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 노동조합은 지난 14일 ‘대한항공 2만 노동자는 분노한다. 그리고 경고한다’라는 내용의 성명서를 배포했다.
대한항공 노조는 “회사를 망가뜨리려는 외부 투기자본세력과 작당해 몸담던 회사를 배신한 조 전 부사장 일당의 주주제안에 2만 노동자는 한진칼을 장악해 대한항공과 한진그룹을 차지하고 마음대로 휘두르고 사리사욕을 채우겠다는 그들의 의도를 확신하고 분노하고 경고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KCGI, 반도건설은 50년간 수많은 노동자의 땀과 노력으로 일궈온 대한항공을 포함한 한진그룹 회사들을 욕심에 찌든 돈을 이용해 좌지우지하겠다는 야욕으로 대한항공을 나락으로 떨어뜨리고 사회적 지탄을 받은 조 전 부사장과 기상천외한 공모를 했다”고 덧붙였다.
주주연합 측의 주주제안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앞서 주주연합은 사내이사 및 기타 비상무이사에 ▲김신배(전 SK 부회장) ▲배경태(전 삼성전자 중국, 중동·아프리카 및 한국 총괄) ▲김지훈(전 한국공항 통제본부장) ▲함철호(전 티웨이항공 대표)를, 사외이사에는 ▲서윤석(전 포스코 이사회 의장) ▲여은정(중앙대 교수) ▲이형석(수원대 교수) ▲구본주(변호사)를 추천했다. 전자투표제 도입 등 정관 변경도 제안했다.
대한항공 노조는 “허울좋은 전문경영인으로 내세운 인물은 항공산업의 기본도 모르는 문외한이거나 그들 3자의 꼭두각시 역할을 할 수밖에 없는 조 전 부사장의 수족들”이라며 “손쉽게 이득을 얻으려는 자본의 이합집산이 멀쩡한 회사를 망치도록 놓아두지 않으려는 우리 노조의 강력한 의지를 지원하고 응원해주길 바란다”고 주장했다.
대한항공뿐 아니라 그룹 계열사 직원들의 상당수는 기존 체제를 유지하길 원하는 분위기다. 한진그룹 계열사의 한 관계자는 “조 전 부사장은 땅콩회항 사건으로 대한항공 암흑기의 시발점이 된 인물”이라며 “직원들은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기존 체제를 유지하길 원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노조가 조 회장의 손을 들어주면서 일반 주주들의 표심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수면위로 드러난 양측의 지분율 차이가 크지 않아 어느 쪽이 유리하다고 볼 수 없었다”며 “내부 직원들이 조 회장을 공식적으로 지지한 것은 일반 주주들의 선택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진칼은 오는 3월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안을 상정한다. 조 회장의 퇴진을 주장하는 주주연합 측과 표대결을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과 조현민 한진칼 전무의 지지를 받는 조 회장 측 지분율은 33.45% 수준이다. 세주주 연합(의결권 기준 31.98%)을 조금 앞선다.