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양수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이 2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2019년 4/4분기 및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속보) 기자설명회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사진=임한별 기자
지난해 한국 경제성장률이 2.0%로 정부 목표치 달성에 성공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0.8% 성장했던 2009년 이후 10년 만에 가장 낮은 성장이다.
미·중 무역분쟁의 격화 등 대외 환경이 악화되면서 수출과 투자가 위축됐고 소비와 건설 등도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민간의 전반적인 경제 활력이 위축된 결과다. 그나마 정부재정의 역할이 커진 점이 성장의 버팀목 역할을 했다.

◆민간투자·소비·수출 한꺼번에 위축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2019년 4·4분기 및 연간 국내총생산(속보)'에 따르면 지난해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년대비 2.0% 성장했다. 앞서 한은은 지난해 11월 경제전망에서 지난해 2.0%, 올해는 2.3%의 성장을 전망한 바 있다.

분기별로 전기대비 GDP 성장률을 보면 지난해 1·4분기 -0.4%의 역성장으로 시작해 2·4분기 1.0%로 반등했고 3·4분기 0.4%로 성장세를 유지했으며 4·4분기에 1.2%로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성장기여도를 보면 지난해 4분기 민간 기여도가 전분기와 같은 0.2%로 유지되는 가운데 정부기여도가 1.0%까지 높아지면서 연간 기준 2% 성장을 달성했다"며 "건설과 설비 투자도 조정을 거치면서 민간 부문 성장 활력도 약화된 가운데 정부가 재정을 확장적으로 운용해 정부 기여도가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건설투자와 설비투자는 마이너스 성장을 지속했다. 건설투자는 전년대비 -3.3%를 기록해 전년도 -4.3%에 이어 2년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설비투자도 -8.1%로 금융위기 여파가 있었던 지난 2009년 -8.1%와 같았다.

민간소비와 수출의 경우 플러스(+)를 보였지만 전년과 비교하면 위축됐다. 민간소비는 지난 2018년 전체 경제성장률(2.7%) 보다 높은 2.8%를 기록했지만 올해는 전체 성장률을 하회하는 1.9% 성장에 그쳤다. 수출도 같은 기간 3.5%에서 1.5%로 크게 위축됐다.

작년 민간이 위축된 상황에서 정부가 성장을 이끌었다. 정부소비를 보면 지난 2018년에도 5.6%로 컸지만 지난해에는 6.5%로 더 늘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성장기여도를 보면 민간은 0.5%포인트에 그친 반면 정부는 1.5%포인트로 컸다.

아울러 지난해 실질 국민총소득(GDI)은 반도체 가격 하락과 유가 상승 등에 따른 교역조건 악화로 -0.4%로 역성장을 보였다. 외환위기였던 지난 1998년 -7.0% 이후 가장 낮았다.

박 국장은 "GDI는 반도체값 하락 등에 따른 수출단가 하락에 교역조건이 악화되면서 GDP 성장보다 부진했다"며 "실질 GDI 성장률 마이너스가 되면 이후에 사람들이 체감하는 소득 확대가 크지 않다보니 소비를 제약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전했다.

◆세금 풀어 경제성장 견인, 투자 플러스 전환

지난해 4분기 경제성장률은 전기대비 1.2%로 '깜짝' 개선됐다. 정부가 이불용 최소화 작업에 매진해 재정집행률을 끌어올리며 성장을 견인했다.

4분기 정부 소비는 2.6%로 1분기(0.4%)·2분기(2.2%)·3분기(1.4%)보다 훨씬 높았다. 특히 정부의 복지비와 물건비 지출이 크게 증가했다. 정부가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를 늘려 건설투자 역시 3분기 -6.0%에서 4분기 6.3%로 대폭 뛰었다.

수출은 기계류 등이 늘었으나 운수서비스 등이 줄어 0.1% 감소했다. 수입은 자동차 등이 늘었지만 거주자 국외소비가 줄어 전분기 수준을 유지했다.

박 국장은 "민간 소비 기여도가 3분기 0.1%포인트에서 4분기 0.4%포인트로 증가하고 민간 투자 기여도가 -0.8%포인트에서 0.5%포인트로 플러스 전환한 것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