 바탕으로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앱도 모습을 드러낼 수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대형 업체는 물론 신생 핀테크 기업들도 보유 데이터량을 빠르게 늘릴 수 있어 새로운 사업 영역이 탄생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